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금 2600억' 유동성 우려에 "신규예약 유입, 대규모 투자 차질없이 진행"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제주항공이 국내선은 이르면 다음 주, 국제선은 셋째 주부터 운항을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또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3월까지 동계 기간 운항률을 10~15% 줄일 예정이다.
2일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서울 메이필드호텔에서 열린 5차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송 본부장은 “이미 예약한 승객들의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다른 항공사가 대체할 수 있는 노선이 있는 선에서 감축 규모를 조정하고 있다”며 “운항 빈도가 많은 노선 중심으로 줄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유가족 지원을 위한 논의도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 본부장은 “장례 방식, 절차 논의, 신속한 지원금 지급 등 후속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배상 부분도 보험사와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항공권 예약 취소 건수가 급증해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항공권 취소가 예전보다 많은 건 사실이지만, 일부 신규 예약도 이뤄지고 있다”며 “안전 부문, 신규 채용 등 투자에도 차질이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다음은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주에 정비사 추가 채용 계획을 비롯해서 안전 운항 강화를 위해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했는데, 현재 제주항공 선수금이 3분기에만 2600억원 수준인데 유동성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이런 상황에서 안전 투자가 정말 가능한가.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 최근 (항공권) 취소량과 관련해 유동성 문제가 언급되는데, 취소량이 과거보다 많은 건 분명하다. 하지만 반대로 규모가 조금 줄기는 했지만 신규로 예약 유입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항공기 도입과 관련한 비용들은 이미 선급금이 지급돼 있고 이에 따른 투자 계획에는 차질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사고기 기장의 출근 시각이 한국 시간 새벽 2시였으며 제주항공이 빡빡한 비행 스케줄 특히 새벽 시간대 운영하면서 조종사들의 피로도가 평상시에 상당하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또 무안에 내려가서 유가족을 돕는 제주항공 임직원들이 몇 시간에 한 번씩 교대 근무를 하나.
▶(송 본부장) 사고기 기장뿐 아니라 다른 승무원들도 외국 현지에서 24시간 체류하게 된다. 물론 새벽 2시에 출발하는 항공편도 있고 그것보다 이른 시간도 있다. 다음 스케줄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그 전후 비행 근무까지 다 고려해 스케줄을 배정하고 있다. 그리고 약 400명 정도의 임직원이 현장에 나가 있다. 초반에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을 겪고 있기 때문에 미숙한 점도 있었고 이런 과정에 휴식 시간 확보라든가 불편함도 물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미 다 조치가 이뤄졌다.
- 2일 오전 9시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섰다는 사실이 알려졌는데 이와 관련해 제주항공 측 입장은 어떤가. 지금 동료들을 안타까운 사고로 잃은 임직원들이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돼 있는 상황일 텐데, 이와 관련해 정부 지원책과 회복을 위한 부분이 마련이 됐나.
▶(송 본부장)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고 협조하고 있다. 또 임직원 심리치료 지원 방안과 관련해서는 우선 탑승자 가족분들에 대한 지원이 우선 이뤄져야 되기 때문에 현재는 공항 현장에서 국가 트라우마 센터라든가 적십자사 등의 기관과 단체에서 현장 심리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다. 현장 상황이 수습되고 또 장례를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가는 그런 시점에는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가까운 곳에서 심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광주 전남권 의료기관과 준비 중이다.
저희 임직원들도 이번 일이 아니더라도 저희가 하는 일의 특성상 심리 안정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다. 우선 그 프로그램을 활용해 비행 전후 승무원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고 있다. 또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직업 트라우마를 지원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있다.
- 김이배 사장 취임 전후로 제주항공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특히 김 사장이 재무회계 분야 출신이시고, 기업 전반에 걸쳐 원가 절감에 나선 것으로 알고 있다. 이에 정비 부품도 오래된 부품을 사용하고 정비 인원도 줄이고 근무 시간도 늘렸다는 내용 등이 논란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항공 입장은.
