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미국의 中조선 제재에 예의주시…"중국 外 글로벌 선택지 넓히나"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4.01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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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정부 중국 국적 선사·건조 선박에 최대 300만달러 수수료 부과 추진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 = 삼성중공업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LNG 운반선/ 사진 = 삼성중공업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지난해 12월 국내 조선소 빅3(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가운데 하나인 삼성중공업은 자사의 수주선박을 중국 조선소에 '통(統)하청'을 맡기면서 이목을 끌었다. 삼성중공업이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면서 건조 도크가 포화상태에 이르자 해외 조선소를 통한 캐파(생산능력) 확충에 나서는 전략을 선택한 것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중국 국적 해운사와 중국내 건조 선박에 대해 최대 300만 달러에 달하는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삼성중공업도 대안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대(對)중국 제재가 확정되면, 삼성중공업은 중국 조선소에 의존하던 방식을 탈피해 여타 글로벌 기업으로 선택지를 넓히는 전략을 채택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미국에 들어오는 중국 선사의 선박에 100만달러(약 15억원), 중국산 선박에 150만달러(약 22억원) 등 총 100만~300만달러(약 15억~44억원)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는 지난 24일(현지시각) 공청회를 열고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했다.

이 같은 수수료 부과 우려에 미국 엑손모빌은 최근 중국 조선소에 발주한 액화천연가스 벙커링 선박(LNGBV·Liquefied Natural Gas Bunkering Vessel) 2척을 취소하기도 했다.

국내 조선업계에서는 이 같은 중국 조선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제재를 사실상의 호재로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조선사들은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캐파의 한계로 인해 중국에 수주 점유율에서 크게 뒤처진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미 국내 조선소들의 도크가 수주한 2~3년 치 일감으로 포화상태인 가운데 중국 조선업계의 물량 공세에 밀린 탓이라는 측면도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전문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조선사들의 글로벌 수주량은 1098만CGT(250척)으로 지난해보다 9% 늘었으나, 수주 점유율은 1년 새 3%포인트(p) 하락한 17%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 조선사들은 4920만CGT(2320척)로 전년 대비 58% 늘었다. 점유율도 11%p 늘어난 71%를 기록했다. 중국과 한국의 점유율 차이는 54%p에 이르렀다.

지난해 말 기준 조선 빅3의 잔고연수(지난해 수주잔고/ 매출액)은 HD현대중공업 3.23년, 삼성중공업 3.18년, 한화오션 2.82년 등이다.

삼성중공업이 중국 조선소에 '통하청'을 나선 것도 이같은 캐파의 한계 때문이다. 현재까지 국내 조선사가 선박의 일부 블록을 중국 조선소에 하청을 맡기는 경우는 있었지만, 선박 전체를 하청에 맡긴 것은 삼성중공업이 처음이었다.

 미국 정부가 중국산 선박에 페널티를 부과하면 중국 통하청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삼성중공업의 글로벌오퍼레이션 전략에 중국 외 국가 건조 역량을 활용하는 방안이 이미 포함돼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미국 정부의 제재가 확정된 것이 아니라 상황을 예단할 수 는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제재가 확정되면 삼성중공업도 중국이 아닌 제3의 선박 건조 국가를 찾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동남아시아의 베트남이나 최근 조선업을 육성하고 있는 인도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쟁사인 HD현대 계열 조선사나 한화오션은 아예 해외 생산기지 확보에 나선 상황이다.

HD현대미포는 베트남 측과의 합작법인인 HD현대베트남조선을 운영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해양설비 상부 구조물 제작에 특화된 싱가포르 회사 ‘다이나맥’에 이어, 국내 조선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 조선소인 필리조선소를 인수했다. 이달 18일에는 미 해군 함정의 주요 건조회사인 호주 오스탈 지분 9.9%를 인수해 주요 주주로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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