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코로나 여파가 스마트팩토리화를 부추기는 가운데 과도한 비용투자가 엄두가 안 나는 중소업체들 사이에서 협동로봇이 대안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가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제조산업도 맥없이 주저앉은 형국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9월 1일 발표한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3.3%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다.
업종별로 제조업의 낙폭이 크게 나타났다. 운송장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등이 전 분기 대비 9% 가량 곤두박질쳤다.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제조업체들이지만 생존을 위한 끈을 놓지 않고 협동로봇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시도가 이목을 끌고 있다.
제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해결책은 스마트팩토리라는 데에 이견이 없다. 제조기업들의 활력 제고를 위해 정부가 스마트팩토리 보급에 발벗고 나서고 있지만 현실에서는 대기업을 제외하면 답보상태다. 대부분 중소기업들은 부분적 관리시스템 정도의 스마트화를 갖췄을 뿐 실체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기술력이 낮고 위기관리에 미흡한 중소기업에게 스마트팩토리는 요원하게 들린다.
공장 구석구석 자동화하자니 중소기업으로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엄두가 나지 않지만 시급하게 필요한 공정부터 자동화해 생산성을 높여 주는 제품이라면 중소기업도 발만 동동 굴리고 있지 않을 것이다. 협동로봇이 등장할 시점이다.
협동로봇은 사람의 손과 같이 움직이는 경량 산업용 로봇이다. 기존 산업용 로봇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고 어떤 개소에도 설치 가능하다. 어떤 공정이든 적용할 수 있어 외부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가격이 기존 산업용 로봇에 비해 저렴하고 필요한 인프라도 적다. 이렇게 좋은 협동로봇을 생산이 몰리는 공정에 유연하게 배치할 수 있다.
코로나가 협동로봇 도입을 가속화 하는 모양새다. 협동로봇 세계 1위 기업 유니버설로봇(Universal Robots) 한국지사 이내형 대표는 “지난 1분기 기준 한국에서 유니버설로봇은 지난해 동기 대비 58% 성장했다”며, “이 같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올해는 지난해 보다 사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침체된 경기 국면에서도 국내 협동로봇 수요는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이미 해외의 여러 중소 제조업체들은 이미 협동로봇을 현장에 안착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한 스페인 제조업체는 협동로봇 도입으로 오히려 고용을 더 해야만 했다. 이 업체는 포장과 적재 공정에 협동로봇을 6대 도입해 공정상 필요할 때마다 여러 번 배치를 바꿨다. 이로 인해 생산 효율성이 증가해 늘어난 생산품을 관리하기 위한 인력 수요가 발생한 것이다.
인도의 한 화장품 기업은 협동로봇을 활용해 포장과 적재 공정만을 따로 자동화해 생산 효율성을 5% 끌어 올렸다.
일본의 한 치약 OEM 기업은 노동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가 인력 대신 협동로봇을 도입했다. 2명이 필요했던 공정에 1명의 인력 대신 4대의 협동로봇이 자리를 꿰찼다. 이 기업은 협동로봇 도입 이후 생산성이 30% 향상됐다고 밝혔다.
미국의 한 항공우주 부품 제조업체는 협동로봇을 도입해 부품 집기, 세척 및 건조 작업 등 단순 반복 작업에서 노동자를 해방시켜 더 고부가가치가 높은 업무에 배치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