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보급성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이를 위해서는 누구나 구매와 사용이 편리한 제품을 공급할 필요가 있다. 이에 부경테크는 운송 분야, 그중에서도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전기이륜차 시장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제품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50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움직임 아래, 운송 분야의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유럽을 필두로 한 세계 각국은 제도 시행 시기에서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2035년경부터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글로벌 온실가스 및 탄소배출량에서 운송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은 16.2%에 달한다. 여기서 자동차, 트럭 등 로드 운송(Road Transport)이 차지하는 탄소배출량은 무려 11.9%에 달한다. 이는 국내로 그 범위를 한정해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준다.
2019년 기준, 국내 도로수송 배출량은 약 9억7,500만t이다. 로드 운송 분야 전체 배출량의 약 97%, 국가 총 배출량의 약 14%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일상생활 전반에서도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운송 분야의 탄소중립을 위해 다양한 제품이 공급되고, 수많은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부경테크 역시 이러한 기업들 중 하나다.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운송 분야의 전기화를 보편화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부경테크 김치옥 대표는 “전기차 시대의 도래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간 전쟁이 발생하며, 불안해진 원유 공급으로 인해 반대급부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당사는 이러한 시장에서 틈새 전기차산업인 E-모빌리티(Mobility), 그중에서도 ‘도농복합’에 집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농복합 전기이륜차, 고령화 사회의 탄소중립 지원할 최적 솔루션
지난 2002년 설립된 부경테크는 농업용 동력운반차의 주생산 및 판매를 목적으로 전동전기차의 보편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E-모빌리티 전문기업이다. 지난 2005년 국가 R&D 과제 진행을 통해 리튬전지를 활용한 전기자전거 구동부를 개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전기를 동력원으로 한 이동수단 개발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의 철학은 확고했다. 일반 국민들이 더욱 쉽게 전기를 동력원으로 하는 이동수단을 접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한 것이다. 이를 위해 꾸준히 전기자건거를 개발해오던 김 대표는 2011년 태양광 충전 전기자전거 ‘허빅’ 개발 후, 본격적인 전기이륜차 개발에 나선다.
김 대표는 “누구나 탈 수 있는, 접근성이 좋은 전기차의 보급이 우선돼야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2013년 개발한 전기삼륜차”라고 설명했다.
전기차의 보급성을 높이고자 했던 김 대표가 주목한 시장은 앞서 말했듯, ‘도농복합’ 분야다. 전세계를 둘러봐도 우리나라만큼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를 찾아보기 힘들다. 증가하는 노령층 인구의 운반·운송수단이 필요하다. 빠른 고령화로 인해 이러한 수요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때문에 고령화 추세를 고려한 탄소중립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이를 분석한 김 대표는 최고 속도 25km 미만의 전기삼륜차 개발에 나섰다. 도시 외곽에 거주하는 노인 인구, 또는 농어촌에 거주하는 노인 인구가 대상이다. 충전 및 운전의 편의성, 구매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가격경쟁력을 갖춘 제품이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구매부터 사용, 유지관리까지 복잡한 일반적인 리튬전지를 활용한 전기이륜차는 노인 인구가 사용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당사는 어르신들이 타기에 적당한 속도, 자기 전 일반 콘센트에 꽂아 놓으면 완충되는 편리한 충전방식 등 어르신들이 사용하기에 편리한 제품 공급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현재 일반 국민들은 전기차 구매시 국가나 지자체 보조금을 신청하고 있다. 전기차 가격의 절반 가량을 리튬전지가 차지한다고 할 정도로 리튬전지는 값비싼 제품이기 때문이다. 이는 전기이륜차 역시 마찬가지다. 값비싼 리튬전지를 사용한 전기차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이다.
하지만 노인 인구가 보조금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매우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하고, 그 범위도 작다. 매년 고령화 인구는 증가하는데 반해, 보조금 대상은 한정적이다. 이에 김 대표는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리튬전지가 아닌, 납전지를 선택했다.
환경부 보조금을 지원받는 전기이륜차의 필수조건은 리튬전지 사용이다. 이렇게 보조금을 받으면, 리튬전지를 사용한 전기이륜차를 납전지를 사용한 전기이륜차와 거의 동일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매우 한정적이다.
