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발전소 인수 통해 온실가스 감축
[인더스트리뉴스 박관희 기자] 최근 국내 기업들의 유럽 생산거점으로 발칸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권역 내에서 생산비용이 저렴한 발칸지역이 ‘유럽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기존 폴란드나 체코 등에서 무게중심이 옮겨지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유럽은 최근 환경과 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우리 기업들의 진출 수주 성공사례가 가시화되고 있다. 일례로 폐기물발전소 프로젝트를 국내 기업이 수주한 사례가 있고, 해상풍력과 태양광 사업 등에도 국내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온실가스 전문가는 “중국의 발칸반도 에너지 사업 확대를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유럽의 공장에서 이뤄지는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결국 온실가스 감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고 첨언했다.
중국 에너지 공기업, 발칸에 17조 쏟아내
지난달 발칸반도 에너지투자포럼에서 지난 5년간 발칸반도 지역의 에너지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에 중국의 적극적인 진출로 전력부문에 대한 투자가 약 90%에 달하고, 총 투자 규모는 약 160억 달러에 육박했다는 사실을 알렸다.
포럼에서 중국에너지건설그룹이 세르비아 광업・에너지부와 ‘세르비아 신에너지 프로젝트에 대한 공동 투자 및 개발 관련 양해각서’를 체결해, 민관합작투자사업(Public Private Partnership, PPP) 형식으로 세르비아의 수력, 풍력, 태양광, 바이오매스 등 신재생에너지와 신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할 계획이고, 중국국가전력망공사(SGCC)는 그리스 국영전력회사인 그리스전력공사(Public Power Corporation S.A, PPC)의 자회사인 독립송전청(ADMIE)의 지분 24%를 매입했다는 사실을 전해졌다.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중 신재생에너지의 비중을 10%까지 확대할 계획인 몰타에는 상하이전력이 들어갔다. 상하이전력은 몰타 에너지부와 협약을 체결하고 몰타 국영전력기업 Enemalta의 지분 33%를 약 4억 달러에 매입했고, 국제신재생에너지개발회사를 공동으로 설립했다. 하지만 국제신재생에너지개발회사의 지분 70%는 상하이전력이 보유하고 있다.
현재 유럽의 공장이 되고 있는 탓에 발칸반도 지역의 전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고, 신재생에너지의 비중도 비교적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곳에서 중국이 에너지 부문의 영향력을 점차 키워나가고 있는 것이다.
앞선 전문가는 “중국은 다분히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발칸에서의 에너지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지만 실제 중국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확대가 중국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해외에서 대규모로 실행하기 좋은 방안이 바로 신재생에너지 발전소를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유틸리티, 해외 프로젝트 진출 활발
정부가 새롭게 수정·보완하고 있는 2030 온실가스 감축로드맵에서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점이 바로 국외감축분 11.3%의 국내 감축으로의 전환이다. 국외 감축을 위해 배출권 구입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수십조의 예산이 필요하다. 이달 개최된 감축로드맵 포럼에서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했던 점도 무리한 해외 감축 목표 설정과 비용 부담의 주체에 대한 결론을 끌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감축 의무를 가진 국내 유틸리티사들도 이런 전후의 사정으로 인해 진작부터 해외 발전소 인수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의 말대로 온실가스 감축 의무 이행을 위한 명분과, 한편으로 해외진출을 통한 글로벌 에너지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서다.
한전은 지난해 4월 미국 칼라일 그룹의 자회 코젠트릭스 솔라홀딩스로부터 3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인수했고, 올해는 캐나다 태양광 업체가 보유한 태양광발전소 3곳을 일괄 인수, 이곳의 발전용량은 235MW에 이른다.
중국 에너지 공기업들의 발칸 진출이 유럽 내 중국의 교두보 마련, 또는 세력의 확장이라는 뻔한 우려에 집착하기보다, 이를 통해 얻는 온실가스 감축 효과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 보다 일리 있는 분석이고, 실제 중요한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