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등장 표현 ‘국민’ 65번, ‘거대 야당’ 44번, ‘위기’ 22번, ‘간첩’ 22번, ‘북한’ 15번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고 천명했다면 마지막으로 국민통합에 기여했을 것" 아쉬움도

[인더스트리뉴스 성기노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 변론기일이 25일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이날 11차 변론에서 67분간의 최후진술을 마치고 퇴장했다.
현직 대통령의 최후 진술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을 비판하며 비상계엄 선포의 정당성과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데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윤 대통령은 "계엄 형식을 빌린 대국민 호소였다”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간첩들이 가짜뉴스와 여론조작, 선전선동으로 우리 사회를 갈등과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이들이 북한의 지시에 따라 선거에 개입한 정황이 드러났다”는 주장을 계속 반복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간첩의 선동과 북한의 선거 개입 주장에 대한 아무런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의혹과 정황만으로 국가위기 최고 단계인 비상계엄까지 선포했어야 했는지, 여전히 국민들은 그 '안보 미스터리'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을 44번 언급하며 계엄 정당성을 강조했다.
그는 “거대 야당은 제가 취임하기도 전부터 대통령 선제 탄핵을 주장했고, 줄 탄핵 입법·폭주 예산 폭거로 정부의 기능을 마비시켜 왔다”며 “거대 야당은 이러한 폭주까지도 국회의 정당한 권한 행사라고 강변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야당 책임론'은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판단'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최후진술의 세번째 핵심은 “개헌과 정치 개혁의 추진에 임기 후반부를 집중하려 한다”는 것이다. 비상계엄의 목적은 이미 달성했기 때문에 직무에 복귀하면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개헌에 집중하겠다고 뜻이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어떤 명분이 있다고 해도 국가 전체를 혼란과 위기로 몰아넣은 비상계엄 카드까지 꺼낸 것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대통령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진영에서는 "나라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놓고 대통령직 복귀까지 거론하다니 뻔뻔하다 못해 파렴치하다”고 비판한다.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 개헌 제안은 헌재가 탄핵소추를 기각해 직무에 복귀하면 지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으로 구축된 현행 헌법 체제를 손질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잔여 임기에 연연하지 않는다는 부분은 자신의 임기 종료 전이라도 개정 헌법을 시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간 정치권에서 거론됐던 '대통령 4년 중임제'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은 외치에 집중하며 내치는 총리에게 권한을 넘기겠다는 대목은 개헌에 앞서 '책임총리제'를 추진하겠다는 의미인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윤 대통령의 기대가 담긴 '희망사항'이자 최후진술의 형식을 갖추기 위해 넣은 명분축적용일 뿐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마지막으로 윤 대통령이 최후진술에서 '헌재가 어떤 결정을 하더라도 그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적시하지 않은 점이다. 이는 곧 자신의 열혈 지지층들에게 '헌재 결과 불복'의 메시지와 '오판'을 줄 수 있다는 점과 향후 정치 불안정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또한 "윤 대통령이 '결과 승복'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면 마지막으로 국민통합에 기여했을 것"이라 아쉬운 목소리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겸허하게 결과를 받아들인다고 했다면 야당도 국정 혼란 책임론에 대해 좀 더 전향적이고 '겸손'한 대응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최후진술은 '통합'보다 '분열'에 해석 포인트를 맞출 수밖에 없다.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이 준비한 77페이지짜리 최후진술 문서에 자주 등장한 표현은 ‘국민’ 65번, ‘거대 야당’ 44번, ‘위기’ 22번, ‘간첩’ 22번, ‘북한’ 15번, ‘자유민주주의’ 10번, ‘호소’ 9번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