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해킹 사고가 발생한 SK텔레콤(SKT)이 25일 2300만명에 달하는 전 고객을 대상 유심 무상 교체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CEO)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사옥에서 개최된 고객 정보보호조치 강화 설명회에서 "SKT를 믿고 이용해주신 고객 여러분과 사회에 큰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SKT를 이용하는 모든 고객분들을 대상으로 원하실 경우 유심 카드를 무료로 교체해드리는 추가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앞선 ‘유심보호서비스’와 비정상인증시도 차단(FDS∙Fraud Detection System) 강화 시행에 이어 고객이 느낄 불안감을 최대한 해소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에 28일 오전 10시부터 SKT는 자사 고객들에게 유심(eSIM 포함) 무료 교체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유심 교체를 희망하는 이달 18일 24시 기준 SKT에 가입된 모든 가입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전국 '티 월드'(T world) 매장과 공항 로밍센터에서 진행되며, 교체는 단 1회에 한정된다.
SKT는 유심 무료교체 서비스를 19~27일 자비로 유심을 교체한 고객에게도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고객들이 이미 납부한 비용에 대해서도 별도로 환급 조치하기로 했다.
또한 SKT는 오는 5월 안으로, 로밍 중에도 유심보호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이번 해킹 피해 및 유심 무상 교체로 SKT는 적잖은 비용을 부담하게 됐다. 유심의 제조 원가는 통신사별로 다르지만 1000원대 금액으로 알려져 있는데, 해킹 피해 규모가 확정되진 않았지만 모든 SKT 고객(약 2300만명)이 유심을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230억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보안 및 통신업계에서는 유심 교체를 적극 권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보안 업계의 한 전문가는 "어떤 정보가 얼마나, 어떻게 유출됐는지를 파악하는 게 급선무이지만, 유출됐다는 가정 하에 예상되는 보안 위협은 적지 않다"며 "우선 유심 정보가 유출되면 유심을 복제한 대포폰, 복제폰 등이 생겨날 수 있고, 유출 피해자의 번호가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피해자를 사칭해 그의 지인 등에게 2차 피해를 입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문자, 위치 등의 정보 탈취가 가능하다"고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유심 교체 시 주의사항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유심을 교체한다고 해서 휴대폰의 모든 데이터가 교체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다만 휴대폰으로 NFC(근거리 무선 통신) 등 교통카드 기능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유심 교체 시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 휴대폰 교통카드의 경우 유심 자체가 교통카드의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 휴대폰 교통카드에 잔액이 남아있다면 소진하거나 잔액을 따로 환불 신청을 하는 등 번거로운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연락처 중 일부가 유심에 저장돼 있는 경우 연락처가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드문 유형이기는 하지만 만일을 대비해 유심 교체 시 연락처 백업도 중요하다.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카카오톡, 인터넷 뱅킹 등도 유심이 바뀌면 인증이 필요하다. 이에따라 카카오톡에서 대화 내용을 미리 백업한 후 유심을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