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류필무, 산업부 박태현 ...민감한 현안에 대한 정부 입장 설명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정부가 내년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 지난해보다 이른 시기에 규모를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는 방침을 내놨다.
정부는 올해의 경우 2월에 전기차 보조금 규모를 공개했지만 이를 앞당겨 최대한 빨리 예산을 확정한다는 것이다. 또 보조금 규모 확정시 정부가 나서 대외적으로 설명회를 여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이철규 의원(국민의힘)과 환경노동위원회 안호영 의원(민주당) 주최로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기차 캐즘을 극복하기 위한 정책 방안과 전기차 산업 발전 추진 전략’ 포럼에서 발제자로 나선 류필무 환경부 대기미래전략과장은 내년 ‘전기차 보조금’과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류 과장은 보조금 정책과 관련해 “정부가 올해는 2월에 보조금 규모를 발표했지만 내년 보조금과 관련해선 시기를 최대한 앞당겨 결정하고 발표할 방침”이라며 “규모가 확정되면 대외적으로 설명회를 열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류 과장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공공 분야에서 전기차를 100% 구매하도록 추진 중이다. 긴급 자동차 같이 전기차가 나오지 않은 일부 차량을 제외하고 의무 구매를 공공 분야에서 선도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완성차 제작사에게 일정 비율의 차량을 전기차나 수소차로 판매하도록 하는 의무 비율도 개선할 방침이다.
그는 친환경차 전망과 관련해 “글로벌적으로 수소차보다는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이 흘러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류 과장은 “유럽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가 판매 금지된다”며 “최근에 독일 등의 국가에서 이퓨얼(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만든 재생합성연료) 등 다양한 연료원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이런 연료원이 상용화까지 가기에는 가격적인 측면이라든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류 과장은 이어 “한국은 전기차가 내연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에 전기차에 대한 지원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정부는 생각하고 있다”며 “미국의 경우는 (전기차에 부정적인) 트럼프 정부가 재집권했어도 캘리포니아 등 17개 주정부가 공언한 2035년 내연차 판매 금지 기조는 여전히 지켜질 것으로 관측된다”고 내다봤다.
류 과장은 한국 정부의 2030년 NDC(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정책도 소개했다.
그는 “한국의 2030년 NDC에서 수송 분야는 2030년 40%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갖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근본적으로 차량 자체를 무공해차로 전환하는 사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류 과장은 이어 “친환경차 보급에 있어서 사업용 차량 50만대 이상을 우선 전환하는 것으로 목표로 노력하고 있고 노후차 교체, 친환경차 보급 확산을 통해 전기차 420만대, 수소차 30만대 보급 등을 2030년까지 완료할 방침이다”고 강조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10월말 기준 전기차는 12만2693대가 보급됐다. 이 가운데 승용차가 10만3444대로 가장 많았고 이어 승합차가 2420대, 화물차 1만6805대, 기타 24대였다.
화물차의 경우 지난해 4만3940대와 비교해 올해 61.8% 보급대수가 급감했다.
이에 대해 류 과장은 “올해 2000만원대의 LPG 전용 화물차가 출시됐고 주행 거리가 약 460㎞ 정도된다”며 “상대적으로 전기 화물차는 보조금을 포함해도 차값이 2700만원 정도고, 주행 거리도 약 230㎞에 그쳐 LPG 화물차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 전기 화물 보급이 줄어든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아울러 현재 전기 승합 같은 경우에는 1만 대 이상 보급됐고 수소 승합은 1300대 수준이기 때문에 정부는 당분간 수소 승합 보급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으로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충전 인프라와 관련해서는 “당초 계획대로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류 과장에 따르면 현재 충전기는 40만 개 정도가 공급됐다. 급속 충전기는 약 4만5000개, 완속 충전기는 약 35만개가 구축된 상황이다.
정부는 충전 인프라와 관련된 부분에 있어서 이 부분이 전기차 구매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정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수소 충전소도 현재까지 총 357기가 설치된 상태다. 올해까지 385개 이상, 내년에 450기, 2030년까지 660기를 목표로 해서 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 ‘친환경 모빌리티 규제 혁신 방안’ 올해 중 77% 완료
이날 포럼에선 환경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 측에서도 나와 정책을 소개했다.
‘글로벌 전기차(BEV) 동향 및 대응 방향’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박태현 산업통상자원부 자동차과장은 전기차 관련 정책 방향으로 ▲국내수요 확대 ▲미래차 전환 지원 ▲투자 지원 ▲규제 개선 등을 꼽았다.
우선 국내 수요 확대를 위해 ‘화재안전 강화’와 ‘인센티브 제도’를 내세웠다.
박 과장은 “9월 6일 화재안전 대책을 국토부와 환경부가 같이 발표했는데, 대책의 대부분은 전기차 안전성 확보, 지하주차장 안전관리 강화, 화재 대응 능력 강화 등의 내용이었다”며 “정부는 이에 대한 후속 조치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과장에 따르면 정부는 ‘전기차 충전기 무과실 책임보험’을 제조사와 충전 사업자가 동시에 가입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전기차 무상 점검도 실시했다.
배터리 인증제도의 경우 기존에는 내년에 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10월부터 실시에 들어갔다.
BMS(배터리관리시스템)에 안전 기능을 장착하고 이 기능을 무상으로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했다. BMS에서 배터리의 이상을 사전에 감지하고 화재가 날 우려가 있으면 제조사와 소유자에게 즉각 통보해주는 기능도 운영 중이다.
아울러 구축 아파트 경우에는 전기차 주차 구역 확보나 충전시설 설치 의무 사항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이었으나 1년 유예했다.
여기에 무인 소형 소방차를 연내 개발해 내년부터 보급할 계획이다.
인센티브 지원의 경우는 다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보조금을 추가로 지원할 계획으로, 네 자녀는 300만원까지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또 개별소비세나 취득세 감면 기간을 2026년까지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박 과장은 미래차 전환 지원을 위해 정책자금 9조9000억원이 올해 배정됐고 적절히 집행 중에 있다고도 강조했다.
박 과장은 “자율주행과 친환경 분야 연구개발(R&D) 금액도 2026년까지 매년 5000억원씩 집행할 예정이다”며 “또 부품사들을 위해 자이언트 프레스 프로젝트를 실행해 전기차 생산 원가의 40%를 저감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는 투자 지원과 관련해선 미래차 전환에 대비한 지방투자보조금도 한도를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상향했다.
미래차 부품 클러스터도 두 군데 지정해 육성한다. 대구는 전기차, 광주는 자율주행 분야에 중점을 두고 이와 관련된 인력 양성과 R&D를 집중 투입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서 지정한 7개의 국가전략기술 중 이차전지, 자율주행, 전기차 충전기 등에 대해서는 세액공제를 8%에서 15%로 늘리기로 했다. 특히 중소기업은 2027년까지 세액공제를 25%까지 늘려주는 것으로 확정했다.
규제 개선 경우에는 올해 1월 발표한 ‘친환경 모빌리티 규제 혁신 방안’에 따라 43개 과제 중 올해 중으로 33개, 77% 완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