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인더, 한미반도체 모두 울었다" SK하이닉스 HBM TC 본더 납품 '오보'에 휘청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10.18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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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인더, SK하이닉스향 HBM TC 본더 테스트 탈락 오보에 10%대 하락
한미반도체 주가, 역대급 호실적 발표 하루 만에 '납품 이연' 가능성에 '털썩'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사진 = 연합뉴스
경기도 이천 SK하이닉스 본사/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인적분할 이후 기대감을 높여가던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가 'SK하이닉스향 HBM(고대역폭 메모리) TC 본더 퀄테스트 탈락' 오보에 급소를 맞았다.

주가는 10%대 하락세를 보였고 회사측은 사태 수습을 위해 SK하이닉스로 테스트용 제품 납품 사실을 처음으로 '공식화' 할 정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한편 HBM TC본더를 SK하이닉스에 독점공급하는 한미반도체도 SK하이닉스 때문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역대급 호실적 발표 하루만에 SK하이닉스로의 납품이 내년으로 미뤄질 수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10% 넘게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정밀기계는 전날 자사의 HBM TC 본더가 SK하이닉스의 퀄테스트에서 탈락했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현재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검증이 완료되는 대로 납품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즉각 반박하는 논평을 냈다.

한화정밀기계측은 발주시기에 대해서는 “고객사 관련 사안이라 별도 답변은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SK하이닉스에 테스트용 TC본더를 납품했다는 사실을 사측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TC본더는 열압착을 통해 수직으로 쌓은 D램을 부착하는 장비로, HBM의 수율(양품 비율)을 결정짓는 핵심 장비로 꼽힌다.

회사의 정면 반박에도 한화정밀기계의 지주사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의 주가는 17일 종가 4만2200원으로 전날 대비 5100원(-10.78%)이나 폭락했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 주가가 전일 대비 하락한 채 장을 마감한 것은 지난달 30일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이달 11일을 제외하고 9 거래일 동안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었기에 타격이 더 컸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의 사업구조를 들여다보면 단순 오보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는 구조가 엿보이기도 한다. 

한화인더스트리얼솔루션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비주력’ 사업부문인 한화비전(영상보안부문)과 한화정밀기계(반도체 조립 등 산업용장비 부문)를 인적분할해 설립된 회사다.

한화비전은 지난해 매출 1조538억원, 영업익 1371억원을 기록했다. 비주력사업으로 간주됐으나 지난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전체 영업익(6911억원)의 20%를 차지하는 훌륭한 자금줄이었다.

문제는 한화정밀기계다.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현재는 다소 불안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3903억원에 44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4월 인적분할관련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측은 한화비전의 견조한 실적과 한화정밀기계의 고성장 반도체 장비사업의 시너지를 성장전략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해 HBM 시장을 주도하는 SK하이닉스로의 TC본더 납품은 필수과제다. 실제로도 SK하이닉스 납품의  파급력은 매우 크다.

한화정밀기계 홈페이지 게시된 오보 관련 반박 게시물(왼쪽)과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는 '듀얼 TC 본더 그리핀'/사진 = 각 사 홈페이지
한화정밀기계 홈페이지에 올라온 오보 관련 반박 게시물(왼쪽)과 한미반도체가 SK하이닉스에 공급하고 있는 '듀얼 TC 본더 그리핀'/사진 = 각 사 홈페이지

앞서 한미반도체는 17일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2085억원, 영업익 993억원으로 1980년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무려 568.4%, 영업이익은 3320.9%나 껑충 뛰었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에 HBM TC본더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차세대 장비 개발을 통해 HBM TC본더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미반도체는 지난 6월 7일 자사의 '듀얼 TC 본더 그리핀‘을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1499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한미반도체 전체 매출액(1590억원)의 94.28%에 달한다.

한미반도체는 앞서 2월과 3월에도 SK하이닉스와 각각 860억원, 214억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합산 계약규모는 2573억원으로 지난해 매출의 1.6배에 이른다. 한화정밀기계의 지난해 매출액(3903억원)의 65%에 육박하는 금액이다.

한편 한미반도체도 SK하이닉스 관련 소식에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한미반도체 주가는 전날 호실적 발표에도 전일 대비 10.40% 하락한 10만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가에서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설계를 변경해 한미반도체 매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곽민정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HBM3E 8단에서 12단으로 설계 변경으로 인한 출시 계획 조정에 따라 고객사향으로 동사의 본딩 장비 납품이 내년 1분기로 이연됨에 따른 매출 감소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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