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중의 위엄”…야구팬心 저격 나선 식품‧유통업계
  • 서영길 기자
  • 승인 2025.03.27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로야구 인기 편승하려는 ‘야구마케팅’ 봇물
빵‧음료 등 식품뿐 아니라 응원 용품도 인기
대박난 ‘크보빵’에 롯데만 빠지며 팬들 “아쉬워”
20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SPC삼립이 협업해 만든 '크보(KBO)빵'이 진열돼 있다./사진=연합뉴스
20일 서울의 한 편의점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SPC삼립이 협업해 만든 '크보(KBO)빵'이 진열돼 있다./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국내 프로 스포츠 중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인 프로야구가 최근 개막하며 이에 편승하려는 식품‧유통가의 ‘야구마케팅’이 불을 뿜고 있다.

빵, 음료, 우유 등 식품뿐 아니라 각 구단의 특색을 살린 응원 용품까지 큰 인기를 끌며 1000만 야구팬심(心)을 공략할 제품 및 프로모션이 지속 등장하고 있다.

27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프로야구 마케팅으로 대박을 친 상품은 단연 ‘크보(KBO)빵’이다.

SPC삼립이 지난 2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협업해 출시한 크보빵은 출시 3일 만에 100만 봉이 팔려나갔다. 역대 삼립의 신제품 중 최단 기간, 최대 판매량이다.

앞선 지난 13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진행된 크보빵 사전예약 판매는 하루 만에 준비된 제품이 모두 동나기도 했다.

삼립은 크보빵에 각 구단별 인기 선수 띠부씰(스티커)을 랜덤으로 포함해 야구팬들에게 뽑는 재미도 더했다.

크보빵이 인기를 끌자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웃돈 거래도 등장했다. 당근마켓에서는 인기 있는 특정 선수의 띠부씰이 크보빵 소비자가격 1900원의 열 배인 1만9000원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당근마켓에 기아 타이거즈 김도영 선수 띠부씰을 1만90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이미지=당근마켓 캡처
당근마켓에 기아 타이거즈 김도영 선수 띠부씰을 1만9000원에 판매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이미지=당근마켓 캡처

웅진식품도 삼립과 비슷한 마케팅을 선보였다. 웅진식품은 KBO와 계약을 맺고 ‘하늘보리 KBO 에디션’을 내놨다. 이 제품은 구단 종합 에디션과 각 구단별 마스코트가 담긴 개별 에디션으로 출시됐다.

웅진식품은 다음달 20일까지 자사 네이버 브랜드스토어에 응원메시지를 댓글로 남기면 15명 추첨을 통해 kt위즈 경기 관람권을 증정한다.

해태아이스 역시 자사 대표 제품인 ‘부라보콘’을 앞세워 야구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해태아이스는 기아 타이거즈와 스폰서십을 체결하고 올해 KBO 리그 정규 시즌 동안 다양한 야구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앞서 해태아이스는 지난 2월 '탱크보이'의 가운데 글자 '크보'가 야구 팬들이 KBO를 그대로 발음하는 '크보'와 동음인 점에 착안해 KBO와 '2025 KBO 리그' 공식 스폰서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우승팀이자 프로야구단 중 가장 인기있는 기아 타이거즈와도 스폰서십을 체결하며 스포츠 마케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1000만 야구팬을 잡으려는 건 식품업계뿐만이 아니다. 유통업계도 저마다의 야구마케팅으로 팬심을 저격한다는 복안이다.

편의점 업계에서는 CU, GS25가 적극적이다.

CU는 지난 18일 두산 팬들을 겨냥한 ‘연세우유 먹산 생크림빵’을 선보였는데, 출시 6일 만에 12만개 이상 팔렸다. 회사 관계자는 “두산 베어스가 서울을 연고지로 둔 팀인 만큼 전국 매출에서 서울 지역 비중이 54%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GS25는 지난해부터 LG트윈스, 한화이글스와 협업한 특화 매장을 연고지인 서울 잠실과 대전 둔산동에서 운영 중이다. 특화 매장은 구단의 테마 색으로 내부를 꾸며 선수들의 모자와 유니폼, 키링 등 굿즈와 응원 도구를 판매한다.

그밖에 현대백화점은 27일까지 목동점에서 키움 히어로즈 유니폼 등 의류와 굿즈 등을 판매하는 팝업스토어를 열고, SSG 랜더스 프로야구단을 보유한 신세계그룹은 매년 야구를 테마로 한 대형 할인 행사인 ‘랜더스 데이’ 등을 개최한다.

신한은행은 2018년부터 KBO리그 타이틀을 8년째 후원하며 ‘프로야구=신한은행’이라는 공식을 야구팬들에게 확실하게 심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1000만명의 관중을 끌어모으며 역대 최다 관중 수를 기록, 명실상부 국내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야구팬들이 응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롯데만 빠진 크보빵…아쉬운 롯데 자이언츠 팬덤

이처럼 유통가뿐 아니라 은행업계도 마케팅 수단으로 프로야구를 주목하는 이유는 단연 ‘구름관중’을 몰고 다닐 정도의 큰 인기다. 또 자신이 응원하는 구단에 대한 팬 충성도가 높아 제품 구매까지 이어질 확률이 크다는 점도 매력으로 꼽힌다.

여기에 ‘직관족(직접 관람)’뿐 아니라 ‘집관족(집에서 관람)’도 크게 증가하며 노출도에 있어서 야구만큼 매력적인 마케팅 수단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 1000만명의 관중을 끌어모으며 역대 최다 관중 수를 기록, 명실상부 국내 가장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다만 식품과 유통 계열사를 모두 갖고 있는 롯데가 자사 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와의 협업외에 여타 기업 마케팅에는 참여하지 않는 점은 야구팬들에게 아쉬운 대목이다.

특히 팬덤이 확실한 롯데 자이언츠 팬들은 크보빵에 자신의 팀만 빠진 게 아쉽다는 반응이 적지 않다.

하지만 롯데 구단이 KBO 마케팅 상품에 참여하지 않은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박을 친 크보빵에도, 하늘보리 KBO 에디션에도 롯데 자이언츠는 빠졌고 지난해 해태제과가 출시한 지역 한정 홈런볼에도 롯데는 참여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롯데 자이언츠 관계자는 “그룹 계열사(롯데웰푸드)에 제빵 사업부가 있다보니 (롯데) 팬들이 서운할 수 있다는 건 알지만 타사 마케팅에 참여하는 건 적절치 않은 측면이 있다. 이 점 이해해달라”며 “그 대신 저희 계열사들과 롯데 팬들만을 위한 협업 마케팅을 많이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롯데 식품 계열사인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내년 시즌에는 10개 구단이 참여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놓는 것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롯데 자이언츠와) 고려해 보겠다”고 귀띔했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