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군사정권범죄수익국고환수추진위원회(환수위)는 최근 문화관광체육부(문체부)에 아트센터 나비의 정부 보조금 부정 수령과 보조금 횡령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고발장을 냈다고 18일 밝혔다.
환수위 관계자는 이날 “아트센터 나비는 매년 국민 혈세인 7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아왔지만 방만 경영뿐 아니라 횡령 의혹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며 “이에 해당 의혹을 철저히 조사해 검찰 등 사정기관에 고발 조치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익 제보 문건을 문체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 “아트센터 나비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확인조차 하지 않고 보조금을 집행한 관련 기관과 해당 책임자에 대해서도 철저히 조사해 국민 혈세 낭비의 실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수위측은 이에 대해 “아트센터 나비의 운영자인 노소영 관장은 정부 지원금 수령을 위해 나비를 형식적으로만 운영해온 정황이 적지 않다”면서 “이는 막대한 세금을 수령하고도, 예술 산업의 발전을 위한 전시 등에는 매우 소홀했다는 증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수위에 따르면 아트센터 나비의 결산보고서에서 최근 5년간 받은 정부 보조금은 약 34억원에 이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2019년 보조금이 9억4104만원으로 가장 많고 ▲2020년 7억8197만원 ▲2021년 7억8978만원 ▲2022년 5억5469만원 ▲2023년 3억3785만원 등인 것으로 집계됐다.
환수위 관계자는 “5년간 나비가 전시회를 연 기간은 총 230일인데, 계산해 보면 1년에 46일만 전시회를 연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전시활동도 없고 임대료도 수년간 미납된 상태로 운영돼 온 나비센터측이 그 많은 정부 지원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했다는 것인지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최근 5년간 34억원의 보조금을 받았음에도 누적 적자가 48억원에 이를 정도로 방만경영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200억원 규모였던 자산도 지난해 말 기준 145억원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 직원의 20억원 횡령 사건과 임대료 미지급 소송 건 등을 감안할 때 내부적으로 자금 운영에 상당한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환수위 관계자는 지적하기도 했다.
또 다른 문제는 수년간 적자가 쌓이는 와중에도 인건비 내역은 크게 줄어들지 않았다는 점이다. 2022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당시 직원 16명에 지급된 고정성 인건비가 7억7000만원 규모인데, 이는 정부에서 지원받은 1년치 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환수위 관계자는 “노소영 관장은 그동안 나비를 통해 받은 정부 지원금을 본래 목적에 맞지 않는 용도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특히 나비측은 금융투자로 수억원의 손실을 보고 이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환수위에 따르면 실제로 아트센터 나비는 금융상품 평가 손실 및 외환차손으로 지난해 6억688만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22년에도 8억210만원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환수위측은 밝혔다. 적자가 계속 누적되고 있는데도 이같은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정부 지원금을 투자금으로 활용했기 때문이 아니냐느 또 다른 의혹도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