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 잃는 대기환경, 국민 82.5% “불안하다”
[인더스트리뉴스 김태환 기자] 미세먼지를 비롯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증가로 환경오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대기환경이 ‘좋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10명 중 3명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 한국 사회지표’ 환경 부문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환경이 ‘좋다’고 응답한 국민은 2016년 31.7%보다 3.1%포인트 감소한 28.6%로 조사됐다. ‘나쁘다’고 생각한 국민은 2년 전보다 8% 증가한 36%였고, 특히 미세먼지 문제에 대해서 국민의 82.5%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실제로 미세먼지를 비롯한 일산화탄소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모두 증가했다. 국립환경과학원의 ‘국가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서비스’를 확인한 결과 호흡기 질환을 야기하는 미세먼지 배출량은 23만3,000톤으로 전년보다 138.1%나 증가했다. 감소추세를 보이던 일산화탄소 배출량 역시 전년대비 33.4% 증가했고, 오존을 발생시키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질도 꾸준히 증가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경제주체들은 환경 분야 비용을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2017년 ‘환경통계연감’에는 정부의 환경 분야 예산이 전년보다 0.9% 증가한 6조230억원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 위해 절치부심…실효성 있는 대안 언제쯤?
올해 들어 고농도 미세먼지 사태가 발생한 직후마다 정부는 생소한 미세먼지 대책들을 마련했다. 지난 1월 고농도 미세먼지로 여론이 나빠졌을 땐 서해상에서 인공강우 실험을 하겠다는 계획이 발표됐다. 기상항공기 관측 결과 구름 내부에서 강수입자의 크기가 증가한 것이 관측됐으나, 기상선박 및 지상 정규관측망에서 유의미한 강수 관측은 없었다.
이달 초 더욱 치솟은 고농도 미세먼지 사태 직후엔 야외에 대형 공기정화기들을 설치하는 구상을 밝혔다. 환경부는 전문가 검토에서 상당한 효과가 있었다며 추경을 통해 사업비 5,000억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검증 안 된 보여주기식 대책”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또한 서울에서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보려면 최소 2만대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야외 공기청정기가 효과를 보려면 엄청난 전기를 사용해야 하는데 실외형 공기청정기는 바람이 강하면 효과를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공기를 빨아들이는 과정에서 나오는 소음, 오염물이 집중되는 청정탑 주변에서 주민들의 민원이 잇따를 것이라는 예측도 있어 효과적인 대안으로 꼽기엔 부족하다. 실제 중국의 경우 베이징 시내에 대형 공기정화기가 설치돼 있다. 1시간에 10m 떨어진 곳까지 미세먼지는 45%, 초미세먼지는 25% 가량 줄일 수 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 효과는 크지 않았다.
공기청정기 보유자 10명중 7명 “공기청정기 또 구매”
한편 미세먼지가 증가하자 관련 산업들은 호황을 맞고 있다. 하이마트가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리서치 전문 업체 마이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남녀 소비자 총 500명을 대상으로 공기청정기에 대한 인식, 보유 현황, 구매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326명(65.2%)이 공기청정기를 필수 가전으로 인식했다. ‘공기청정기가 있는가’에는 317명(63.4%)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 중 2대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응답자는 총 78명(23.3%)으로 조사됐다. 또한 공기청정기 보유자 10명중 7명은 향후 추가 구매 의향이 있다고 했다. 추가구매 시 가장 중시하는 구매요인으로는 제품의 ‘청정면적(평형대)’가 꼽혔으며, ‘15평형 미만’의 중소형 제품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추가 구매 이유로는 ‘아이 방, 침실, 공부방 등 집안 곳곳마다 공기청정기가 필요해서’라는 답변이 56.6%(121명)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도 ‘최신 기능이 있는 신제품을 써보고 싶어서(20.8%)’, ‘기존 공기청정기 제품의 성능이 떨어진 듯 해서(14.5%)’ 등이 이유로 꼽혔다.
잦은 미세먼지에 공기정화 식물 판매량 23% 증가
잦은 미세먼지와 황사 탓에 공기정화에 효과가 좋은 식물들의 판매량 역시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주요 공기정화 식물 6종의 판매량이 255개로 지난해 207개보다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양 기관이 꼽은 공기정화 식물 6종의 판매량은 아이비 12만 1,000개, 스킨답서스 5만1,000개, 스파티필럼 4만2,000개, 테이블야자 2만개, 벵갈고무나무 1만1,000개, 황야자 1만개 등이었다. 이들 식물은 잎을 통한 오염물질 제거 능력이 탁월하고 미세먼지를 줄여 실내 공기정화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벵갈고무나무는 음이온 발생량이 가장 많은 식물 중 하나이고, 스킨답서스는 일산화탄소 제거 능력이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황야자는 아토피를 유발하는 포름알데하이드 제거 능력이 가장 우수하고 스파티필럼은 벤젠, 포름알데하이드 등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테이블야자는 독소가 없어 반려동물과 함께 키우기 좋고, 아이비는 습도 증가량이 많아 아이들 공부방에 놓으면 좋다고 농식품부는 소개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봄을 맞아 미세먼지와 스트레스에 지친 심신에 안정을 주고 공기청정기 역할도 하는 식물을 키우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