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너지공사 박진섭 사장, 서울 시민들이 에너지 프로슈머 시대 열 것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야 기자] 서울에너지공사가 서울시의 에너지전환을 선도적으로 실행하고 에너지 자립도시 서울을 완성하기 위해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사업이 태양광 보급 확대 사업이다.
공사 출범 초기 시민들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건립한 양천 햇빛발전소를 시작으로 서울시민을 태양광에너지 생산에 참여시키는데 주력해 왔으며, 태양광지원센터 출범 후 미니태양광 보급 확대사업을 통해 그 계획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1만kW 규모의 서울대공원 주차장 태양광 발전사업과 400kW 규모의 서울월드컵 경기장 태양광 발전사업 등의 서울시내 공공부지를 활용한 대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최근에는 마곡지구에 미래 지속가능도시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에너지자립형 스마트 에너지시티 건설 사업도 시작했다. 강서구, 한국에너지공단, 서울주택도시공사와 협약을 통해 마곡 스마트에너지시티 포럼 등 관계 기관과의 연구협력 및 실증사업 수행을 진행하고 있다.
그 밖에도 에너지 효율화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에너지드림센터와 제로에너지건물 확산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 서울시 제로에너지건물 보급 활성화 및 에너지 자립도시 건설을 위한 상호 협력에도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한 태양광 중소기업 육성 및 벤처기업 지원, 서울에너지창업스쿨 등 에너지 분야 전문 인재 육성에도 앞장서며 에너지 산업 저변 확대를 위한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앞장서 왔다. ‘태양의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연일 분주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서울에너지공사 박진섭 사장을 목동 본사에서 만났다.
정부의 탈원전 정책, 미세먼지 저감대책 등에 힘입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 시장동향 및 전망에 대한 의견이 있다면?
에너지 부문의 변화는 사회의 모든 영역과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는 매우 중요한 이슈라고 여기고 있다. 포스트 교토(Post-Kyoto) 기후 체제의 합의, 각국의 적극적인 신재생에너지 정책의 실행, 신재생에너지의 발전비용 하락 등의 요인으로 세계 신재생에너지 보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설비용량측면에서 2015년 재생가능에너지가 처음으로 석탄을 넘어선 보고에 이어 재생가능에너지가 2030년에는 석탄 발전을 추월해 가장 큰 발전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또, 국내의 경우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원이 필요한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일자리와 경제 성장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본다. 재생에너지는 화석연료에 비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높은 일자리를 창출한다. 예를 들자면, IRENA 2017 자료에 의하면 2016년에는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약 1,0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다는 보고가 있다. 성장하는 고용시장, 첨단 기술 및 기타 주요 능력을 겸비한 우리나라의 경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이 산업의 주역이 될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일자리 창출과 성장에 지대한 기여를 할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 전망된다.
지난 3월 설립된 태양광지원센터의 역할과 추진 현황은?
이름 그대로 서울시민들이 간편하게 태양광을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울시 태양광 보급정책의 실행전문기관이라 말할 수 있다. 태양의 도시 서울은 행정기관 주도의 사업 방식보다는 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함께하는 시민참여형으로 서울시 에너지전환을 이끌어 내는 정책이다. 즉, 시민의 참여와 관심에 성공이 달린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양광지원센터가 바로 시민들의 태양광 발전 참여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현재 시민들의 상담·문의를 담당할 콜센터와 서울 도심 5개 권역별 지원센터를 운영함으로써 서울시 태양광 보급 확대 및 지원을 담당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서울햇빛마루’ 구축을 통해 태양광 설치 신청부터 A/S 관리까지 지원하는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해 시민들의 태양광 발전 참여 문턱을 낮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센터에 일 평균 150~200건의 태양광 문의전화가 이어지는 상황을, 특히 태양광 미니발전소(베란다태양광) 설치는 시민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 현재 약 1만가구 설치 신청이 접수된 상황이며 일부 구청의 경우 구 보조금이 시작한지 한 달 만에 소진된 상태다.
