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권선형 기자]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달성하기 위한 자원으로 수소가 부각되고 있다. 한전경영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30여개 나라에서 ‘수소 로드맵’을 발표했다. 생산, 유통, 소비 등 수소산업 가치사슬 전반에서 228개 이상의 대형 수소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거나 계획에 있다. 2030년까지 총 3,000억달러가 투자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도 최근 청정수소 에너지 기술개발에 적극 나섰다. KOTRA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는 지난 7월 차세대 청정수소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기업과 기관에 총 5,250만달러의 기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금은 지난 6월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위해 미국 에너지부에서 출범한 Energy Earthshots Initiative와 31개의 청정수소 기술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현재 미국은 연간 약 1,000만t의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물, 천연가스, 바이오매스, 석탄 등의 다양한 물질에 결합되어 있는 수소를 분리해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미국 대부분의 수소는 천연가스(개질수소)와 석유(부생수소)에서 생산된다. 이로 인한 탄소 배출량이 상당해 미국의 청정에너지 전환에 있어 저탄소 수소 생산 경로(Pathway) 개발은 필수인 상황이다.
청정수소 생산비용 10년 내로 80%까지 절감 목표
미국의 수소 경제 전환 프로젝트는 미국 에너지부 주관으로 진행된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EERE(Department of Energy Efficiency and Renewable Energy)가 3,600만달러, FECM(Office of Fossil Energy and Carbon Management)가 1,650만달러를 지원한다.
EERE는 청정수소 생산 및 저장 관련 프로젝트 19개를 지원한다. 특히 ‘수전해 제조 개선 및 조립 간소화를 통한 수소 생산비용 절감’과 ‘생물학‧전기화학적 접근 방식의 수소 생산 연구’에 집중한다. 효율성, 내구성이 강화된 연료전지 발전 모듈과 부품 개발, 수소생산 경로, 수소 공급망, 연료보급 기술, 수소 에너지저장 기술, 연료전지 시스템 성능 및 비용 평가를 위한 분석 연구 등이다.
FECM은 수소의 생산 비용, 성능, 내구성 등을 평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고온용 가역성 연료전지(RSOC, Reversible solid oxide cell)의 열화 메커니즘 및 경로’와 같은 보다 기술적인 영역에 초점을 둔 프로젝트 12개를 지원한다. 가역성 연료전지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에 적용할 수 있는 에너지 장치다. 가역성 연료전지 시스템을 활용한 수소 생산의 효율성, 신뢰성, 내구성 평가와 수소 생산 비용 절감을 위한 가역성 연료전지 기술의 미세구조 개선 및 소재 개선 등의 연구를 지원한다. 수소와 천연가스 혼합연소를 위한 가스터빈 연소 시스템 개발에 대한 연구도 지원한다.
미국의 수소 경제 전환 프로젝트는 지난 6월 출범한 Energy Earthshots Initiative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다. Energy Earthshots Initiative는 저렴한 청정에너지의 보급과 개발 촉진을 위한 기술 투자 계획의 일환이다. 미국 에너지부 제니퍼 그랜홈(Jennifer M. Granholm)장관은 이를 통해 청정에너지 기술개발을 가로막는 장벽을 제거함으로써 바이든 행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nergy Earthshots Initiative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알려진 수소 샷(Hydrogen shot)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청정수소 생산비용을 킬로그램 당 약 5달러에서 10년 내 1달러로 낮춰 현재 수소 생산비용의 약 80%까지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일명 ‘1 1 1(1 Dollar, 1Kg, 1 Decade)’로 부른다.
미국 에너지부는 향후 수소 샷 목표가 달성되면, 청정수소 사용량이 현재보다 최소 5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수소 생산 비용 절감으로 철강 제조, 청정 암모니아, 에너지 저장장치, 대형트럭 시장 등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16% 저감 효과와 2030년까지 1,400억달러의 반사이익, 70만 개의 일자리 창출도 기대하고 있다.
KOTRA 배성봉 미국 시카고무역관은 “1,600마일의 수소 공급 파이프라인을 갖춘 미국의 투자는 인프라 확장보다는 이미 갖고 있는 수소 인프라를 활용한 수소경제 연구 및 개발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은 수소의 생산, 저장, 운송 분야에 강점을 가진 다운스트림 분야 기술 선진국”이라며, “업스트림인 수소차와 연료전지에 강점을 가진 우리나라와 다운스트림에 강점을 가진 미국 기업과의 상호 협력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