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NH투자증권이 일본 태양광발전소 투자에 실패하면서 SPC(투자합작법인) 출자금과 대출금 등 약 838억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승남 국회의원은 지난 10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NH투자증권이 일본 태양광발전소에 투자하기 위해 SPC에 약 503억원을 출자하고, 에쿼티브릿지론 31억7,220만엔(한화 약 336억원)을 대출해줬지만, 태양광발전소의 설계 결함 등으로 잔여 지분 인수에 실패하며 약 838억원의 출자금과 대출금 중 최대 301억원 손실을 입을 위기에 처했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2019년 국내 에너지 인프라 투자자문회사인 에너지이노베이션파트너스와 함께 일본 시마네현에 있는 47MW 규모 태양광발전소에 투자하기 위한 EIP 인베스트먼트 인프라 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이하 EIP 1호)를 설립하고, 99.6% 규모의 지분 취득을 위해 502억7,808만원을 출자했다.
EIP 1호는 이후 대표적인 조세피난처인 케이먼제도에 설립된 EIP Solar One과 일본 Suimei Solar Park 태양광발전소의 지분 36%와 2021년 3월 말 태양광발전소 준공 이후 DMM닷컴이 소유한 잔여 지분 64%를 98억8,250만엔(한화 약 1,047억원)에 우선 매수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한 캐나다 회사 Suimei LP의 지분을 각각 100%, 99.5% 취득했다.
NH투자증권은 2021년 3월경 일본 태양광발전소 Suimei Solar Park가 준공되면, EIP 1호와 Suimei LP를 통해 소시에테제네랄, SBI신세이, 아오조라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받은 후, DMM닷컴이 소유한 잔여 지분 64%를 인수해 에쿼티브릿지론 31억7,220만엔(한화 약 336억원)을 회수하는 한편, 태양광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판매해 연 8%대의 수익률을 올리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2021년 1월 일본 시마네현 일대에 50cm가 넘는 폭설이 내리면서 태양광발전소 구조물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했고, 이에 Suimei LP에 태양광발전소 잔여 지분 매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해주기로 했던 은행단은 태양광발전소 설계 결함을 주장하며, ‘폭설로 인한 태양광발전소 구조물 손상 사고의 근본 원인 분석과 관련 설계 수정 등 개선 조치가 이뤄지기 전까지 자금 조달은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이에 Suimei Solar Park 잔여 지분을 소유한 DMM닷컴은 2021년 8월 10일 ‘Suimei LP가 2021년 8월 6일까지 잔여 지분 인수에 필요한 대금을 미지급했기에 우선 매수권 계약을 종료한다’고 밝혔고, 이에 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NH투자증권이 투자한 Suimei LP는 태양광발전소 잔여 지분을 인수하지 못하고, 태양광발전소 설계 결함에 대한 책임 소재 규명과 우선 매수권 계약 해지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더욱이 NH투자증권이 502억7,808만원을 출자해 지분 99.6%를 소유한 EIP 1호는 물론, 그 자회사인 EIP Solar One, Suimei LP 모두 태양광발전소 잔여 지분 인수 실패로 태양광발전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면서 4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Suimei LP는 지난 4년간 일본 태양광발전소 잔여 지분 매입 지연으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펀드매니저인 Alma Global Infrastructure(이하 AGI)에게 1억2,526만엔(한화 약 11억3,872만원)을, 투자 모니터링 서비스를 제공하는 Diode Ventures에게 417만4,391엔(한화 약 3,783만원)의 관리 수수료를 지급했다.
또 Suimei LP는 관리 수수료 외에도 법률 자문, 회계, 보험 등 수수료 등의 이유로 매년 2~3억원을 사용해 현금 보유액이 2019년 말 1억1,305만엔(한화 약 10억2,769만원)에서 2022년 말 약 3,716만엔(한화 약 3억3,778만원)으로 급감해 추가 자금 조달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EIP Solar One의 보유자산은 2022년 말 기준 46억1,972만엔(한화 약 419억9,601만원), Suimei LP의 보유자산은 2022년 말 기준 70억4,336만엔(한화 약 640억2,833만원)에 달했지만, 두 회사 모두 총자산의 99% 이상이 Suimei Solar Park 투자금으로 구성돼 있어 태양광발전소 잔여 지분 인수에 실패할 경우, NH투자증권이 EIP Solar One과 Suimei LP에서 출자금과 대출금을 회수할 방법은 사실상 전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H투자증권은 EIP 1호에 대해서만 GP(General Partner)로 참여하고, 일본 태양광발전소 Suimei Solar Park 투자를 담당하는 Suimei LP에는 GP보다 투자에 대한 권한이 적은 LP(Limited Partner)로 참여해 투자에 있어 중요한 의사결정이나 정보에 대한 접근은 펀드매니저인 AGI에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었다.
이에 김승남 의원은 “NH투자증권은 DMM닷컴과 잔여 지분 인수 소송이 끝나는 대로 출자금과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소송이 NH투자증권에 유리하게 끝날 거라 장담하기 어렵고 최대 301억 원의 투자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라며, “농협중앙회는 당시 일본 태양광발전소 투자를 결정한 NH투자증권 대표와 임직원 등에 대해 집중 감사를 실시하는 한편, 일본 태양광발전소 잔여 지분 인수 실패에 대비해 출자금과 대출금을 회수할 방안을 마련해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