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인천 청라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에서 불이 난 지 3개월여 만에 같은 회사의 다른 모델 전기차에서 또다시 주차 중 화재가 발생해 파장이 예상된다.
14일 아산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14분쯤 충남 아산시 모종동의 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 주차돼 충전 중이던 벤츠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질식소화포와 소방차 등 장비 27대와 소방관 85명을 투입해 화재 발생 2시간여 만에 화재를 진압했다.
다행히 열폭주 현상은 일어나지 않아 불길이 다른 차량이나 건물로 번지지는 않았다. 이 불로 주변 차량 1대에 그을음이 발생했고 사고 차량이 불에 타 3200여만원의 재산 피해가 난 것으로 소방 측은 파악하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불로 해당 아파트 주민 최소 수십 명이 긴급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염은 차량 하부와 모터룸(앞부분) 쪽에서 주로 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불이 난 전기차는 메르세데스벤츠 EQC400 4매틱 모델로 확인됐다. 지난 8월 전기차 화재 이후 벤츠코리아가 공개한 배터리 정보에 따르면 EQC400 4매틱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됐다. 해당 모델 차량의 경우 한국에서는 2021년 이후 수입을 하지 않고 있다.
소방 당국은 “전날 밤 전기차를 충전해 놓은 상태로 귀가했다”는 차주의 진술 등을 토대로 자세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조사에 앞서 배터리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열폭주’와 같은 추가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72시간 동안 아산소방서 수조에 보관하게 된다. 이후 충남소방본부와 국토교통부 등으로 꾸려진 합동조사반이 화재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벤츠코리아 측은 “이번 사고로 인해 불편을 겪으신 주민분들께 유감을 표한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당국과 협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 측은 “아직 화재 원인이 밝혀진 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회사의 공식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벤츠는 지난 8월에도 주차 중이던 EQE350+ 전기차에서 화재가 발생해 ‘전기차 포비아(공포증)’를 촉발하는 등 논란이 된 바 있다. 해당 전기차에는 벤츠의 고급차 이미지와는 거리가 먼 중국산 저가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더 큰 파장이 일었다.
이에 벤츠 EQE와 같은 전기차 모델 차주 등 24명은 벤츠 본사 등을 상대로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요구하는 집단 소송을 냈다. 원고들은 벤츠 전기차 EQE 모델 대부분에 중국산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됐는데도 인천 화재 사고 전에는 이런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