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기계연구원(원장 박상진, 이하 기계연)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4차 산업혁명이라는 패러다임의 흐름 속에서 안전과 위험관리 관련 기술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과 ‘안전’ 요인이 결합하며 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계연은 6월 발간한 기계기술정책 제99호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유망 기계기술 및 제언’에서 코로나 19로 촉발된 ‘뉴노멀(New Nomal)’을 제시하고 유망 기계기술을 전망했다. 또한, 코로나 이후 제조업의 기술 경쟁력 선점을 위한 비대면 로봇 기술, 스마트 공장 고도화 등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장 침체와 불확실성 시대로 높아진 불안감
우선 기계연은 보건‧의료 분야뿐만 아니라 이동제한과 글로벌 공급망 마비, 경제활동 감소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수조 달러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경기침체가 유발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표적인 미래 유망 기계기술 분야인 스마트 생산시스템도 코로나 바이러스 영향으로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상태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MarketsandMarkets)에 따르면, 코로나 사태 이전 스마트 생산시스템의 시장 전망은 2,147억 달러였지만, 현실적 시나리오는 1,813억 달러로 지난해 1,930억 달러보다 120억 달러가 오히려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따라서 2025년 시장 전망도 3,848억 달러에서 2,204억 달러로 크게 낮아진 상태다. 일부 비관적 시나리오에 따르면 1,802억 달러에 그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특히 기계연은 강제적인 디지털 전환으로 비대면 기술을 체감하고 적응하는 경험이 늘고 있다며, 재택근무와 기본소득, 원격교육, 무인‧자동화 공장 등 중장기 이슈에 대한 사업 모델이 공론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계연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코로나 사태 이후 국가 성장동력을 조기 확보하기 위해 유망 기술을 발굴하고 미래 사회에 대한 전략 대응이 필요하다”며, “혁신 기술을 선점해 조속히 경기를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정형 자율작업‧ICT 진단 기술 활성화될 것
기계연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유망 기계기술로 비대면화 및 위험대응 분야에서 가능한 비정형 자율작업, 운반로봇부터 제조장비 원격제어 등의 기술을 꼽았다.
기계연은 “코로나에 따른 뉴노멀을 중심으로 로봇기술과 상시진단기술 등이 적용되면서 비대면화, 위험대응 일상화, 이동축소, 신자급자족화 추세로 가고 있다”며, “이에 따른 온라인, 로봇, 스마트화 등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위험대응 분야에서는 ICT 기반 상시 진단 시스템을 비롯한 위험물질 개인 모니터링 기기, 현장형 진단시스템 등이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국가, 개인 간 이동이 감소한 추세를 반영해 자율주행 수송기술과 무인 택배, 스마트 홈 공장 등의 기술도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련된 기술로는 CPS와 로봇기술/제어, 공간감지, HCI(로봇인터페이스), 센서/센싱, AI-PHM(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 등이 있다. 특히 PHM은 발전 플랜트나 생산 라인 등의 고장을 예지하고 건전성을 예측, 관리하는 기술로, 기존의 건전성 예측 및 관리 기술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인공지능의 결합으로 더욱 정확한 예측과 진단이 가능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기계연은 국가적 차원의 신(新)자급자족화의 영향을 받아 스마트 공장과 협동 로봇 등 자율화 분야의 기술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기술 자립 투자 확대도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교통물류 분야에서는 △자율주행 및 배터리 기술 등 특수목적용 자율운반차량 기술과 △개인용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 △교통상황 맞춤형 신호제어 기술 △물류‧배송용 자율주행 및 자율작업 기술 등도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에너지분야에서는 △수소액화플랜트 기술과 △ESS 및 P2X 등 에너지저장 및 변환 기술 △이동체 에너지 공급기술 △지능형 무인플랜트 기술이 유망하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기계연은 환경분야에서 △건물형 스마트팜 △건물 공기질 통합관리시스템 △폐기물 처리 관련 기술이 필요하다고 봤으며, 보건‧의료 분야에서는 △현장형 진단기기 및 맞춤형 진단‧관리기기 △기기의 신뢰성 관련 기술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공공분야에서는 △고위험 기계시스템 지능형 안전기술 △노후 공공 인프라 모니터링 및 수명연장 기술 △공공 비대면 시스템 등도 각광받을 것으로 전망됐다.
“소프트 파워-하드 파워 혁신의 선순환 이뤄져야”
기계연은 제조업의 회복을 위해 기존의 ICT 기술 중심으로 스마트제조 부품에서 스마트 제조 장비, 스마트 제조 방식까지 이어온 ‘소프트 파워(Soft power)’ 혁신과 신제조부품, 신제조장비, 신제조방식까지 이어지는 전통 기계기술 중심 ‘하드 파워(Hard Power)’ 혁신이 시너지를 이루는 ‘고도화의 선순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기존 기계장비와 소재, 공정에 IoT 기술 등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는 한편, 디지털 트윈 및 CPS 등으로 제조 방식을 변경하는 등 소프트 파워 혁신(Reform)을 우선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이를 운용하면서 한 단계 더 발전된 기술이 필요하게 되면 다시 하드 파워 혁신(Reborn)을 통해 새로운 부품, 장비, 공정 등의 기술을 개발한다고 기계연은 강조했다.
이번 정책지를 펴낸 기계연 김희태 선임연구원은 “코로나 19 바이러스 사태 이후 기계기술 분야는 안전과 위험이라는 이슈와 결합해 성장세를 이어가게 될 것”이라며, “국가적으로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 기존의 ICT 중심 혁신과 제조기반의 혁신이 조화를 이룬 차별화된 선순환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