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업계, 트럼프 악재로 울고 또 울고 …유가 하락세 이어지자 '발만 동동'
  • 김기찬 기자
  • 승인 2025.04.16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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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發 관세 전쟁에 글로벌 경기 침체…국제유가 한 달새 '급락'
일 평균 원유 수요 감소 전망…"관세 인상 격해지면서 불확실성↑"
정유업계 정제마진 등 수익성 악화 우려…정유산업 진짜 혹한기"
주유소에서 결제 중인 고객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주유소에서 결제 중인 고객의 모습./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김기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으로 인해 불거진 글로벌 경기 둔화가 국제유가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연일 유가가 하향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정유업계가 난색을 내비치며 전전긍긍하는 모양새다. 

16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1.3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Brent)유는 배럴당 64.67달러, 중동산 두바이(Dubai)유는 66.61달러에 거래 중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70달러대 초중반에 거래되던 국제유가가 2일 트럼프 미국 대롱령의 상호관세 발표가 있었던 후 2021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브렌트유는 지난 7일 배럴당 62달러를 기록하며 15% 떨어져 최저 수준을 기록했고, 서부텍사스원유는 배럴당 60달러선이 붕괴돼 59.58달러까지 주저앉았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유가 전망 기구들의 전망치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원유 수요 증가량이 하루 103만배럴에서 73만배럴로 감소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IEA는 그 이유로 미·중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있어 세계 석유시장에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해와 내년의 하루 평균 원유 수요가 기존 추정치 보다 하루 평균 15만배럴 줄어든 130만배럴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OPEC도 "최근 세계 무역 관계의 변화로 전망이 바뀌었고 미국과 중국 간 관세 인상이 격해지면서 새로운 불확실성이 생겨났다"고 분석했다.

앞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의 강도높은 친환경 요구에도 불구하고 당선 초기만 해도 화석 연료 생산·공급 확대를 장려하고 나섰다. 이에 정유업계는 길게는 호황기, 짧게는 단기적으로 실적 반등을 예상하며 다소 들떠 있던 분위기였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국제유가는 하락세가 거듭되면서 50달러대까지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정유업계는 긍정적 요소 보다는 정제 마진 악화, 수출 감소 등 어려움이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며 우울한 분위기가 팽배하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값을 뜻한다. 

전날 대한석유협회는 '석유산업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설명회를 열고 "미국 상호관세, 중국 경기 침체 장기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올해 정유업계 경영 실적이 좋지 않다"며 "국내 정유업계에 수출 감소, 마진 악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IEA 싱가포르 복합정제 마진은 2023년 평균 배럴당 3.1달러에서 지난해 1.4달러로 반토막 난뒤 급기야 올해 1~2월에는 -0.1달러까지 내려앉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국내 정유업계의 매출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정유 4사(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정유 부문에서 총 1904억원의 적자가 났을 정도다. 정유 부문 영업이익률도 2022년 6.4%에서 2023년 1.4%, 2024년 -0.1%로 급속도로 하락하는 추세다.

박주선 석유협회 회장은 "전 세계가 관세 전쟁에 돌입하는 상황에서 국내 정유산업이 혹한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정책적 배려 없이는 독자 생존과 지속 가능한 발전이 불가능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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