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정훈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전세계 조선업계 최초로 열간가공(熱間加工) 작업 공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입힌 로봇 시스템을 적용한다. 대우조선해양(대표이사 이성근)은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활용해 저숙련자도 고품질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열간가공 로봇 ‘곡누리’를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고 10월 20일 밝혔다.
선박은 운항 성능을 높이기 위해 선체의 앞뒤가 복잡한 곡면으로 이뤄져 있다. 최대 두께 70mm에 이르는 단단한 철판을 곡면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냉간가공(cold working)과 열간가공(hot working) 공정을 거치게 된다. 냉간가공은 상온에서 압축 롤러나 프레스(press) 등을 사용해 철판을 곡면으로 만들게 되고, 열간가공에서는 약 800℃가 넘는 고온으로 철판을 가열한 뒤 급속히 냉각시키는 곡면 성형 공법이 사용된다.
열간가공은 냉간가공에 비해 곡면 제작에 작은 힘이 들어가지만 철판을 균일하게 가열하기 어려워 꾸준한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숙련된 고기량자의 경험에 주로 의존해야만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이 작업은 고온과 고소음 환경 속에서 장시간 고정된 자세로 작업해야 하는 등 신체 부담이 커 그간 작업환경 개선이 필요한 대표적 직무의 하나로 꼽혀 왔다.
이번에 개발된 로봇 ‘곡누리’는 기존 작업자들의 노하우와 실적을 데이터로 저장, 활용하면서 작업 내용을 표준화해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데 기여한다. 또, 축적된 데이터는 향후 AI 기술을 이용해 다른 선박의 건조작업에도 활용할 수 있어 사용하면 할수록 스마트해진다.
뿐만 아니라, 그간 소음과 근골격계 질환 등에 노출됐던 작업자들의 근무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됐다. 로봇 조작은 비숙련자도 2~3일의 간단한 교육을 통해 작업에 활용이 가능하다. 대우조선해양은 3년 전부터 이 로봇 시스템 개발에 본격적으로 착수, 지난 9월 내부 시연회를 거쳐 현재 옥포조선소 내 가공공장에 실제 적용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자동화 시스템 구축으로 작업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생산성 향상도 기대된다”며 “앞으로 설계 데이터와 연계해 냉간가공 작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장비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