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 주가 상승에 산은 CB 상환 부담 ↑...자금 여력은 1년새 급감
  • 홍윤기 기자
  • 승인 2025.02.05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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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4분기 호실적과 트럼프 특수 등 주가 상승세...전날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
반면 운전 자금과 지분설비 투자 등으로 재무구조는 악화...1년새 순차입금 4조원 ↑
주가 상승에 산은 CB 주식 전환 가능성도 상승...사채 중도 상환 위한 자금 여력은 ↓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진 = 한화오션

[인더스트리뉴스 홍윤기 기자] 한화오션이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와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조선업계에 대한 러브콜 등으로 주가가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주가가 호조를 보이면서 한국산업은행이 발행한 2조3328억원 규모 전환사채(CB)의 한화오션 보통주 전환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대량의 사채가 주식전환되면, 현재 주식 가치가 희석되는 것은 불가피하다.

한화오션은 이에 사채를 주식교환 대신 중도상환 방식으로 갚는다는 방침이지만, 자금 사정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지난해 운전자금과 지분·설비 투자 증가로 한화오션의 순차입금 규모는 1년새 4조원 이상 증가하는 등 차입금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한화오션에 따르면 회사측은 지난해 4분기 매출액 3조2532억원, 영업익 169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의 경우 시장 전망치인 1157억원을 46.7%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익성 측면이 4분기 들어 눈에 띄게 호전된 점이 주목된다. 지난 3분기 한화오션의 영업이익률은 0.95%에 그치면서 HD현대중공업(5.7%), 삼성중공업(5.16%)에 비해 턱없이 낮아 우려를 산 바 있다. 하지만 4분기에는 5.2%로 수직상승하면서 회복세에 올라탔음을 보여줬다.

이러한 호실적은 본업인 상선부문의 정상화가 주된 요인으로 평가된다. 2021년 수주한 저가 컨테이너선 물량이 해소되면서 LNGC 등 고부가가치 선박 매출이 본격화 되고 있는 점도 주목할만 하다.

이같은 호실적에 트럼프 행정부의 한국 조선 업계에 대한 러브콜까지 이어지면서 주가도 급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화오션은 4일 종가 기준 52주 신고가인 6만90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4일 종가는 6만원이었다.

하지만 공정 정상화와 수주 및 운전자금 등을 위해 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재무건전성은 2024년 한해 동안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24년 말 한화오션의 부채 총계는 12조9825억원으로 전년 말(9조6326억원) 대비 3조3499억원이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23%에서 268%로 45%포인트(p)나 껑충 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 등은 1조9246억원에서 6033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순차입금(총 차입금 – 현금성자산)은 2023년 말 2666억원에서 지난해 4조6626억원으로 1년새 무려 4조3960억원이나 늘어났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재무건전성을 가늠하는 지표가운데 하나인 순차입금 비율이 6%에서 96%로 수직상승하게 됐다. 기업의 적정 순차입금 비율로 간주되는 20%를 훨씬 초과해 위험 수준인 100%의 턱밑까지 치받는 모양새다.

주가와 부채가 동반상승하는 상황에서 한화오션의 한국산업은행 전환사채(CB) 중도상환 부담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 2016, 2017, 2018년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에 약 2조3328억원의 CB를 발행했다. 산업은행은 이를 한화오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데, 당시 전환 조건을 주당 4만350원으로 설정해 놨다.

이날 한화오션의 주가는 종가 기준 6만원으로, 교환가격의 148%에 이른다. 산업은행으로서는 당장이라도 한화오션의 주식을 교환하는 것이 이득인 상황이지만, 그렇게 될 경우 한화오션의 주식이 희석되면서 주주들은 손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한화오션은 이에 대해 주식전환 대신 중도상환을 통해 해당 사채를 갚는다는 입장이지만, 차입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 고민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수출입은행 전환사채의 주식전환 우려때문에 한화오션에 대한 투자 의견을 쉽게 상향하지 못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이재혁 LS증권 애널리스트가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하면서도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하향조정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애널리스트는 “4분기 조업일수 확대와 LNGC 건조 비중 증가에 환율 상승과 강재 가격 안정화 수혜가 맞물리면서 본격적인 이익 성장의 출발을 알렸다”고 긍정적 평가를 내리면서도 “더 이상 CB 희석 우려에서 자유롭기 어려워진 현행 주가 수준은 큰 폭의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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