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최인영 기자] 우리 경제 핵심인 제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가 중소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하는 가운데 ‘스마트 제조’에 대한 산업계 동향과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공유의 장이 열렸다. 중소기업 임직원뿐 아니라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제조에 관심 있는 누구나 무료 참여할 수 있도록 해 의미를 더했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Apple Manufacturing R&D Accelerator)는 지난 9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포스텍(포항공과대학교)에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주제로 ‘스마트 제조 포럼(Smart Manufacturing Forum)’을 개최했다. 디지털 혁신과 관련된 산업계 동향과 그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현장에는 300여명이 참석해 열기를 띠었다.
애플 존서 시니어 디렉터는 개회사에서 “올해 2회를 맞은 스마트 제조 포럼이 우리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략과 방향을 제시하는 심도 있는 논의의 장이 되길 희망한다”며, “스마트 제조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에 초점을 맞춘 기조연설과 패널토론에 이어 네트워킹 시간을 마련했으니 스마트 제조 기업 관계자들이 통찰력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포스코(POSCO) 국제관에서 열린 첫 날 행사에서는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의 안건 기여자(Agenda Contributor)로 활약해 스마트 제조 분야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진 멕시코 몬테레이공과대학교 다비드 로메로 교수와 서울대 공학전문대학원 주영섭 특임 교수(전 중소기업청장)의 특별 강연과 함께 AI(인공지능), 디지털 트윈, 디지털 전환(DX) 관련 세션을 진행했다.
주영섭 교수는 “AI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 기술이 모든 변화를 촉발하는 시대적 흐름에서 디지털 대전환, 그린 대전환, 문명 대전환 등 3대 대전환이 세계를 바꾸고 있다”며, “디지털화를 통한 인류 가능성 확보가 시대적 흐름”이라고 입을 열었다.
주 교수는 오늘날의 제조업은 단순한 공장의 개념을 넘어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로봇, 우주, 항공 등 우리 경제 산업의 근간이 되는 모든 것과 연관된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 제조 또한 생산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고 언급하면서 제품 개발, 생산, 판매, 서비스 등의 전 과정을 아우르는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대전환의 3요소는 연결, 데이터, AI로 꼽았다.
다비드 로메로 교수는 오퍼레이터 4.0에 대해 AI는 단순히 인간이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기반으로 인간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즉 작업자와 기술의 상호작용을 의미하며, 기술 덕분에 젊은 인재들이 제조 현장을 선호하는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제조 현장에서 일하는 아이언맨이 되는 셈”이라며, “기술은 기술을 사용해 무엇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개념으로 AI와 인간의 지능을 함께 활용할 때 최고의 결과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대전환 시대 패러다임 혁명과 스마트 제조혁신 △인간 중심 스마트 제조 패러다임과 오퍼레이터 4.0(Operator 4.0) △제조업의 AI 기반 디지털 전환 실무 사례 등의 주제 발표가 진행됐다. 또한 미래 제조업을 이끌어 갈 푸드테크와 로보틱스 관련 기업이 한 데 모여 제조업의 미래를 논의하는 패널 토론을 하고, 스마트제조혁신추진단(KOSMO)의 스마트팩토리 우수 구축 사례에 선정된 기업이 성과를 공유했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에서 열린 둘째 날 행사에는 그간 센터를 이용해 온 중소기업이 직접 참여해 자신들의 경험과 성과를 함께 나눴다. 이와 함께 운영 중인 교육 커리큘럼·컨설팅 성공 사례 소개 프로그램, 산업계 주요 이슈와 커뮤니케이션 관련 특강을 진행했다.
애플 제조업 R&D 지원센터는 애플이 만든 세계 최초 제조업 특화 R&D 지원센터로 포스텍 내에 있다. 스마트 공정 관련 최첨단 장비를 구축해 중소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교육과 일대일 컨설팅 등을 무상 제공하고 있어 중소기업이라면 어느 기업이나 센터에 마련된 장비를 무상 사용할 수 있으며, 장비 교육도 지원받을 수 있다.
아울러 오는 11월 26일부터 28일까지는 SME Week 중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예정이며, 신청은 웹사이트를 통해 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9월 범부처 ‘신(新) 디지털 제조혁신 추진전략’을 발표하면서 오는 2027년까지 디지털 제조혁신 고도화 기업 5,000개를 육성하고, 민간·지역 주도의 2만개 중소 제조기업 디지털 전환을 유도할 계획을 밝혔다. 그간의 정부 주도 스마트공장 보급 정책의 한계에서 벗어나 △기업 역량별 맞춤형 지원 △제조데이터 기반 생태계 조성 △민간·지역 협력 네트워크 강화 △기술력 있는 공급기업 육성 등 4대 전략을 제시했다. 제조 혁신과 디지털 전환 가속화를 통한 제조업의 황금기를 구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전략으로 정부·민간·지역이 한팀을 이뤄 지능형 공장의 질적 고도화와 양적 개선을 이룰 것을 목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