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암호화폐 ‘테나·루나’ 폭락 사태의 주범인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 창업자 권도형씨가 한국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은 1일(현지시간) 몬테네그로 항소법원이 권씨를 미국으로 인도하려는 시도를 거부한 하급심 법원의 판결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항소법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포드고리차 법원은 권도형에 대해 한국으로의 약식 인도를 허용한 반면 미국의 범죄인 인도 요청은 기각했다”며 “이 결정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이)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포드고리차 법원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권씨가 언제 송환될 수 있는지는 즉각 밝히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이번 조치는 몬테네그로에서 여권 위조 혐의로 체포된 권씨 사건에 대한 수개월에 걸친 법적 공방에 따른 것이다.
권씨가 체포된 이후 한국과 미국 양국 사법당국 모두 몬테네그로에 권씨 송환을 요청했다. 이에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씨를 미국이나 한국으로 인도하라는 판결을 여러 차례 내렸다가 뒤집었다. 올해 3월에는 항소법원의 결정으로 권씨의 한국행이 사실상 결정됐으나, 법무부의 이의 제기를 대법원이 받아들여 이를 무효화 하면서 원점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전 세계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린 ‘테나·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테라폼 랩스(Terraform Labs)’ 창업자인 권씨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같은해 5월 권 대표를 비롯한 테라폼랩스 관련자 5명은 테라폼의 400억달러 규모 암호화폐 붕괴와 관련된 사기 및 금융 범죄 혐의로 수배됐다. 이어 미국 뉴욕 연방 검찰은 테라폼랩스의 폭락과 관련해 권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지난해 3월 권씨와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위조 코스타리카 여권을 사용해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하려다 몬테네그로에서 체포됐다. 권씨는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씨는 지난 3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현지 외국인수용소에서 지내고 있다. 함께 검거됐던 한씨는 지난 2월 한국으로 송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