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현실 기자] 아직은 추석(秋夕)보다 하석(夏夕)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진짜 가을이 다가오면 캠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서늘한 기온과 함께 캠핑 예약도 덩달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캠핑장비 외에 반드시 챙겨야할 것들이 적지 않다.

 A 씨는 캠핑장 2박 이용 계약을 체결한 뒤 예약 대금을 사업자에게 지불했다. 그는 갑작스런 일정이 생겨 예약 30분 후, 사업자에게 취소 요청을 했으나 사업자는 위약금 10%를 부과하고 나머지 금액만 환불해줬다. A 씨는 결제 후 채 1시간이 지나지 않았고, 예약일까지 무려 2개월 이상 남았다고 주장하면서 전액 환급을 요구했으나 캠핑장 사업자는 이를 거부했다.

차에서 숙박한다는 뜻의 '차박', 캠핑과 피크닉의 합성어인 '캠프닉' 등의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캠핑은 국민 여가 중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캠핑장 관련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고 있어 반드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2021년 10월 기준 국내 기준 등록 캠핑장은 2824개소였으나, 2024년 1월 기준 3786개소로 2년간 962개소(34.0%)가 늘었다. 다만, 캠핑장 관련 소비자 피해사례도 덩달아 올라 2019년 1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캠핑장 관련 소비자 상담은 2472건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피해구제는 277건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소비자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피해 유형은 ‘계약 해제’ 관련이 대부분(92.4%)을 차지했으며, 이 가운데 ‘위약금 과다’가 126건(42.2%)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사업자 귀책사유’ 64건(21.4%), 가 두번째로 많고 , ‘기후변화 및 천재지변’ 57건(19.1%), ‘감염병’ 29건(9.7%), ‘환급지연’ 13건(4.3%) 등의 순이었다.

'위약금 과다'와 '사업자 귀책사유'가 각각 9.4%p, 1.3%p로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사업자 귀책사유의 경우, 예약일이 대체공휴일로 지정되자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예약을 취소하고 인상된 금액을 지급하라고 요구한 사례도 확인됐다.

캠핑장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 따라 운영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캠핑장 예약 플랫폼 5개(땡큐캠핑, 야놀자, 여기어때, 캠핏, 캠핑톡)에 등록된 전국 캠핑장 100개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캠핑장이 이를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성수기 및 주말 여부 구분 없이 예정일 전 취소 위약금만을 규정하거나, 사업자 귀책사유로 인한 계약 해제 시에도 캠핑장별 자체 규정을 사용하는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조항들이 일부 확인됐다.

소비자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사안은 더 있다. 전자상거래 이용시 카드·간편결제·계좌이체 등 다양한 결제 수단이 제공되나 캠핑장 예약 플랫폼을 통해 캠핑장을 예약할때는 계좌이체만 가능한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1년 이내 사설 캠핑장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만 20~69세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자 설문조사에서 전체 응답자 중 70.4%(352명)는 캠핑장 예약 플랫폼으로 캠핑장 예약 시 계좌이체만 가능한 경우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 가운데 60.2%(212명)는 예약 과정에서 계좌이체만 가능해 불편을 겪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46.0%(230명)는 계좌이체로 예약한 뒤 사정이 생겨 취소했을 경우에도 전액 환급을 받는 대신 수수료를 공제한 금액을 환급받은 적이 있다는 불만사항도 전했다.

한국소비자원측은 "캠핑장 예약 플랫폼 5개에 등록된 캠핑장 100개소의 약관을 모니터링한 결과 2021년 조사 결과와 비교해 큰 변화가 없다"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계약 해제 시 소비자에게 과도한 위약금을 부과하는 기준을 개선토록 권고해 소비자에게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도록 주력하겠다는 것이 한국소비자원의 입장이다. 특히 소비자에게 불리한 약관에 대해서는 사업자가 반드시 개선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 시장감시팀의 한 관계자는 "예약 전 계약 해지 관련 규정을 미리 살펴보는 것을 권장한다"며 "위약금 규정이 미비하거나 계좌이체로만 가능한 캠핑장은 이용 전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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