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코스피 상장을 앞둔 LG CNS를 두고 ‘중복상장’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고조되고 있다.
LG CNS 임원이 기업공개(IPO) 전에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에 대해 적극 해명에 나선 바 있지만 LG 주주들은 물론 시장에서도 중복상장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예상 시가총액 6조원 규모의 대어로 꼽히는 LG CNS가 다음달 5일 코스피에 입성할 예정이다.
LG그룹 입장에선 LG에너지솔루션 이후 약 3년 만에 공모 규모만 1조원이 넘는 초대형 IPO다.
하지만 기대감 만큼 LG CNS의 상장이 모회사인 LG의 주주가치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우려 즉 '중복상장'이라는 지적이 갈수록 높아지는 분위기다.
LG CNS 측은 회사가 LG에서 물적분할 후 상장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여타 중복상장과는 결이 다르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현규 CFO(최고재무책임자) 상무는 이달 9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진행된 LG CNS IPO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중복상장이 아니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기도 했다.
당시 이현규 상무는 “중복 상장이라는 것은 한 회사가 특정 사업 부문을 물적 분할해 단시일 내에 상장을 함으로써 기존 모회사의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라고 규정하면서 “하지만 LG CNS 경우는 1987년에 미국 EDS라는 회사와 합작해 설립된 회사로 지주사인 LG에서 물적 분할된 회사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 상무는 ”그러므로 중복 상장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면서 ”상장을 통해 오히려 대주주인 ㈜LG의 주주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주주들은 LG 주가에 반영됐던 LG CNS의 가치가 떨어져 나가면서 ‘지주사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상황이다.
LG는 LG CNS의 지분 49.95%를 보유한 상태로 이미 상장돼 있다. LG 주가에 LG CNS 기업가치가 이미 반영돼 있는데 LG CNS를 상장하면 그 가치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 LG 주주들의 입장이다.
실제 LG에서는 비슷한 상황에서 중복상장 문제가 논란으로 불거진 적도 있다.
2022년 LG화학에서 분사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 과정에서 LG화학 주주들이 큰 피해를 본 사례가 그에 해당된다. 당시 LG화학 주가는 100만원대에서 24만원대까지 급락했다. LG CNS에 대한 중복상장 논란이 커지는 배경으로 당시 상황이 데자뷔처럼 어른거른다는 일부 주주들의 정서적 반응이 이를 대변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LG CNS가 LG화학-LG엔솔 사례와 달리 ‘물적분할’을 통한 상장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주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LG CNS는 1987년 미국 EDS와 합작해 설립된 독립 법인으로 30년 이상 독자적인 사업구조를 구축해왔다. 기존 주주가치를 훼손하면서 특정 사업부문을 분리해 상장한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설명이다.
LG CNS는 이번 상장이 디지털전환(DX) 시장 선점을 위한 전략적 포석이라고 보고 상장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이다.
LG CNS는 공모자금으로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등 핵심 기술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특히 400억원 규모의 AI·소프트웨어 기업 인수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구상하고 있다.
이번 상장 과정에서 LG CNS는 '겸손한 몸값'을 강조하며 시장 친화적인 공모가를 제시한 바 있다. 또 IPO 이후 40% 수준인 배당성향을 더욱 높이겠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한편 LG CNS가 지난 21일과 22일 이틀간 일반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실시한 결과 21조원 이상의 청약 증거금이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 투자자 배정 물량 555만7414주에 대해 총 6억8317만1110주의 청약이 신청됐다. 경쟁률은 122.9대 1, 청약 증거금은 총 21조1441억원으로 확인됐다. 해당 수치는 중복 청약 투자자 수는 감안되지 않은 잠정 합계치다.
앞서 9일부터 15일까지 진행된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 총 2059곳이 참여해 11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LG CNS는 최종 공모가를 희망공모가액(5만3700원~6만1900원)의 최상단인 6만1900원에 확정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6조원이다.
LG CNS는 견조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연결 기준 3조2833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23년 5조6053억원으로 70.7% 증가했다.
LG CNS는 24일 납입을 완료했고 다음달 5일 유가증권 시장에 공식 입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모건스탠리 3개사이며, 공동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JP모건 4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