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예산 삭감 도마… 방 장관 “투자 회수, 기자재 비용 등 고려한 결정”
  • 최용구 기자
  • 승인 2023.10.1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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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태양광 업계 붕괴 우려 제기, ‘고준위 방폐장’ 건립 두고 이견

[인더스트리뉴스 최용구 기자] 10일 산업통상자원부(장관 방문규, 이하 산업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2023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전기요금, 에너지 전환 방법론 등이 문제로 다뤄졌다. 전력량, 연료비, 기후환경요금 등을 감안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가운데 구체적인 이행 방법에 대한 여야의 의견은 달랐다.

산업부는 에너지 전환을 위한 재생에너지 확대 등 국제사회의 흐름에 역행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방문규 산업부 장관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관련 예산 삭감에 관해 “태양광 모듈 및 기자재 등 가격 흐름을 고려한 조치”라며, “예산이라는 게 매년 규모를 올릴 수는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쓰는 ‘간헐적 발전원’이란 표현은 아직 공감대를 얻지 못한 모습이었다. 앞서 한국전력 적자 개선책의 일환으로 발표한 전기요금 조정 방안에는 물음표가 달렸다. 전기요금 인상 등 쉽지 않은 문제의 해결책을 찾으려면 원자력발전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이날 국민의힘 이종배 의원(충북 충주)은 “전기요금을 일정 부분 인상해야 하지만 가계 지출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쉽게 인상하기는 어렵다”며, “근본적이고 중장기적인 전기요금 해결책을 위해선 원자력발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에너지 믹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를 대상으로 진행된 ‘2023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가 10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열렸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이 의원은 “원자력발전은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이며 안전하다”면서 ‘SMR 개발’, ‘고준위 방폐장(방사성폐기물처분장) 특별법’ 등의 조속한 추진을 당부했다.   

이에 방문규 장관은 “원전 산업의 생태계를 조기에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원전 수출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다른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답했다.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서울 마포구을)은 원전의 안전성을 지적했다. 방사능 누출로 인명피해를 낳은 체르노빌 사태(1986) 등을 예로 들었다.

정 의원은 “원전을 친환경에너지로 구분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방폐장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면서도, “무슨 수로 만들 것인지 대책은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내 방폐장 건립이 무산됐던 과거 9번의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방패장 자체가 또 하나의 국민 갈등을 조장할 것”이라고 했다. 

이같은 방폐장 건립시 예상되는 갈등에 대해 방 장관은 “국민들이 우리 미래세대를 위해 합리적인 선택을 하실 것이라고 믿고 설득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날 정 의원은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대마도 고준위 방폐장 건립’에 관한 국내 여론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설립 반대’ 의견이 70%였으며 82%는 “우리 정부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비례대표)은 전기요금 조정안의 실효성을 문제 삼았다. 앞서 산업부는 불어난 한전의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분기별 요금인상액을 정한 3가지 안을 발표했다. 해당 ‘2023 전기요금 조정 방안’을 보면, 시나리오 이행에 따라 한전의 영업이익이 연간 최대 1.9조원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최악의 경우엔 8,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됐다.

하지만 예상을 크게 벗어나 한전은 올해 상반기에만 8조5,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부는 올해 들어 Kwh당 21.2원을 인상했다. 이는 2023 전기요금 조정 방안에서 계획한 인상액보다 많게는 30원이 적다. 양이 의원은 “연말까지 30원 이상을 추가로 올리지 않으면 방법이 없다”라며,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 원전의 비중을 늘렸지만 큰 폭의 적자를 피하지 못했다. 원전이 경제적이라면 왜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사진=인더스트리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성환 의원(서울 노원구병)은 “정부가 재생에너지라는 블루오션을 두고 왜 엉뚱한 곳에서 일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탄소중립 전환을 위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급격히 늘리는 국제 흐름에 역행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세계 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이 2030년엔 61%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 IEA 통계자료를 제시했다. 

김 의원은 “태양광, 풍력, 전기차, ESS, 분산에너지 등 에너지 신산업에 대한 R&D 예산을 모조리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또 “재생에너지를 원전 확대의 걸림돌로 인식하고 지우기에 돌입한 것이 아니냐”며 따져 물었다. 그러자 방 장관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앞서 방 장관의 취임사에서 재생에너지 언급이 없었던 점을 문제 삼기도 했다. 산업부가 공개한 9페이지 분량의 해당 취임사에는 SMR, 탄소포집저장, 수소, 석유, 가스에 대한 언급은 있지만 재생에너지란 표현은 없다. 대신 “‘간헐적인 발전원’을 감안한 전력계통 보강”이란 문장이 적혔다.

김 의원은 “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인 태양광발전 업계의 90%를 중국이 장악하고 나머지 10%를 한국이 겨우 확보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무관심 때문에 관련 국내 기업들은 공장 문을 닫고 일자리가 붕괴될 처지에 놓였다”고 강조했다. 

방 장관은 이에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지원을 중단하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투자 회수 기간, 모듈 및 기자재 비용 등 하락세를 고려해 조정한 결과”라면서, “예산이라는 게 매년 올라갈 수는 없다. 여러가지 여건을 감안해서 운영해야 한다”고 대응했다.      

이날 방 장관은 “자국 기업이나 산업에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도 드러냈다. 

그는 “풍력, 태양광, 전기버스, 농업용 드론 등 산업계 전반에서 중국 업체로 가는 정부 보조금이 지나치게 많다”는 국민의힘 양금희 의원(대구 북구갑) 지적에 “정부 보조금 제도가 중국산 상품을 지원하는 그런 기능으로 전락하고 있는 것에 대해 재정비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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