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스트리뉴스 이건오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의 지속적인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북미,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시행되고 있는 자국산업 보호 정책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국 중심의 공급망에서 탈피하기 위한 주요국들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중국 배터리 시장은 부동의 시장점유율 1위 CATL과 지난해 급성장해 2위까지 치고 올라온 BYD의 아성이 두텁다.
K-배터리 3사 점유율 24.7%… LG엔솔 3위 기록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1~3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EV, PHEV, HEV)의 배터리 총 사용량은 약 133.0GWh로 전년 대비 38.6% 성장했다. 중국의 BYD가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성장을 보이며 CATL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고, 그 뒤를 LG에너지솔루션과 파나소닉이 잇고 있다.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전년 동기 대비 1.3%p 하락한 24.7%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국내 3사 모두 성장세를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대비 37.5% 성장하며 3위를 기록, SK온은 5.1%, 삼성SDI는 52.9% 성장률과 함께 나란히 5위와 6위를 기록했다.
K-배터리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배터리 탑재 모델들의 판매 호조가 주 요인이다. SK온은 △현대 아이오닉5와 △기아 EV6 △폭스바겐 ID.4의 판매량 증가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출시를 앞둔 △기아 EV9이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져 EV6와 함께 SK온의 성장세를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SDI는 △BMW i4 △BMW iX의 전 세계적 인기와 리비안의 픽업트럭 R1T/S의 판매량이 증가하며 3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Y △포드 머스탱 마하-E △폭스바겐 ID.3 △폭스바겐 ID.4 등의 판매 호조로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 나갔다.
BYD, 세 자릿수 성장률 기록 ‘2위’ 수성… 파나소닉 4위
일본 업체 중 유일하게 톱10에 이름을 올린 파나소닉(Panasonic)은 11.9GWh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7.5% 성장했다. Panasonic의 경우 테슬라의 주 배터리 공급사 중 하나로 북미 시장의 테슬라 모델에 탑재된 배터리 사용량이 대부분 차지했다.
중국의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5.9% 성장률로 46.6GWh를 기록했다. 시장점유율은 35.0%로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지켰다. CATL의 배터리는 △테슬라 모델3 △테슬라 모델Y를 비롯해 △상하이자동차 뮬란(Mulan) △광저우자동차 아이온(Aion)Y 같은 승용차와 중국 상용차 시장에서 높은 수요를 나타내어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BYD는 배터리 자체 공급 및 차량 제조 등 수직 통합적 SCM 구축을 통한 가격 경쟁력 우위로 중국 내수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BYD는 유럽에 이어 곧 한국시장까지 진출할 것으로 알려져 성장세 변화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2023년 1~3월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의 성장률은 38.6%로 작년의 성장률보다는 낮지만 여전히 견조한 성장제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중국의 안정적인 전기차 시장 형성과 유럽과 미국의 자국 보호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에 발표된 미국의 IRA 세액 공제 차량 목록에는 대부분 미국 자동차 그룹이 포함됐고, 폭스바겐의 ID.4가 유럽차로서는 처음으로 포함됐다”고 설명하며, “2023년 들어 유럽, 중국, 북미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북미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인프라 및 자원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