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김관모 기자] 지난 1월부터 크게 불거지기 시작한 중국 우한발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국내 중소기업 10곳 중 7곳 이상이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코로나 감염이 심각해지면서 120여개국 이상이 한국인의 입국제한 조치를 취한 것에 따른 여파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 이하 중기중앙회)는 전국의 수출 중소기업 312개사를 대상으로 글로벌리서치에게 의뢰한 '코로나19 확산 및 입국제한 관련 수출 중소기업 영향 조사' 결과를 3월 12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방법은 구조화된 설문지를 활용한 전화조사였으며, 3월 9일부터 10일까지 양일간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이다.
중기중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입국제한 조치 등에 따른 수출영향으로 악화가 예상된다는 응답이 70.8%로 나타났다. 그 중 '매우 악화'는 26.6%였으며, '다소 악화'는 44.2%였다. 특히 '매우 악화'가 가장 많은 사업장은 10인 미만, 매출액 10억 미만인 소규모 사업장들이어서 중소기업의 경영악화가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특히 영향을 받는 내용으로는 수주 기회 축소와 영업활동의 제한이 가장 두드러졌다. 이번 조사에 답한 기업들 중 73.8%가 '해외전시회 취소 등으로 수주기회가 예상된다'고 말했으며, 62%가 입국금지로 '해당 국가 내 영업활동 제한이 예상된다'고 했다. '부품 및 원자재 수급 애로에 따른 계약 취소'(18.6%), '한국산 제품의 이미지 하락'(15.4%)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최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MWC 2020이 취소되는가 하면 세계 최대 게임쇼 E3 역시 취소가 결정됐다. 국내에서는 세미콘 2020을 비롯해 심토스 2020마저 올 하반기로 연기되는 등 전시회가 속속히 취소되고 있다. 올해 초 전시회를 통해 바이어를 물색하던 업체들의 피해가 특히 심각한 것.
작년 대비 수출액 감소율은 10~30%가 40.1%로 가장 많았으며, 10% 미만이 34.9%, 30~50%가 15.7%로 그 뒤를 이었다. 다만 매출 10억 미만의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50% 이상의 타격이 예상된다는 기업들이 22.2%에 달하고 있어서 심각성이 컸다.
지속적인 교역 조건 악화를 감내하는 가능 기간도 1~3개월이 35.9%로 가장 많아 기업들의 고초를 읽을 수 있었다. 3~6개월은 34.3%로 그 뒤를 이었다.
한편, 교역 조건 악화에 따른 대응전략으로는 44.2%의 기업들이 기존 거래처 관리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이어서 온라인 등 비대면 마케팅 강화(32.7%), 대체시장 발굴(26.9%) 등이 뒤를 이었다. 임금 삭감과 무급 휴직 등 긴축경영도 17.3%였으며, 폐업 및 구조조정을 고민하는 기업들도 6.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중소기업의 경영애로 극복을 위한 정부 중점 과제(복수응답)로는 수출 피해 기업 우대 금융 지원(42.9%)과 관세 납부유예 등 조세 혜택(37.8%) 순으로 응답해, 기업들은 수출 피해로 인한 자금압박을 가장 우려하고 있었다.
중기중앙회 김기문 회장은 “코로나19 확산 및 입국제한 등 교역환경이 악화되어 수출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출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우리나라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버팀목인 만큼 정부에서는 모든 외교적 역량을 강화하고,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