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범용 메모리 침체에도 HBM 등 AI향 제품 호황예상...SK하이닉스 기대감↑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 누적 매출만으로도 연간 역대 최대 매출을 올린 2022년의 기록을 이미 넘어섰다. 영업익 면에서도 연간 최대였던 2018년을 넘어설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내년 전망은 더욱 더 고무적이다. SK하이닉스의 HBM(고대역폭 메모리) 주도권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삼성전자 전사 영업익을 턱밑까지 추격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SK하이닉스 3분기 누적 매출액은 46조4259억원, 누적 영업익은 15조3845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 만으로도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한 2022년 44조6216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영업익에서는 연간 최대 기록을 세웠던 2018년 20조8438억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올해 SK하이닉스는 분기 영업익 추이(1분기 2조8860억원, 2분기 5조4685억원, 3분기 7조300억원)를 감안하면 연간 영업익에서도 최대 기록을 갱신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HBM 훈풍을 탄 SK하이닉스의 기세가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따라 내년도 SK하이닉스 연간 영업익이 삼성전자를 턱밑까지 추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2025년 연간 영업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34조2440억원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내년 영업익이 35조5516억원에 이를 것으로 에프앤가이드는 전망했다.
에프앤가이드의 SK하이닉스 실적 컨센서스는 올해 지속적으로 상향조정됐다는 점에서 내년 실적 추정치 역시 보다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 4월 에프앤가이드는 SK하이닉스가 올해 매출 59조5628억원, 영업익 13조2024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두달 후인 6월에는 매출 65조8677억원, 영업익 20조5713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매출과 영업익을 각각 6조원, 7조원 가량 더 높게 잡은 셈이다.
현재 에프앤가이드의 SK하이닉스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66조818억원, 영업익 23조4408억원이다.
반면 삼성전자의 경우 증권가에서 시장 예상치가 지나치게 높게 형성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iM증권은 24일 삼성전자의 이번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9조9000억원에서 8조3000억원 하향조정하면서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올해 추정치보다 29% 적은 24조4000억원으로 제시했다.
iM증권은 "실적 컨센서스의 주요 논거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내년 3분기부터 재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라며 "내년 3분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재상승하기 시작한다면 하락싸이클의 지속 기간이 2개 분기에 불과했다는 말인데 지난 20년 간의 반도체 상승·하락 싸이클의 지속 기간이 모두 1.5~2년이었음을 감안할 경우 매우 이례적인 일이 될 것"이라며 컨센서스가 고평가 됐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iM증권이 지적한 메모리 반도체는 스마트폰, PC등에 탑재되는 범용 메모리 제품을 의미한다. 수요 부진으로 범용 메모리 재고가 해소되지 않으면서 지난 11월 범용 D램(DDR4 8Gb 1Gx8) 월평균 가격은 전달대비 20.5% 떨어진 1.85달러 ,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은 29.80% 내린 2.16달러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도 이 같은 범용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으로 인한 관련 실적하락은 불가피하지만, 주도권을 쥐고 있는 AI용 HBM 매출 성장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SK증권 기업분석부는 ‘2025년 연간전망’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양극화 시장의 승자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범용 메모리반도체 침체 속에서 HBM 등 AI향 고부가가치 제품을 선점한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은 실적 면에서 명암이 갈릴 수 밖에 없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2025년 메모리 시장의 양극화 심화 속 HBM 등프리미엄 제품 경쟁력에 따라 업체간 실적 역시 양극화 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SK하이닉스는 4분기 HBM3e(5세대 HBM) 12단 출하를 시작하면서 시장 선점자의 지위를 재확인시킬 것으로 예상되며, 2026년 개화가 예상되는 HBM4에서도 경쟁력을 증명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