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자동차 정책이 환경개선 목적에 부합한다면, 규제 최소화가 바람직
[인더스트리뉴스 최홍식 기자] 최근 산업연구원(KIET)에서 발표된 ‘친환경 자동차 정책의 평가와 개편방향’ 보고서는 국내 친환경 자동차와 관련된 규제 정책을 평가하고 개편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친환경 자동차와 관련된 규제 정책은 최종적인 목적인 환경개선을 위해 자동차 부문에서 부담해야 할 오염물질 감축 목표를 명확히 하고 이에 맞게 규제를 실시해 친환경 자동차 보급은 업체가 알아서 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연구를 진행한 산업연구원 조철 선임연구원은 “친환경 차량에 대한 보조금의 대당 지원규모는 낮추는 대신 지원 대상을 모든 구매자로 해 기업이 차량 생산비용 및 환경규제 비용 등을 동시에 고려해 판매를 확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조 선임연구원은 “친환경 자동차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값싸고 사용하기 편리한 자동차를 개발하도록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도 했다.
세계 친환경 자동차의 판매 동향과 향후 전망
세계적인 환경규제가 자동차에 대한 배출규제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친환경 자동차 보급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이 화석연료 차량 생산을 점진적으로 축소해 생산 금지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화석연료 차량의 전면 금지는 아니더라도 자동차 판매의 일정비율을 친환경 자동차로 유지하는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
현재 친환경 자동차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순수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전기차 시장 규모가 비교적 큰 미국과 일본, 독일, 프랑스 등도 순수 전기차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와 같이 세계 친환경 자동차 시장은 순수 전기차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블룸버그의 전망에 따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등 친환경 자동차는 2030년이 되면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24%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친환경 자동차 관련 국내 여건과 발전 목표
국내 친환경 자동차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라 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기준으로 국내 친환경 자동차 보급 대수는 1만7,722대에 불과했다. 전기차는 시장진입이 용이하기 때문에 개인용 이동수단과 결합해 다양한 틈새시장을 발굴하고 새로운 기업들의 진입을 유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친환경 자동차 보급과 관련된 지원 및 규제에 있어서도 경쟁력 있는 친환경 자동차의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국내 역시 전기차 중심으로 친환경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며, 수소연료전지차의 경우 선점자로서의 우위 확보를 위해 보급 활성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
친환경 자동차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차량개발에서 완성차 업체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하며, 전기관련 부품, 배터리, 모터 등의 부품소재 개발 및 생산을 위한 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개인용 이동수단, 각종 상용차 등 전기차 관련 틈새시장을 개발하고 신규기업의 진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 또한, 충전 인프라 구축 및 관련 비즈니스를 육성하고, 자율주행기능과 결합해 전기차 카 쉐어링 서비스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우리나라의 친환경 자동차 관련 지원정책은 주요국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친환경 자동차 보급과 관련한 다양한 자동차 규제가 존재하는데 내용은 다소 다르지만 목적은 매우 유사해 중복 규제라는 비판도 있음을 밝혔다.
정부에서 다양한 정책을 발표할 때마다 보급 목표를 설정하는데, 정부가 특정 환경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자동차의 조합을 정확히 예측해서 목표를 정한다는 것은 쉽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다양한 친환경 자동차 정책들이 서로 간 연계성을 가지고 추진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렇지 못한 부분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됐다.
국내 친환경 자동차 정책의 추진 방향
조철 선임연구원은 “친환경 자동차 보급 정책의 최종 목적인 환경개선을 위해 자동차 부문에서 부담해야 할 오염물질 감축 목표를 명확히 하고, 이에 맞게 규제를 실시해, 친환경 자동차 보급은 업체가 알아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이 과정에서 정부가 개입해 굳이 시장을 왜곡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환경 개선이라는 목적에 부합하려면 규제의 종류를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한데 세계적으로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규제제도는 업체당 판매차량의 평균 배출가스규제(연비규제)다”며,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업체들은 새로운 모델의 친환경 자동차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 배출 규제 목표만으로도 친환경 자동차 보급 조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에너지 다양성이 높은 수소연료전지를 에너지믹스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고려해야 하며 수소연료전지차 보급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분석했으며, “친환경 자동차 정책은 자동차에 대한 환경규제, 보급 지원, 충전 인프라 설치, 연구개발, 교통 및 안전관련 각종 제도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고, 이들이 연계된 가운데서 정책이 수립되어야 하며, 이를 종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