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국내 연구진이 태양광 모듈의 재활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리콘 태양전지 폐기물을 친환경적이고 인체에 무해한 방식으로 재자원화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한국세라믹기술연구원은 김수민, 최문희, 신효순 박사로 구성된 연구팀이 실리콘 태양전지 폐기물을 활용해 수소 가스 생성 및 금속 자원 추출에 성공하고, 폐태양광 모듈을 적층형으로 분리해 수소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공정 기술을 개발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실리콘 태양광 패널로 대표되는 태양전지는 풍력발전, 수소, 연료전지 등과 함께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으며, 빛을 전기로 변환하는 광기전력 효과를 통해 높은 에너지 전환 효율을 자랑한다.
이러한 태양광 패널의 기대수명은 20년 내외로,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인 태동기를 겪은 국내 태양광 시장은 1세대 패널들의 사용이 종료되는 시기를 맞이했다. 이에 따라 2050년에는 11만5,250t에 달하는 폐패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태양광 폐패널에 대한 효과적인 처리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었고, 연구팀은 폐기된 실리콘 태양전지에서 금속성 오염 문제로 인해 재자원화가 어려운 부분을 발상의 전환을 통해 극복하고자 하는 혁신적인 접근을 시도했다.
태양광 모듈 폐기 과정에서 실리콘을 덮고 있는 부품들을 하나씩 단계적으로 제거하는 기존 방식(프레임→정션박스→백시트→유리→EVA→금속)으로는 최종 처리 단계에서 다양한 환경 오염물질이 발생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폐패널을 샌드위치 구조 형태로 절삭해 실리콘 단면을 노출시키고, 염기성 용액을 활용해 실리콘을 액상으로 추출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이를 통해 기존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던 매연과 폐수 등 환경오염 요인을 크게 줄이면서 고체 상태의 봉지재와 유가 금속을 효과적으로 추출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연구팀은 “염기성 용액과 실리콘의 반응으로 수소 가스가 발생하는 과정을 확인했다”며,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차세대 신규 청정 수소 제작을 위한 핵심 기초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기술성을 인정받아 지난 10월에 ‘폐태양전지의 처리장치와 그 방법’에 대해 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자원순환 산업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세라믹기술연구원 김수민 박사는 “태양광 폐패널의 재활용 과정에서 단순히 폐기될 실리콘 태양전지를 활용해 청정 수소 생산을 위한 재자원화가 가능하다는 점은 큰 의미가 있다”며, “국내 연구진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수소의 운송 및 보관 분야까지 기술이 확대된다면, 수소 연료전지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