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은경 기자]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가 "지금까지 못했던 고객 신뢰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는 2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으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정 후보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회장의 부당대출 사건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내부통제 개선안에 대해 "제 은행생활 30년 중 26년을 영업점에서 생활하고 있다"며 "직원들이 업무보다 내부통제를 우선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게 우선 요소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직 쇄신과 관련해 "업무 중심으로 배치된 것을 고객 중심으로 하려 한다"면서 "서비스를 하는 은행, 은행원은 고객 중심으로 편제가 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29일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
기업금융 성장 집중...기업 부문으로 토대 만들어야
정 후보는 사업부분에서는 "가장 강점인 기업금융을 성장시킬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은행의 모태는 조선 상인들을 위해서 시작된 은행"이라며 "우리나라같이 수출입을 많이 하고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인력과 수출, 수입을 강력하게 하려면 기업금융, 지금 힘들어하시는 개인사업자 등 기업 부문으로 토대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내부 갈등에 대해서는 "어느 은행 출신을 떠나 일 잘하는 사람을 등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임 회장님의 금융 식견은 우리나라에서 톱클래스"라며 “배워야 할 점도 많고 한 분야에만 있던 저로서는 배워야할 점이 많아 자문을 많이 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우리은행은 256개 해외영업점에 지문인증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는 내부통제 강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시스템 구축으로 직원 본인의 지문인증으로 전산시스템 로그인과 업무 결재가 가능하게 됐으며, 지문인식기기 내부의 정보를 암호화해 관리할 수 있는 신기술이 도입됐다. 이를 통해 관계자 외 접근통제, 직원간 업무 대행 등 금융사고를 방지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은행은 지난 17일 바레인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10개 영업점에 지문인증 시스템 도입을 완료했다. 올해 말까지 ▲필리핀법인 ▲방글라데시지역본부 ▲유럽법인에 확대 적용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인도네시아 ▲베트남 ▲중국법인 모든 영업점에 지문인증 시스템 도입을 완료할 예정이다.
연이은 금융사고로 조직 다잡기 쉽지 않을 것
이런 행보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지명된 정진완 우리은행장 후보가 쉽지 만은 않은 임기 초기를 보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있었던 연이은 금융사고로 인해 어수선한 조직을 다잡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28일 임종룡 우리금융 현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 재임 시에도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이 일어났다고 밝힌 바 있다.
검찰과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은행 경영진의 방조 또는 연루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정황이 엿보이기도 한다.
검찰수사와 함께 금융감독원이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압박을 이어가고 있어 임 회장의 거취 마저 불투명한 가운데 향후 정진완 은행장이 임기 초반에 어려운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