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산업부문 비용 부담 증가 예상
[인더스트리뉴스 박관희 기자] 공론화 과정을 거쳐 6월 확정될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에서는 국외 감축분으로 예정된 11.3%의 국내 감축분으로의 전환에 대한 요구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고, 전환될 경우 최대 배출 부문인 전환부문(발전분야)과 산업부문이 이전과 비교해 부담이 가중되며, 이외 수송과 건물 부분 역시 비중의 차이일 뿐 부담은 역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가 이달 중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에 대한 복수의 시나리오가 일차적으로 마련되고, 공론화 과정이 이어져 6월경 확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환경부 서흥원 기후전략과장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과 기후변화센터, 전력포럼이 공동 주최한 ‘2030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어디로 가야하나’ 토론회에서 “감축로드맵에 따른 비용부담이 요구되는 등 민감한 문제가 있어 공론화가 길어질 수 있지만 계획은 6월말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을 확정하는 것이다”며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우선이고, 예정대로 6월이라는 기한을 최대한 준수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 과장의 지적처럼 이날 토론회에서는 확정될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에서 11.3%의 국외 감축분이 국내 부담 감축으로 전환될 경우 비용부담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집중됐다. 이번 수정안에서는 국내 감축부문 25.7%와 국외 감축 11.3%를 더해 총 37%의 감축이 목표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상엽 연구위원은 “11.3%는 결론적으로는 가정을 포함한 모든 부문에서 책임을 져야 한다”면서 “오염자 부담의 원칙으로봐도 실제 모든 영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이고, 다만 비중으로 보면 전환(발전)부문과 산업분야의 부담 가중으로 볼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산업계에서도 솔직한 입장을 전달했다. 한화토탈 오성철 팀장은 “석유화학 업종은 1차 발표 당시 15% 제시 받았고, 이후 업계 상황은 짐작하시다시피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 “산업계에서는 이미 적정한 비용부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로드맵에 대한, 구체적으로는 비용부담에 대한 거부감은 없다”고 밝히고, “단지 기업의 경쟁력은 잃지 않게, 또 이중부담은 하지 않는 선의 로드맵을 마련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국외 감축 위해 최대 24조원 비용 소요
국회예산정책처의 자료에 따르면 11.3%의 국외 감축을 위해서는 2021년부터 2030년까지 10년간 약 5.4억톤의 배출권을 사야하고, 그 구입비용으로 8.8조원에서 최대 17조6,000억원 가량이 필요하다. 환경공단이 발주한 다른 연구에서는 이보다 많은 최대 24조원까지 비용이 늘어날 수 있고, 연평균 1~2조원 가량의 재원이 투입되어야 한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소영 변호사는 이 같은 결과를 공개하며 “따라서 국외 감축분 11.3%를 국내 감축목표로 전환해 국내에서 37%를 감축하고, 해외 감축은 보조적인 유연성 확보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지금처럼 배출권거래제내에서 상쇄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11.3%는 1억톤이 되는 큰 양이고, 감축목표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런 대규모 감축을 국외로 목표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을 한 것이다.
환경부 서흥원 기후전략과장은 “원전이 온실가스 줄이는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다”면서 “따라서 노후화 된 시설 외에 활용은 계속 할 것이고, 기후 변화 대응 문제, 또 안전문제, 사회적 수용성, 경제적 파급효과 등 모든 부문을 검토해 로드맵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안병옥 환경부 차관은 “2030년 목표 속에는 11.3%의 국외 감축 목표가 포함돼 있지만 어떤 방식을 통해서 실현하겠다는 것은 한번도 소개한 적이 없다”면서 “그런 점이 국제사회가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정책을 저평가하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하고 기후변화와 에너지정책, 전력수급기본계획 등 다른 계획들과 정합성을 맞춰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