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화 기업들, 인수·합병 통해 포트폴리오 확장
[인더스트리뉴스 방제일 기자] CPS와 같이 최근 주목받는 신개념 기술 또한 장비 성능이나 호환성이 떨어질 경우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중국제조 2025, 독일의 인더스트리4.0과 같은 각국의 제조업 육성 정책에는 장비 성능 고도화를 위한 재정 및 인력 지원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에 따라 주요 글로벌 장비 기업들의 시장 가치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 먼저 장비 산업은 크게 PLC, DCS, 모터, 기어처럼 생산 라인을 보조하며 공정의 자동화를 돕는 ‘자동화 장비’와 반도체 공정의 ‘노광’ 및 ‘증착’ 장비처럼 제품 생산에 직접적으로 연관된 장비인 ‘제조 장비’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제조 장비 시장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지, 정밀가공 장비 등으로 제조 산업마다 다양하게 구성돼 있으며 매년 지속적으로 성장세를 보이는 시장이다.
그러나 문제는 장비 시장의 경우 각국 정부와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투자할 만큼 매력적인 시장이나 진입 장벽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는 것이다. 또한 소프트웨어와 달리 장비의 비용을 감안할 때 수요 기업의 경우 보수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신규 업체의 경우 시장 진입 자체가 어려울 뿐 아니라 시장에 진입했다 하더라도 검증된 업체가 아니면 수요기업의 선택을 받기 어렵다.
따라서 글로벌 장비 업체들의 경우 이미 확보한 자금력과 인지도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업체를 인수하며 토털 솔루션 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독일의 지멘스와 미국의 로크웰오토메이션이다.
지멘스의 경우 IT 솔루션을 결합한 스마트팩토리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최근 10년 동안 18건의 IT 솔루션 기업을 인수했다. PLM 분야 선두기업인 UGS를 포함해 최근 10년 동안 인수한 솔루션 기업의 인수 당시 업력은 모두 10년 이상으로 어느 정도 시장에서 자리를 잡은 기업들이었다. 즉 지멘스는 이미 고객들에게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확보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자사의 사업을 즉시 전력으로 사용해왔다. 결과적으로 지멘스는 경쟁력 있는 IT 솔루션 기술을 기반으로 공장자동화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고 ‘마인드스피어’ 등을 앞세워 빠른 시간 안에 스마트팩토리 분야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미국 공장자동화 기업 로크웰오토메이션 또한 타 국가에 사업을 확대할 때 기존 기업들을 인수하며 확장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2007년 유럽 바이오 및 제약 시장 진출 시 유럽 시장에서 오랜 기간 사업을 진행하고 있던 아일랜드 회사 ProsCon을 인수해 유럽에 진출했으며 지난 2011년에는 아프리카 자원 시장 공략 시 관련 사업을 진행해온 남아프리카 공화국 기업 Hiprom 인수했다. 이런 방식으로 로크웰오토메이션은 현재 5,000개 이상의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을 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지멘스와 로크웰오토메이션이 현지 기업 및 솔루션 기업들을 인수한 이유는 세계화와 기술화에 따른 글로벌 장비 기업들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일환이었다.
여타의 제조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제조의 근간은 결국 제조로 인한 생산 결과물, 즉 제품이다. 제조기업이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생산 설비 및 장비는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 기존 공장자동화가 자동화 장비 및 제조 장비를 바탕으로 혁신을 거듭했던 바와 같이 스마트팩토리 구축 또한 기본적으로 자동화 장비 및 제조 장비의 최신화가 진행돼야 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구축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이런 기초 장비 위에 ICT 기술 융합을 통한 생산성 제고와 효율성 향상이 이뤄져야만 제대로 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할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