김 대표는 “전기이륜차 보조금은 매년 3~4월경 한 번만 2만대 정도에게 지급된다. 지역별로는 매년 20~30대 정도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며, “해마다 높아지는 수요에 비해 현재의 보조금은 턱없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부경테크는 이를 위해 납전지를 사용, 어르신 모두가 부담 없이 사용 가능한 전기삼륜차를 공급하고 있다. 납전지의 환경적 이슈에 대해서도 문제없다는 설명이다. 사용과정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고, 폐기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이슈는 철저한 관리로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기술집약형 기업인 부경테크는 다양한 특허를 통해 완연한 국산화를 이뤄낸 기업”이라며, “전기이륜차 시장의 발전과 보급 확산을 위해 다양한 제품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전기이륜차 시장에 ‘메이드 인 코리아’ 위상 높인다
부경테크가 선보인 또 다른 히트상품은 농업용 이송 차량이다. 이송 차량 개발 특화기업인 부경테크는 농업용 전기 동력 운반차, 축사용 전동사료 공급차, 다목적 4륜 전기 운반차 등 다양한 농업용 이송 차량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전남 E-모빌리티 역량강화사업을 통해 농업용 차동제한장치(LSD)를 개발, 농업용 이송 차량의 실용성을 높였다. 차동제한장치란 진흙, 모래, 눈 등에 바퀴가 빠졌을 때 쉽게 탈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로, 부경테크는 기존의 차동기어를 차동제한장치로 전환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완성했다. 이를 통해 150% 매출성장이라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농업용 전기 동력 운반차는 최대 적재 무게 200kg으로, 농어업인들의 업무환경 개선을 지원하는 최선의 제품”이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이륜차 사용량이 많은 라오스, 캄보디아 등 동남아 시장으로의 진출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부경테크는 납전지를 사용해 접근성을 높인 전기이륜차뿐만 아니라 리튬전지를 사용한 일반적인 고속 전기이륜차도 공급하고 있다. 환경부 보조금 대상에 포함되는 전기이륜차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다양한 전기이륜차 공급을 통해 부경테크는 국내 전동전기차 시장에서 부경테크가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업용 전기차 공급이라는 획기적인 특화 분야로 산업 영향력을 높이고, 전세계 전기차 시장에 ‘메이드 인 코리아’를 각인시키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2019년에는 전기차산업 육성을 위해 노력 중인 영광군, 전남도와 손을 잡았다. 영광군 소재 대마전기자동차산업단지로 사옥을 이전한 것이다. 지역주민 채용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지자체와 함께 장비투자, R&D연구 등에서 과감한 투자를 진행한다. 소비자와 탄소중립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노력이다. 국산화에 대한 김 대표의 집착도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해외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전기이륜차산업의 단단한 기반을 구축하기 위함이다.
김 대표는 “현재 국내에는 전기오토바이 부품을 만드는 인프라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라며, “대부분의 기업들이 100% 중국산 제품을 사용한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국내 인프라가 부족하다. 이를 위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국내 인프라의 부족은 또 다른 문제로도 이어진다. 몇 년 전, 일부 전기이륜차 생산기업들이 주요 부품의 임의변경 판매로 뭇매를 맞은 바 있다. 환경부 보조금 지원대상에 포함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다.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이 정상적인 회사 운영을 못하게 되고, 이는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소비자들이 구매한 제품의 A/S를 진행해야하는데, 제조기업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값비싼 비용을 지불했지만, 제대로 된 사후관리를 받지 못하는 것이다. 자칫 국내 전기이륜차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러한 소비자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마련도 호소했다. 독점을 막고,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풀어준 규제가 오히려 독이 됐다는 설명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건강한 성장을 견인할 지원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기술력은 세계 1등”이라며, “해외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선호하는 이유가 있다. 이러한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키지 않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경테크는 안전하게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는 전기이륜차 개발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의 위상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무섭다. 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기업들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전기차의 성능에만 주목하는 상황에서 부경테크는 확고한 아이덴티티로 도전장을 내민 기업이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누구나 접할 수 있는 전기차를 보급하겠다는 부경테크.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곳곳까지 널리 알려질 날이 멀지 않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