경매제도, 배출권 시장 진입을 위한 안전장치 역할한다
  • 박관희 기자
  • 승인 2018.03.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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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비용대비 효과적 달성을 위해 계획기간별로 배출권거래제의 종합적 운영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데 유럽 배출권거래제에 비해 배출권 수급 등 전반에서 아쉬움이 지적되고 있는 상태다.

오염자 부담 원칙으로 기업에겐 부담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국내 기업들은 2015년부터 정부로부터 온실가스 배출허용량을 부여 받고, 범위 내에서 생산 활동과 온실가스 감축을 하고 있다. 허용량이 남을 경우 다른 기업에 남은 허용량을 판매할 수 있고, 반대로 허용량이 부족하면 배출권을 구입해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게 됐다. 2017년 말로 1기가 종료됐고, 올해부터 2기가 시작됐으며, 상반기 중에 향후 2기 배출권 할당량과 새로운 할당방식을 확정할 예정이다.

우리보다 10년 앞서 2005년부터 배출권거래제를 실시하는 유럽연합 이사회는 최근 효과적인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배출 총량 연간 감축률을 확대하고, 배출권 비축제도를 강화하며, 배출권 무상 할당제 개정을 골자로 하는 EU 탄소배출권거래제(EU-ETS) 제4기 개혁안을 승인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선 2021년부터 탄소배출권 할당물량의 연간 감축비율을 1.74%에서 2.2%로 확대한다. 이미 발행된 배출권의 유통량을 줄여 배출권 거래가격을 올리기 위해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잉여배출권 수용 용량을 현재 수준의 2배로 늘리고, 2023년부터는 일정량을 초과하는 배출권비축제도에 대해 유통기한을 제한하는 신규 메커니즘을 도입한다.

배출권 무상할당제도도 개정된다. 탄소 누출 가능성이 높은 산업에는 배출권을 무상으로 할당하는 한편, 탄소 누출 가능성이 낮은 산업에 대해 무상 할당은 지역난방 부문을 제외하고 2026년 이후 점진적으로 폐지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국내 배출권 거래제에 3%의 유상할당이 진행된다. [사진=dreamstime]
내년부터 국내 배출권 거래제에 3%의 유상할당이 진행된다. [사진=dreamstime]

배출권 시장, 추가할당과 할당량 조정 필요

유럽의 배출권거래제를 모티브로 했지만 국내 배출권 거래제는 아직 정책의 불안정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발전사이자 에너지서비스 사업을 벌이고 있는 배출권 할당업체 관계자는 “아직 우리나라 배출권거래제는 배출권 시장의 불안정성, 바꿔 말하면 배출권 공급부족이 지속되고 있고, 배출권 운용을 위한 참여기업의 확대도 필요하다”며 “추가 할당, 할당량 조정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할당물량을 조정해 배출권 거래가격을 올리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도 “지난해 국내 배출권 시장은 전년에 비해 약 50%까지 가격이 상승했다”면서 “배출권이 있어도 살수 없고, 팔지도 않는 상황이 이어진 것이다”면서 “당초 정부 개입이 문제로 여겨졌지만 이런 문제가 발생했지만 정작 정부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문제가 지속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진통 끝에 내년부터 국내 배출권 거래제도는 3% 유상할당이 진행된다. 3차 계획기간에는 이보다 규모가 확대돼 10%의 유상할당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상할당 방식은 참여기업에게 무상으로 배출권을 할당해준다는 의미에서 참여자들의 정책 참여의 부담이 적어 선호하는 방식이고, 유럽 역시 1, 2기 때 초기 제도 정착을 위해 운용된 바 있다.

유상할당은 이른바 경매제도로 오염자부담원칙을 적용하는 것이다. 기업의 부담이 늘어나지만 장기적으로 기업에게 기술 투자에 대한 유인을 제공하는 의미가 있다. 또 경매라는 방식을 통해 배출권이 할당돼 기업들에게는 공정한 기회를 부여하는 측면도 있다.

자동차 분야 난방솔루션을 공급하면서 배출권거래제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는 업체 대표는 “기업이 배출한 만큼 지불하는 시스템이 맞다”면서 “또 경매로 생기는 수입으로 거래 간 발생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우리 같은 시장 진입자들도 이전보다 수월하게 배출권을 구입할 여지가 생긴다”고 밝혔다.

업체 대표는 이어 “다만 경매가 낙찰 하한가 이상으로 입찰한 자가 대상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높은 가격으로 입찰가를 써 낸 기업이 낙찰된다는 말이라 한편으로 규모의 논리가 작용하지 않을 까 우려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내년부터 시작될 배출권 거래제 유상할당이 이처럼 배출권 거래제 진입 기업들에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 시장진입 후 치러야할 혹독한 시련이 될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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