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충격, 엔비디아 하루만에 시가총액 852조원 증발하기도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중국의 무명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내놓은 가성비 AI모델로 미국 빅테크와 증시가 충격에 빠진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이목을 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딥시크 AI 모델의 등장이 AI기업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면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내렸다. 딥시크 AI발 충격으로 미국 빅테크와 증시가 요동치자 이를 애써 달래는 모양새다.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주 공화당 연방하원 컨퍼런스에서 딥시크 AI 챗봇 출시에 대해 “나는 긍정적인 일이라고 본다”며 “왜냐하면 여러분도 그렇게 할 수 있고, 그렇게 하면 돈을 많이 쓰지 않고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따라 (미국) AI기업들이 다시 한번 최고가 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우리는 기술 기업을 최대한 활용해 전례없는 방식으로 미래를 지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딥시크 AI 출시로 인한 미국 빅테크들의 패닉을 가라앉히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딥시크는 지난해 말 대형언어모델(LLM) 'V3'를 공개한 데 이어 지난 20일(현지시간)에는 복잡한 추론 문제에 특화한 AI 모델 'R1'을 선보였다.
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딥시크 R1은 미국 수학경시대회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79.8%의 정확도를 기록해 79.2%에 그친 오픈AI의 ‘o1(오원)’을 앞섰고 코딩 테스트에서는 65.9%의 정확도로 o1(63.4%)보다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보도했다.
R1은 27일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챗GPT를 제치고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딥시크의 AI 모델이 챗GPT 등과 비슷한 성능을 보이는 가운데 V3 모델에 투입된 개발 비용이 단 557만6000달러(약 78억8000만원)에 그쳤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미국 빅테크 업계는 큰 충격에 빠졌다.
오픈 AI가 최신 챗GPT에 투자한 비용인 1억달러(약 1438억원)와 비교하면 딥시크 개발비용은 20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도 딥시크 발 충격에 크게 출렁거렸다.
27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종합지수는 3.07%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46% 떨어졌다.
엔비디아는 주가가 17% 폭락해 5888억달러(약 852조4086억원) 상당의 시가 총액이 증발했다. 미국 중시 역사상 단일 주식이 하루동안 잃은 시가총액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다.
엔비디아의 파트너 사인 반도체 제조사 TSMC도 13.33%나 급락했다. 또다른 AI 수혜주인 브로드컴은 17.40% 폭락했고, 마블테크놀로지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도 각각 19.10%, 11.71% 하락에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