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선박일 수록 1 TEU 당 건조비·운송비 등 비용 절감 효과 ↑
더딘 선대 확충은 우려...발주량 8만8700TEU로 평균 7분의 1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선복량(선박 내 화물 적기 공간) 기준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인 HMM이 글로벌 상위 10대 선사 가운데 선박 당 선복량에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이 클수록 운송 효율성과 경제성이 증폭되는 해운업계 특성상 이는 큰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선대(船隊) 확충이 더딘 것은 문제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해운업계는 규모의 경제가 지배하는 시장인데, HMM이 현재 발주한 신규 선복량은 TEU(1 TEU = 20피트 컨테이너) 기준 10대 선사 평균의 7분의 1 수준에 그쳐 경쟁사 대비 속도가 상당히 더딘 상황이다.
1일 유럽 해운전문분석기관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HMM의 총 선박 수 및 선복량은 82척, 90만6167TEU로 1척당 평균 TEU는 1만1050.82TEU를 기록했다.
글로벌 상위 10대 선사 가운데 척당 TEU가 1만TEU를 넘는 선사는 HMM이 유일하다. HMM 다음으로 척당 TEU가 많은 대만 에버그린(세계 7위)이 7933.46TEU에 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HMM은 제외한 10대 선사의 척당 TEU 평균은 6925.14TEU에 그쳐 HMM의 62.6% 수준이다.
컨테이너선사에게 큰 선박이 갖는 강점은 엄청나다.
KMI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구자료에 따르면 컨테이너선 대형화가 갖는 경제적 효과로는 자본비용과 운항비용 절감 측면에서 매우 두드러진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자본비용 절감은 선박 건조시 1TEU당 건조비용이 선박이 대형화 될수록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운항비용에서도 대형 선박일수록 소형선 대비 1TEU 당 운송을 위한 선원비-유지보수비-보험료-연료비-항만비 등에서 매우 경제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HMM 관계자는 “글로벌 주요 선사 가운데 1만TEU급 이상의 대형선박 비중이 80%를 넘는 선사는 HMM 유일하다”면서 “대형 선박을 통한 수익성 강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다만 일각에서는 HMM의 신규 선박 발주가 더디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로 현재 선박 발주 현황을 살펴보면 HMM의 발주량은 총 10척, 8만8700TEU 수준인데, 이는 상위 10개 사 가운데 8위에 해당한다. 10개 선사의 선박 발주량 평균 68만9696TEU인 것을 비교하면 7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HMM은 2030년까지 컨테이너선 선대를 155만 TEU 규모(130척)로 현재의 두 배로 늘리는 한편 벌크선도 1256만 DWT 규모(110척)로 확대한다는 계획인데 남은 기간을 고려하면 선박 발주를 좀더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HMM은 글로벌 조선사들이 현재 건조 도크 포화상태인데다 신조선가 상승으로 인해 무작정 선박 발주에 서두르기보다는 상황을 살펴가며 보다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HMM관계자는 “선대 확충 계획은 차질 없이 진행해 나갈 것 이지만 현재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조선사들의 도크가 사실상 포화상태고, 무엇보다 신조선가가 너무 오른 상태”라고 지적하면서 “현재 조선사 우위 시장이 지속되면서 무작정 발주에 나서기 보다는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집계한 신조선가 지수는 188.5(지난달 24일 기준) 2008년 9월 기록한 역대 최대였던 191.6에 근접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