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2026년 되면 전기차 가격 내연차 수준으로 떨어진다"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4.10.21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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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제조 기술·원자재 가격 하락 등으로 전기차 가격 인하
저가 전기차 출시·전기차 생태계 조성도 수요 증가에 한 몫
지난 10월 파리 모터쇼에서 공개된 3000만원대 저가 전기차 시트로엥은 '시트로엥 E-C3' / 사진 =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전기차 배터리 제조 기술 발달과 원소재 가격하락으로 오는 2026년 전기차 가격이 내연차와 비슷해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여기에 완성차 업계의 저가 전기차 출시와, 정부의 국내 전기차 생태계 확장 노력 등이 맞물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 정체) 해소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컨설팅 기업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kWh(킬로와트시)당 149달러(약 20만4100원)였던 전기차 배터리 평균 가격이 올해 말 111달러, 2026년 82달러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2026년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보조금을 받지 않고도 전기차 가격이 내연차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경제적 관점에서 2026년에는 전기차 수요가 강력하게 살아날 것“이라고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골드만삭스의 이같은 전망은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리튬,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물 가격 하락을 기인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배터리 업계는 셀투팩(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방식으로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는 기술) 등 배터리 기술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

리튬 등 배터리 핵심 원소재 가격도 현재 최근 3년 내 최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리튬 가격은 이달 17일 기준 kg당 70.5위안(약 1만3570원)으로, 2022년 11월 1일 사상 최고인 kg당 581.5위안을 기록한 이후 약 88% 하락했다.

리튬은 양극재 원가 가운데 60∼70%를 차지한다.

배터리 셀 제조 원가의 15∼20%를 차지하는 니켈 가격 역시 t당 1만6630달러 수준으로, 2022년 3월 당시 기록한 최고가(4만2995달러) 대비 60%가량 하락했다. 망간과 코발트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전기차 제조 원가에서 배터리 가격은 40% 수준인데, 배터리 가격이 떨어지면서 전기차 가격도 인하될 전망이다. 여기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저가 전기차 출시도 전기차 수요 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유럽에서 100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고 2025년에는 약 70개 모델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스텔란티스와 르노는 최근 열린 파리 모터쇼에서 저가 전기차를 선보였다.

스텔란티스 산하 시트로엥은 가격이 2만3300유로(약 3461만원)인 시트로엥 E-C3 소형 전기차를 공개했으며 내년 상반기에는 1만9999유로 버전이 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티에리 코스카스 시트로엥 최고경영자(CEO)는 "전기차 수요가 전환점에 가까워지고 있을 수도 있다"고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르노는 '르노 4 E-Tech 일렉트릭'을 공개했는데 업계에서는 이 모델의 가격이 3만5000유로(약 5228만원) 미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차 차량 경량화도 전기차 수요 증가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차체와 부품을 한 번에 찍어내는 기가캐스팅과 배터리 팩을 차량 구조물로 활용하는 셀투섀시(Cell to chassis) 기술 등으로 차량 무게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대차도 기가캐스팅과 비슷한 방식의 하이퍼캐스팅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2026년부터 전기차 양산시 하이퍼캐스팅 공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전기차 생태계 확장을 촉진하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전기차 차량 및 배터리 소유권 분리 등록제 등 14건의 모빌리티 서비스 규제 특례를 지정했다.

차량과 배터리 소유권을 분리하게 되면 전기차를 충전하는 대신 배터리를 단시간에 직접 교환하는 신규 서비스를 도입하기가 용이하다.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기술 고도화로 주행거리 등 전기차 성능은 이미 내연차와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시장이 점진적으로 성숙함에 따라 전기차 가격 역시 전반적으로 안정화되고, 전기차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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