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투자, 중국과 국내 기업의 각축장
[Industry News 박관희 기자] 세계 태양광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중국기업들의 중동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은 자국 석유 수요의 절반 이상을 중동과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는데 최근 중동의 태양광발전 사업에 중국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에너지 분야에서 상호 우호적인 관계로 격을 높여나가고 있다. 한편으로 경쟁과 일조량이 풍부한 탓에 발전단가가 그리드패리티를 도달함은 물론 그 이하로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석탄화력발전 단가가 kWh당 4센트이던 2016년 중국의 진코솔라는 아부다비 수전력청이 발주한 350MW급 태양광 발전소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당시 입찰가격은 KWh 당 2.42센트였다. 현재 진코솔라는 아부다비에 단일 사이트로는 세계 최대 규모인 1.2GW의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계통 후 25년간 유지되는 전력수급계약(PPA) 계약가격은 kWh당 0.0242달러, 한화로 26.89원이다.
국내 기업들의 중동 진출도 본격화 되고 있다. 에스에너지는 국내 태양광 기업 최초로 쿠웨이트의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requalification, 이하 PQ)를 통과했고, 한화큐셀은 이달 초 오만 태양광발전소 프로젝트에 입찰했다. KCC는 바레인 신재생에너지 업체 지분을 인수 중동 신재생에너지 시장 진출의 가능성을 열었다.
태양광을 통해 전기와 열 에너지를 획득하는 장치 개발업체 관계자도 "중동 지역은 실제 랩 수치(연구 차원의 수치) 보다 훨씬 안정적인 효율을 나타낸다. 때문에 태양광은 언제든 중동에서 주목받는 사업이 될 것이고, 다만 모듈 온도 상승을 억제하는 노하우가 보다 더 큰 시장을 창출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중동국가 중 우리나라와 최대 교역국은 사우디아라비와 UAE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양 국가는 한국의 대중동 상위 2개 투자대상국이고, 원유 외에도 신재생에너지와 스마트그리드, 에너지소비효율 등 다양한 부문에서 협력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와 UAE의 경제성장률은 에너지 관련 수출이 높아지면서 지난해에 비해 소폭 상승이 예상되면서, 신재생에너지 확대의 약속의 땅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Mohammad Bin Salman) 왕세자는 새로운 장기 개발 계획인 ‘사우디 비전 2030’을 발표하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부문에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9.5GW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목표가 수립됐다.
아랍에미리트 역시 ‘UAE 비전 2021’을 통해 발전 전략을 확정했다. 아랍에미리트는 지난 2015년 이후 모든 에너지에 대한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는 데 태양광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투자만 예외로 하고 있다. UAE 정부는 2050년까지 1,634억 달러를 투자해 전력 생산의 44%를 신재생에너지로 조달한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국 태양광 프로젝트를 진행한 경험을 토대로 해외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참여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두바이는 최고 낮기온이 50℃에 육박하고, 현재 국내 기온이 10℃ 수준인 3월에도 27℃에 육박하는 연중 고온 다습한 기후를 보인다. 때문에 냉방 전력 수요를 소화하기 위한 에너지 절약, 원활한 수급의 수단으로 태양광발전이 각광받고 있다.
이런 중동국가들의 신재생에너지 투자 계획이 본격화되면서 IHS는 2017년 840MW이던 태양광 설치량이 2019년에는 2,944MW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를 기점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투자가 급속도로 이뤄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한화큐셀도 중동시장의 중요성을 공식화하고 있다. 중동시장이 2020년까지 2017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주요 이머징 마켓 중 하나라고 분석하며,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2030년까지 전체 에너지 생산량의 1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할 계획이고, 아랍에미리트 역시 두바이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일 계획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한화큐셀 남성우 대표이사는 아부다비 전시회 참가를 앞두고 “미국, 인도 등 주요 시장의 무역규제로 인한 혹독한 환경에서 글로벌 태양광 선도업체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신시장 개척이 필요하다”며 밝히고 “한화큐셀의 글로벌 영업·마케팅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신시장 개발 및 글로벌 영업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