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용시장서 ‘쉬었음’ 인구 증가하는 현상 뚜렷하게 나타나
양질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환경개선을 위한 정책 노력 필요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특별한 이유도 없이 구직 활동조차 하지 않고 있는 청년이 4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구인구직 간 불일치와 양질의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국내 고용시장에서 ‘쉬었음’ 인구가 증가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이 증가를 주도하는 연령층은 취업 경험이 있는 25~34세의 청년들이다.
'쉬었음' 인구는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쉬는 사람들을 의미하며 이는 잠재적인 노동력 손실로 이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쉬었음 인구는 235만 명에 달하며, 이 중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율은 29.5%로 작년 4분기 22.7%에서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청년층의 쉬었음 증가가 취업 경험 후 노동시장을 떠난 사례에서 두드러진다고 밝혔다. 이는 청년들이 단순히 취업을 미루는 것이 아니라 취업 이후 일자리 만족도가 낮아 다시 노동시장을 떠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그만둔 청년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비자발적으로 그만둔 뒤 쉬는 경우도 올해 크게 증가했다. 보고서는 이를 일자리 불일치와 같은 구조적 문제와 청년 고용의 질적 하락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청년층 고용의 질은 큰 폭으로 하락했으며 아직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황이다. 특히 교육 수준이 높고 일자리 선택 기준이 까다로운 청년층은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노동시장을 자발적으로 떠나는 사례가 많다.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될 경우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영구적으로 이탈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자발적으로 일을 그만둔 청년 중 1년 이내에는 근로희망 비율이 약 90%였으나 1년이 지나면 이 비율은 50%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수민 한국은행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쉬었음 상태에서 취업에 성공할 확률은 실업 상태일 때보다 훨씬 낮다"며 "청년층의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 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청년층이 다시 노동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노동시장 환경 개선을 통해 청년층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