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미국발(發) 전방위 ‘관세 전쟁’의 막이 올랐다. 중국과 멕시코, 캐나다에 대해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데 이어 이같이 나오면서, 미국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하루 만인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EU와 다른 나라들도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EU는 아주 아주 나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그들(EU)은 관세(tariffs)를 부과받게 될 것이고, 이것이 공정성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국 관세와 관련해 “펜타닐이 중국에서 멕시코와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보내지고 있기 때문에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징벌적 관세를 논의하고 있다”면서 “(관세 부과 시점은) 아마도 2월 1일”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와 중국산 전구체 화학물질을 포함한 펜타닐의 미국 국경 밀매를 단속하지 않으면 이들 나라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말했던 대로 즉시 관세를 부과하지는 않았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보좌관은 이날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 위협은 불법 이민자와 불법 마약의 미국 입국을 막기 위해 압력을 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바로 보좌관은 “캐나다, 멕시코, 중국에 대해 각각 25, 25, 10% (관세 부과)를 고려하는 이유는 매일 300명의 미국인이 펜타닐 과다 복용으로 사망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이에 대해 각국 정부는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차이점을 적절히 처리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과 소통을 유지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마오닝(毛寧)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항상 무역전쟁이나 관세 전쟁에서 승자는 없다고 믿는다”면서 “중국은 항상 자국의 국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멕시코의 주권과 독립을 강조하면서 “미국의 행동에 ‘단계적으로(step by step)’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셰인바움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의 자유무역협정이 2026년까지 재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부연했다.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간 1조8000억달러 이상의 3국 무역을 뒷받침하는 협정의 조기 개정을 모색할 것이라는 제안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발언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