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정한교 기자] 내연기관 자동차가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유럽연합(EU) 내 국가들이 선제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 법률을 통과한데 이어 점차 영역을 넓히며, 세계 각국에서 판매 금지 법률을 통과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이희원 캐나다 토론토무역관에 따르면, 지난 11월 16일 캐나다 퀘벡주 프랑수아 르고(Francois Legault) 총리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의 일환으로 2035년부터 휘발유차 신규 판매 금지를 공식 발표했다.
이에 앞서 노르웨이는 2025년, 네덜란드는 2030년,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까지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가가 아닌 지방 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판매 금지 법률을 통과시킨 것도 처음은 아니다.
미국 내에서도 까다로운 환경규제로 유명한 캘리포니아주는 2035년까지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단계적으로 금지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캐나다로만 범위를 좁혀 봐도 브리티시 컬럼비아주가 구체적인 기한을 설정하진 않았지만, 향후 20년에 걸쳐 내연기관 자동차와 트럭을 퇴출하는 조치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퀘벡주 총리의 이번 공식 발표에 따라 규정이 정식 발효되는 시점부터 휘발유 자동차의 신규 판매가 금지될 예정이다. 상업용 차량, 중고차 판매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예정이다.
이희원 무역관은 “이는 지금부터 15년 후에 캐나다 퀘벡주는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가 금지되고 전기차, 수소차 등 청정에너지로 작동하는 자동차만 구매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며, “2030년까지 모든 경전철, 버스, 택시, 트럭, 자동차 등도 단계적으로 전기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2050년 탄소배출 중립화 달성 목표
퀘벡주 정부는 보다 적극적인 정책과 조치를 취해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를 확대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최종적으론 2050년까지 탄소배출 중립화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단기적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 방안을 포함한 온실가스 감축 계획(Plan for a Green Economy)에 5년간 총 C$(캐나다달러) 67억을 투자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1990년 대비 37.5% 감축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 중 약 C$ 36억은 개인과 사업체의 전기차 구매 장려 보조금 확충에 사용될 계획이다. 2030년까지 자동차 품목별로 단계적인 전기화를 진행하고, 건물의 난방 시설 또한 전기 시스템으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퀘벡주는 해당 계획을 통해 향후 10년 동안 ‘녹색 경제(Green Economy)’를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한다.
또한, 2025년까지 150만대의 전기차를 도입하고, 건물 난방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을 50% 감소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 건물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은 60% 감소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 에너지는 생산량을 50% 증가시킨다는 계획이다.
퀘벡주 정부는 해당 계획을 진행하는 동안 목표 달성을 위해 일부 계획을 유연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퀘벡 고용 위원회(Qebec Employer’s Council)에 따르면, 주정부의 이번 녹색 경제 계획은 지속가능한 경제적 가치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확충 필요” 의견도
퀘벡주 내 자동차 판매업체는 향후 15년간 주정부가 제시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규모의 전기차 보급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한, 퀘벡주 정부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전기차 전환에 도움이 되고 있기 때문에 보조금 프로그램이 지속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현재 퀘벡주 정부는 시민들의 전기자동차 구입을 장려하기 위한 인센티브 프로그램인 ‘The Roulez vert Program’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2022년 3월까지 전기자동차, 오토바이, 스쿠터 등을 구매할 경우, 최소 500 C$에서 최대 C$ 8,000까지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품목별로 인센티브 지급액은 상이하다.
한편, 환경운동단체인 그린피스 캐나다(Greenpeace Canada)의 관계자에 따르면, 퀘벡주의 전기자동차 도입 목표 수는 현실성이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기자동차 구입을 장려하는 것보다 지하철, 트램, 버스 등 친환경 대중교통 개발에 집중 투자해 자동차 수를 줄이는 것이 더 현실성이 높다는 의견이다.
이 무역관은 “이번 캐나다 퀘벡주 발표에 앞서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미국 캘리포니아주, 영국 등도 비슷한 결정을 내렸다”며, “세계 각국이 내연기관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규제하고, 친환경차 도입을 위한 각종 지원정책을 이어가는 추세인 만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 역시 이러한 기조에 맞춰 친환경차 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무역관은 “퀘벡주의 전기자동차 전면 도입 결정과 보조금 지원 정책에 따라 주 내 전기차 수요와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와 함께 주정부가 제시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 산업의 수요와 공급도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