▶(송 본부장) 이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다. 그리고 CEO가 경영 전반의 모든 분야에 대해서 다 전문성을 갖출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정비 인력과 관련에 많이 말한 바 있다. 국토부가 권고하는 대당 12대의 기준을 이미 충족하고 있다. 물론 중간에 대당 12명에 미치지 못하는 기간도 있었지만 코로나19 때문이었다. 항공 정비 인력의 경우 정비사들은 굉장히 고도의 숙련된 인력들이 많다. 그런 분들에 대해 정년 이후 다시 근무할 기회를 마련해 그분들의 숙련된 노하우를 저희들이 전달도 받고 그러는 과정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코로나 기간 그분들의 계약을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그래서 그분들이 더 계약이 안 되는 상황이다 보니 그 인력들이 줄어든 것들이 반영돼 정비 인력이 일정 시간 감소한 걸로 보인 측면이 있다. 또 한 가지는 저희 운영하는 항공기가 코로나 이전보다 현재 줄어든 상황이다. 그런 상황들에 맞춰 절대 숫자는 줄어들었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기본적인 기준으로 삼고 있는 대당 인력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은 저희들이 준수하면서 정비 인력을 운용하고 있다.
- 지난 브리핑에서 김이배 대표님이 오사카 사고 엔진 결함이 발생했다고 말했는데, 엔진 이슈가 재차 발생해서 엔진이 꺼지는 사고 발생했다. 현재 엔진 문제 없나.
▶(송 본부장) 여러 차례 말씀드린 바 있지만 항공기 엔진을 비롯해 여러가지 부품들은 정해진 사이클, 수명에 맞춰서 모두 교환되고 장착돼야 한다. 또 저희뿐 아니라 모든 항공사가 그렇겠으나 어떤 매뉴얼이 정한 기준보다 먼저 이상이 생긴다거나 그런 경향이 발견된 부품, 장치들에 대해서는 매뉴얼이 정한 시간보다 앞당겨서 사전정비, 예방정비 통해 이슈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 가족들 긴급지원금 이야기를 했는데, 돈을 어떻게 마련할지는 얘기가 없다. 설명해달라. 또 보험 관련해서도 지금 영국의 재보험사 직원이 나와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관련해서 내용 업데이트 해 달라.
▶(송 본부장) 지난해 12월 31일 김이배 대표가 생활 안정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직후부터 유가족과 계속 협의를 진행하고 있고, 아까 말씀드린 대로 방식과 절차 등에 대해 세부적인 사항들을 조율하고 있다. 또 지급하는 데는 아무래도 법률적인 문제들이 굉장히 많다 보니까 유족 측에서 제출해야 하는 서류들이 꽤 여러 가지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 사전에 유족들에게 안내하고 있으며 말씀드린 대로 모든 절차가 마무리되면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도록 준비는 다 돼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 보험 관련해서도 아직 보험 문제는 결국 개별 배상의 문제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인데 지금은 장례를 우선 지원하고 시신이 운구된 30명 이외에도 시신이 가족의 품에 안겨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다. 그런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성실하게 협의 진행하면서 마무리짓겠다.
- 현재 로컬라이저 관련해 논란이 되고 있고, 사고 조사가 이뤄지고 있지만 국토부와 한국보안공사의 과실로 판단이 난다면 관계 당국을 상대로 국가배상 청구를 할 계획이 있나.
▶(송 본부장) 조사의 영역이고 가정을 해서 이 상황에 대해 답을 줄수는 없다. 모든 상황에 대한 원인이 밝혀지고 그 이후에 고민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드릴 수 있는 답변은 없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
- 압수수색 관련해 어떤 부분을 경찰이 지켜봤는지,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씀 부탁드린다.
▶(송 본부장) 지금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고 경찰의 압수수색에 저희가 잘 협조하고 있다 정도로 말씀을 드릴 수 있다.
- 유가족이 사고 때 참석한 인원 기준으로 약 700여 명 정도 왔다고 알고 있는데, 목표 대학교 기숙사를 200개 확보했다고 말한 바 있다. 유가족들을 완전히 수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이는데, 추가 계획은.
