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종윤 기자] 대한민국의 중심 ‘서울’, 서울은 스마트 인프라와 스마트 서비스, 스마트 시티즌의 삼박자를 모두 갖춘 선도적인 글로벌 스마트시티다. 도심권의 초고속 광통신망,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최첨단 기술이 도시와 행정에 속속 도입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스마트도시 비전을 그리며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도심 속 전통적인 도심 제조업만을 떼어놓고 보면 화려함과는 거리감이 있다. 서울은 우리나라 제1의 대도시로 의류, 인쇄 등 생활관련형 서비스산업 위주로 성장해 왔다. 대도시 특성상 전통적인 공장 수가 많지 않고, 아파트형 공장 등 소규모 제조업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또 지리적 특성상 본사는 서울에 있지만 공장은 지방에 있거나 OEM 등을 통한 외주 공정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이런 특징을 가진 서울 지역의 제조업 스마트화 등 제조혁신은 서울테크노파크(원장 김기홍)가 중심이돼 이끌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컨트롤타워가 돼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의 서울지역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서울테크노파크는 그동안 지역의 특성을 살린 ‘서울형 스마트공장’을 탄생시키는 등 선도적 맞춤 지원 행정을 펼쳐 주목을 받아 왔다.
일일이 방문해 정책홍보, 그렇게 탄생한 ‘서울형 스마트공장’
서울테크노파크 스마트제조혁신센터 이효진 팀장은 “서울은 전통적으로 봉제, 금속가공, 인쇄업 등 소규모 사업장이 일정 지역에 집적지를 형성하면서 발전해 왔다”면서, “정부의 스마트제조혁신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과연 서울에 지원사업을 할 곳이 있을까하는 의문도 들었던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워낙 노동집약적이고, 소규모 업체 중심이라 서울테크노파크 직원들은 일일이 방문하며 정책 홍보 등에 나설 수밖에 없었고, 1년 가량이 지난 후 ‘서울형 스마트공장’이라 명명하며 정책지원의 틀을 짜게 된다.
‘서울형 스마트공장’은 말그대로 서울지역의 제조업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다. 이효진 팀장은 “현장에서 마주한 서울 제조업은 노후화된 시설 속에 말그대로 서서히 말라 죽어가고 있었다고 표현하고 싶다”면서, “서울에는 국내 굴지의 대기업, 글로벌 기업,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 기업의 중심 오피스가 밀집해 있지만, 상대적으로 소규모 제조 중소기업은 소외돼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 답사를 거친 서울테크노파크는 산업 특성, 규모별로 지원 정책을 구분해, 컨설팅하며 포인트투포인트 지원 정책을 펼쳤다. 지원 정책과 별개로 산재돼 있는 소규모 공장의 정책의 효율적 실행을 위해 △서울스마트제조혁신추진위원회 출범, 대기업과의 높은 접근성을 장점으로 △대기업(LS일렉트릭 등) 멘토링, △공장 시설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공장의 원격 스마트화 지원 정책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정책 등을 펼쳐 나갔다.
그렇게 3~4년, 현장에서 발로 뛴 ‘서울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의 성과는 작지 않다. 구체적 수치로 나타나지 않는 변화도 많다. 컨설팅을 기본으로 한 맞춤형 지원 정책은 기업에 큰 변화를 주기도 했다. 이효진 팀장은 “코로나 팬데믹 때 어려움에 봉착한 봉제공장을 마스크 생산공장으로 컨설팅해 전환하기도 했다”면서, “밀접 컨설팅으로 유연 생산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스마트제조를 구현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서울형 스마트공장, 다음은 ‘디지털 X AI’
정부의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은 그간 스마트공장 보급·확산 정책을 일단락하고, 인공지능·디지털클러스터 등 고도화 정책으로 넘어가고 있다. 이에 서울테크노파크도 ‘서울형 스마트공장’ 지원 정책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을 융합해 지원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에는 ‘디지털 플랫폼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다.
협의체에는 서울테크노파크와 LG유플러스, LS일렉트릭, SK C&C, 한국공학대학교, 서울스마트제조혁신추진위원회 등 6개 기관이 우선 참여했다. 이효진 팀장은 “서울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컨설팅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라면서, “스마트공장 고도화와 함께, ESG 경영, DX 등을 지원하기 위한 것으로, 향후 원스톱으로 스마트공장 구축과 함께. 4차 산업혁명 관련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 구축이 최종 목표”라고 말했다.
스마트제조혁신 지원 정책이 ‘고도화’ 단계로 넘어가면서, 서울테크노파크는 데이터, AI 교육도 새롭게 추진 사업으로 시작했다. 이효진 팀장은 “서울 지역은 여전히 고도화 지원 정책을 펼치기에는 기초단계의 소규모 사업장이 많다”면서, “이런 사업장은 IT 전문인력을 고용하거나 교육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팀장은 “이에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데이터, AI 교육 등을 대상으로 무료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소규모 사업장이 많은 서울에 꼭 필요한 교육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부가 그간 추진해온 스마트제조혁신 정책이 성숙 단계로 접어들면서 정책의 효과성과 체감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했다. 특히 주목하는 부분은 ‘지역 특화 정책’이다. 그간 일선에서 서울 맞춤형 지원 정책을 고민하고 추진해온 서울테크노파크의 다음 성과와 행보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