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화재율이 제로(0)에 가까운 이유를 분석해보니...
"스마트폰 직사광선 노출 적고 기술개발 역사 길어 화재율 낮아"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지속되는 가운데 전기 자전거, 전동킥보드 마저 화재가 잇따르면서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같은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고 일상에 엄청나게 많은 양이 보급된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화재 발생률은 사실상 제로(0') 가깝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 안전한 이유로 햇빛 등 직사광선에 대한 노출이 적고, 적은 용량, 긴 개발역사 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11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 32분경 경기도 부천시 상동 5층짜리 다세대주택 2층에서 전기자전거 배터리가 폭발하며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화재진압차량 46대와 소방관 등 131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34분 만에 완전 진화했다. 이 사고로 주민 7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고, 소방서 추산 4300만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앞서 9일 부산 벡스코 지하 주차장에서도 충전 중이던 전기자전거에서 불이 났다. 지하주차장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면서 자체 진화돼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210만원대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리튬이온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화재 사고가 빈번히 발생하면서 리튬이온배터리에 대한 사회적 불안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지난 3일부터 다음달 10월 24일까지 서울 종로구청, 인천 남동구청, 대구 달서구, 울산 북구 등 22개 지자체와 함께 약 7주간 불법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 유통 상황에 대해 집중 점검에 나서고 있다. 전기자전거·전동킥보드로 인한 화재가 발생하자 정부가 직접 KC 미인증·미표시 제품이나 불법 유통된 리콜제품 등에 대해 칼을 뽑아든 것이다.
리튬이온배터리가 공포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사실 전국민 대부분이 리튬이온배터리 1~2개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생활가전과 전자담배 등에도 리튬이온배터리가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제품의 화재 발생률은 극히 낮은 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소방청 발표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리튬이온배터리에 의한 화재는 총 612건을 기록했다.
전동킥보드가 467건, 전체의 76%로 가장 많았고, 전기자전거가 168건 13.72%로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스마트폰 리튬이온배터리 화재 건수는 29건, 4.73%에 그쳤다. 스마트폰 보급률을 감안하면 화재 발생률은 사실상 제로(0)에 가깝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2024년 4월 말 기준 국내 이동통신 휴대폰 가입회선은 약 5675만 개, 스마트폰 회선은 약 5582만 개로, 같은 달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총인구수 5129만명 보다 많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스마트폰 화재 발생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 우선 전기차 등에 비해 스마트폰 용량이 적다는 점이고, 둘째는 햇빛 등 추가적인 열에 대한 노출이 스마트폰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리튬이온배터리는 열을 받을수록 화재 위험도가 높아지는데, 햇빛 등 직사광선에 노출되는 빈도는 차량이나 자전거가 스마트폰에 비해 많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공 교수는 또한 "사실 휴대폰 배터리 화재도 과거에는 빈번히 발생했지만, 기술개발 역사가 전기 모빌리티에 비해 훨씬 길고, 그에 따른 기술적 보완이 잘 되어 있는 점도 화재율이 낮은 이유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전기차, 전기자전거, 전동킥보드 화재 원인과 이에 대한 해결책 마련에 민·관·학이 고심하고 있다”면서 “전기 이동수단에 대해서도 햇빛 등 외부 열을 보다 확실하게 차단할 수 있다면 화재를 줄이는 방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리튬이온배터리가 탑재된 모든 제품을 사용할 때 반드시 피해야 할 것은 바로 '과충전'이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리튬이온배터리 화재의 51%가 과충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