▶(송 본부장) 목포대 기숙사 도움을 받아 탑승자 가족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그 외에도 공항 내에 임시 거처라고 부르는 시설들이 갖춰져 있다. 아울러 숙박시설과 관련해 저희에게 추가로 요청을 하시고 숙박시설 때문에 불편함을 호소한 사례는 없다. 저희들이 미리 파악하고 목포대 이외 시내에도 별도로 호텔 숙박시설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 외부 숙박 시설에 대해 유족들의 요청은 없었던 상황이다. 혹시라도 그런 불편함이 없도록 현장에 나가 있는 인원들, 그리고 사무실에서 지원하고 있는 모든 분들이 그런 상황들 더 세세하게 꼼꼼하게 챙겨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
- 지금까지 유가족 지원 관련해서 투입하실 지원금이나 투입하실 금액 규모에 대해서 궁금하다. 또 어떤 방식으로 지원하시겠다는 건지 대상이나, 보험금 관련이나 말씀해 주셨는데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송 본부장) 생활지원 관련해서는 방식과 절차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다만 어느 시각부터 지급이 되고 그런 구체적인 내용을 지금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 지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서류들이 많다. 그래서 사전에 탑승자 가족들께 그런 것들을 충분히 설명드리고 지원 신청이 이뤄졌을 때 가급적 빠른 시간 내에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보험 역시 현재 국내 보험회사를 비롯해 재보험사와 관련 사항들에 대해 논의를 하고 있다. 지금 장례가 진행되는 상황이니까 장례가 진행되는 상황에 맞춰서 필요한 사항들에 대해서 논의할 수 있도록 준비를 다 하고 있다.
- 보잉737-800 기종이나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데, 앞으로 기종을 바꾸거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뭔가를 변경하는 등 검토 중인 계획이 있나.
▶(송 본부장) 보잉737-800 기종에 대한 신뢰는 지금 진행 중인 사고 조사 결과와도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저희들은 운항 안정성 강화를 위해 일단 기본적으로 3월까지 현재 계획했던 운항량의 10~15% 감축해 여러분들이 우려하고 걱정해 주시는 부분들에 대해 한 번 더 살필 수 있는 시간을 갖기 위해 먼저 동계 운항량 감축 결정을 했다. 저희가 현재 결정된 수준은 최대한 15%까지 기존에 계획했던 것보다 운항량을 줄일 계획으로 스케줄을 조정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다.
- 운항량 감축을 말했는데 혹시 업계에서는 대부분 지방공항 운항을 감축하지 않겠냐는 이야기가 있더라. 이거 관련해서 결정했거나, 예정인 사항은.
▶(송 본부장) 운항량을 조정하는 원칙에 대해 일단 저희들이 운항 횟수가 많은 노선들 대상이다. 운항 횟수가 많아서 다른 편을 이용하더라도 승객 불편이 최소화될 수 있는 노선, 국제선의 경우도 저희가 하루에 2편 이상 운항 빈도가 높은 노선을 중심으로 축소할 계획이다.
- 제주항공에서 사고조사팀을 별도로 파견했다고 했는데, 혹시 어떤 유형의 멤버가 들어가 있고 어떠한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인가.
▶(송 본부장) 사고조사팀이라고 명칭은 돼 있지만 사고 조사의 영역에서 항공사의 역할이라는 게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요청하는 그런 자료를 제공하는 역할이다. 아직 구체적으로 어떤 자료 요청이라든가 이런 부분이 이뤄지고 있는지는 확인을 못 했는데 현장에서 어떤 내용들이 요청이 있었는지 한 번 추가 확인을 해보겠다. 다만 역할과 관련해서는 우리 사고조사팀이 직접 사고 조사에 참여를 하는 게 아니라 말씀드린 대로 조사단이 원하는 자료 제출이라든가 그런 역할들을 하게 된다.
- 사고조사팀이 파견돼 있다면 혹시 국토부에서 어제 발표한 무전 간 교신 기록, 이를 사고조사팀으로 받아서 확인할 수 있을지, 그리고 만약에 확인을 하게 되면 그것을 국토부의 허락을 따로 받지 않고 공개할 수도 있는지.
▶(송 본부장) 사고 조사와 관련한 자료는 조사가 진행 중인 과정에서 공개가 불가능하다. 사고 조사를 진행하는 기관에서 모든 정보의 통제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저희가 그 정보를 공개하거나 그럴 수는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