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TSMC·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수혜 전망… “대중 20% 관세 그대로 유지”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미국 행정부가 주로 중국에서 수입되는 스마트폰, 컴퓨터 및 기타 전자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 부과를 면제했다. 이로써 애플과 TSMC를 비롯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블룸버그 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12일(현지시간) 화주들에게 보낸 공지에서 수입세에서 제외된 관세 코드 목록을 발표했다. 제외 대상은 4월 5일 오전 12시 1분(미국 동부표준시·EDT)으로 소급 적용된다.
CBP는 모든 컴퓨터, 노트북 등 8471 코드를 포함한 20개의 제품 범주를 나열했는데, 여기에는 반도체 제조 장비, 메모리 칩 및 평판 디스플레이 등도 대상에 포함됐다.
이러한 상호관세 제외 조치는 대만에서 생산되는 TSMC 반도체와 인도산 애플 아이폰 등의 수입 비용을 완화한다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펜타닐 위기와 관련이 있다며 모든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부과한 20% 관세는 그대로 유지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곧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국가안보무역조사에 착수할 것이며, 이는 다른 새로운 관세로 이어질 수 있다”고 외신들에 말했다.
제라드 디피포 랜드 차이나 리서치센터 부소장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면제 대상은 중국산 물품 1010억달러 어치 이상을 포함해 지난해 미국 수입에서 3900억달러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로이터는 미국 인구조사국 데이터를 인용해, 스마트폰은 지난해 미국에서 중국으로부터 총 417억달러가 수입돼 가장 많이 수입된 품목이었고, 노트북은 331억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칩, 스마트폰, 노트북과 같은 핵심 기술 제조를 중국에 의존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트럼프의 지시에 따라 애플과 엔비디아, TSMC 등 주요 기술 기업들이 가능한 한 빨리 미국에서 제조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러한 면제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상호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가할 수 있는 고통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로이터는 11일(현지시간) 애플이 트럼프의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인도에서 생산을 늘린 후 인도에서 미국으로 600t, 최대 150만대의 아이폰을 운송하기 위해 화물 항공편을 전세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한편 백악관은 이번 면제 조치가 소규모 소포 운송 관세 변경에도 면제가 적용된다는 점도 시사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대상으로 800달러 이하의 소포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최소한(de minimis)’ 면제 제도를 폐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