에너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새로운 도시 모델로 제시될 마곡 스마트에너지시티 조성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난 3월 강서구, LG전자, 한국에너지공단, 서울주택도시공사와 마곡지구 스마트에너지시티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스마트시티’라는 목표를 가지고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 왔지만 에너지에 중점을 둔 스마트시티 연구개발은 아직 미흡한 단계에 있었던 만큼 의미 있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각 기관은 스마트에너지시티 조성을 위해 공공건물, 지역난방 등 에너지 생산·소비 데이터 통합 플랫폼 구축, 에너지 생산·소비 데이터 상세분석을 통한 운전최적화 및 에너지절감, 공공건물, 에너지자립마을 등 전력피크관리 및 수요반응자원 발굴·등록, 태양광발전 및 ESS 등 에너지 프로슈머 기반 공유경제 시스템 도입 등의 다양한 부문에서 함께 협력키로 했다. 또한, 스마트에너지시티 건설을 위해서는 태양광발전과 같은 친환경 에너지 생산을 바탕으로 에너지 소비 최적화를 위한 플랫폼 구축과 다양한 에너지 편의를 누릴 수 있는 서비스 상품개발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공사에서는 마곡지구를 중심으로 정부의 스마트제로에너지시티 개발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시민들이 깨끗하고 안전하며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국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3020 정책발표에 대해 관련업계의 규제완화 및 제도개선과 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요구가 많은데, 산재한 안건들을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안한다면?
신재생에너지는 대부분 분산자원으로 분류되며, 자가 소비 및 지역 소비를 고려해 에너지를 생산한다. 현재 전기사업법은 한전이 전력 판매를 독점하는 형태로 전력 직거래가 불가능하다. 상계거래 규모는 확대되고 있지만 개인 간의 전력거래가 불가능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이웃 간 에너지 프로슈머 거래‘ 모델이 운영되고 있지만 전력 거래 자격은 전력거래소 회원에게만 주어진다. 분산자원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더라도 전력 거래에 제약사항이 많은데, 산재한 안건들은 전기사업법의 개정이 우선되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력시장 자유화 도입을 통해 소비자의 에너지 선택권을 넓히고 에너지 생산, 소비, 거래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타 공기업과 비교해 서울에너지공사만의 차별화된 방향은 무엇인가?
시민과 함께하는 에너지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을 차별점으로 들 수 있겠다. 에너지전환은 국민들 스스로가 참여하고 사업주체가 됐을 때에야 비로소 지속가능한 정책이 될 수 있다. 우리 공사는 시민위원회를 운영, 진정으로 주민들이 원하는 에너지생산 방향이 무엇인지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업무에 반영하고 있다. 시민위원회는 공사의 사업계획 수립·집행·평가 등의 과정에서 아이디어나 세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또, 이런 의견들이 충분한 검증을 거쳐 타당성이 확보된다면 실제 사업에도 반영할 계획이다.
작년 7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시민 펀드’ 조성으로 건립된 양천 햇빛발전소 역시 시민과 함께하는 에너지 사업의 예로 들 수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의 수익을 시민과 공유함으로써 에너지 생산에 시민을 참여시키는 모델이 된다. 또 하나는 사업 지역에 제한이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타 지자체에 투자하지 못하지만, 에너지공사는 타 지역은 물론 해외까지 투자가 가능하므로, 타 지자체와의 에너지 협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중심 에너지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별 에너지 자립률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에너지공사의 2018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밝힌다면?
태양의 도시 서울프로젝트를 시작으로 기존 에너지 시스템을 보다 지속가능하며 친환경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이를 위한 세부 계획으로는 5개 권역 태양광지원센터를 중심으로 미니태양광 발전소 보급 확대 및 홍보, 시민참여 사업 발굴을 우선 추진할 계획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에너지 네트워크 기술개발을 통한 스마트에너지시티를 건설해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와 양방향 에너지 거래가 기반이 되는 친환경 에너지 프로슈머 사회가 실현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기존의 집단에너지 사업도 연구 개발을 통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 분산형 열원 및 ICT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열이용 방식인 ‘스마트 열 그리드’에 대한 논의와 연구도 진행중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지역난방 방식은 대부분 2세대나 3세대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주로 고온, 고압수를 공급하는 열 네트워크, 대규모 CHP와 화석연료 보일러를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이에 반해, 4세대 지역난방 방식은 지속가능한 에너지 전환을 목적으로, 저온 열 환원 및 재생가능에너지 열원을 주로 하고 있다. 중·저온수 공급 방식을 통해 보다 분산적인 열 네트워크 시스템을 구성하기 위한 실증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에너지 프로슈머 시대와 분산형 전원시대를 살아가야 할 서울시민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다면?
서울에너지공사는 앞으로 시민들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며 새로운 에너지 서비스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데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에너지 문제는 우리 모두의 참여와 노력의 결과로 해결될 수 있다. 시민의 참여가 동반되어야 의미가 있으므로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