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기창 기자] “싹 다 갈아엎는다.”
이는 인기 연예인 유재석의 분신인 가수 유산슬의 노래 가사가 아니다. 지난해 부진했던 롯데쇼핑의 새로운 계획이다.
롯데쇼핑이 ‘체질 개선’에 돌입한다. 롯데쇼핑은 2월 13일 비효율 점포 정리를 핵심으로 하는 ‘2020년 운영 전략’과 함께 ‘미래 사업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번 대응은 지난 2019년 롯데쇼핑이 실적 부진에 시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선 지난해는 온라인쇼핑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오프라인 유통망에 강점이 있는 롯데쇼핑에는 커다란 악재였던 셈이다. 또한 유통망별로 경쟁하는 전략을 추구해온 것도 한계에 부딪혔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중국 관광객 감소, 소비 양극화 등 외부 악재에도 롯데쇼핑의 발목을 잡았다.
더군다나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롯데가 일부 소비자로부터 ‘불매운동’의 타깃이 된 것도 실적 부진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수치로도 나타난다. 롯데쇼핑은 지난해보다 매출은 1.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28.3%가 줄었다.
사실 롯데쇼핑의 변화는 지난해 말부터 감지됐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기존 ‘사업부제’를 버리고 ‘1인 CEO 체제’라는 통합법인(HQ) 구조로 전환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 확보를 위해서다. 그동안 각 유통망의 경쟁을 추구했던 롯데쇼핑이 전략을 수정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 이유였다.
‘몸집 줄이기’에도 나선다. 롯데쇼핑 측은 이날 ‘2020년 운영 전략’을 통해 강도 높은 다운사이징(Downsizing)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백화점과 마트, 슈퍼, 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비효율 점포 200여 개를 정리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 부진했던 할인점과 슈퍼 등에 강력한 구조조정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영업 손실 규모를 축소하고, 재무 건전성과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점포 기반 배송을 도입해 모든 지점을 물류기지로 삼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그동안 확보한 노하우 및 자산을 데이터와 융합하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이른바 ‘공간, MD, 데이터’다.
먼저 약 100만 평에 달하는 오프라인 공간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경쟁 대신 유통망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는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의 식품매장을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한다. 아울러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마트의 패션 존(Fashion Zone) 기획을 진행하는 등의 전략도 펼친다.
여기에는 ‘데이터’를 활용한다. 그동안 축적한 약 3,900만의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통합 분석한다. 이후 오프라인과 이커머스의 장점을 결합해 고객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유통회사’를 넘어서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롯데쇼핑 강희태 대표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빨리 구체적인 성과를 내는 것이 현재 롯데쇼핑의 최우선 과제”라며, “고객과 직원, 주주들의 공감을 얻는 좋은 회사를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쇼핑이 전략 수정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