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삼성전자 본사 모습. [사진=삼성전자]](/news/photo/202409/55659_62886_3058.jpg)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세계 파운드리 업계 1, 2위인 TSMC와 삼성전자가 아랍에미리트(UAE)에 대형 반도체 제조공장을 건설하는 데 대해 논의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WSJ는 22일(현지시간) 최근 TSMC 최고 경영진과 삼성전자 경영진 고위 인사가 각각 UAE를 방문해 건립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WSJ는 소식통을 인용해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Mubadala)를 중심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글로벌 반도체 생산을 늘리고 제조사의 수익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반도체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고 전했다. 무바달라의 투자자산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000억달러(약 400조원)에 달한다.
무바달라 대변인은 UAE의 인공지능(AI) 투자를 주도하고 있는 국영 기업 ‘MGX’가 반도체 제조를 전략의 기둥으로 삼았다며 “전 세계 파트너들과 정기적으로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UAE에 반도체 제조시설을 설립할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수많은 공장이 들어설 총 1000억 달러가 넘는 규모의 복합 단지가 포함되는데, 최첨단 반도체 공장 하나에만 200억달러가 소요될 수도 있다.
특히 반도체 제조 과정에는 미세한 회로가 새겨진 실리콘 웨이퍼를 헹구는 것과 같은 용도로 많은 양의 정제수가 필요한데, UAE의 물 대부분은 담수화를 통해 생산돼 상당한 정화가 필요하다. 또한 본사에서 멀리 떨어진 신규 공장에 배치할 엔지니어가 부족하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여기에 미국이 UAE에서 제조된 최첨단 반도체가 중국으로 선적될 가능성 대해 우려하는 것도 문제다. TSMC와 삼성전자는 이번 프로젝트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UAE 공장에서 생산되는 칩의 생산과 선적에 대한 감독권을 미국에 부여하는 방안 등을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과 논의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우리는 지난 2년 동안 첨단 기술 분야에서 UAE와 광범위하게 협력해 왔으며, 파트너십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지 않고 있으며, 그렇게 될 때까지 공장 건설이 시작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논의에 참여한 사람들은 WSJ에 말했다.
최근 UAE는 석유를 통해 모은 자금을 알루미늄 생산과 같은 산업에 투자하는 등 경제를 다각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 일환으로 최근 첨단 과학 기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MGX는 블랙록(BlackRock)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이달 AI 데이터 센터 확장 및 구축에 최대 10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