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홈플러스 이어 이마트도 참전하며 ‘삼파전’ 본격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서울 강동구가 대형마트들의 ‘그로서리(식료품)’ 격전지로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대형마트 매출 규모 국내 1위 이마트와 3위 롯데마트가 올해들어 나란히 강동 상권에 특화 점포를 출점하며 오프라인 경쟁의 본격적인 막이 오를 전망이다.
여기에 강동 지역의 기존 터줏대감이었던 홈플러스까지 그로서리 분야에 더욱 힘을 주기로 하며, 이 지역 소비자들을 둘러싼 대형마트 빅3의 진검승부에 불꽃이 튈 것으로 보인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 빅3 가운데 홈플러스가 2023년 8월 ‘메가푸드마켓’을 개점하며 강동구에 가장 먼저 깃발을 꼽았다.
뒤를 이어 롯데마트는 올해 1월 ‘천호점’을, 이마트는 이달 ‘푸드마켓 고덕점’을 각각 열며 ‘그로서리 특화 매장’을 앞세운 대형마트 3파전 구도가 형성됐다.

◆ 대형마트, 너도나도 ‘그로서리 특화’ 매장
이마트는 17일 강동구 고덕비즈밸리 지하 1층에 푸드마켓 고덕점을 공식 오픈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대구 수성점에 이은 두 번째 푸드마켓으로, 서울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그로서리 특화 매장이다.
이마트는 고덕점 총 면적의 무려 95%(3471㎡‧1050평)를 신선식품과 즉석 델리상품 등 그로서리로 채웠다.
특히 ‘글로벌 가든’(수입 과일·채소), ‘K-흑돼지존’, ‘스마트 채소 코너’ 등 21개의 특화존을 통해 젊은 고객층의 취향을 겨냥했다.
이마트는 이날 매장 오픈과 함께 바나나(980원), 계란 한 판(2980원), 보조개 사과(7980원) 등 주요 신선식품을 초특가로 선보이며 고객 유입에 박차를 가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푸드마켓 고덕점을 통해 그로서리라는 이마트 본업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급변하는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 ‘넥스트(차세대) 이마트’의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보다 3개월 앞선 올해 1월 강동구에 롯데마트 천호점을 개점한 바 있다.
롯데마트 역시 천호점을 그로서리 특화 매장으로 선보였다. 총 4538㎡(1374평) 규모의 매장 중 약 80%를 신선식품과 즉석조리 식품으로 채웠다. 또 과일과 곡류 매장에서 ‘소용량’ 상품을 일반 매장 대비 30% 이상 확대해 운영 중이다.
이는 30대 연령층과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상권 특성을 반영한 전략이다.
특히 롯데마트는 이마트가 강동 지역에 그로서리 특화 매장을 열었다는 소식에 같은날 언론에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해 자사의 그동안 성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천호점 오픈 이후 3개월간 매출은 롯데마트의 2000평 미만 점포 평균보다 30% 이상 높았고, 고객 수는 25% 이상 많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치열한 강동 상권을 사로잡고자 천호점을 그로서리 본질에 집중한 도심형 실속 장보기 매장으로 선보였다”며 “매장의 80%를 그로서리 상품 특화 매장으로 채웠으며 테넌트(임대) 공간없이 직영 매장으로만 구성해 그로서리 본연의 경쟁력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이미 지난해 8월 강동 상권에 ‘메가푸드마켓 강동점’을 선보이며 강동 유통 대전의 포문을 열었다.
‘메가푸드마켓’은 2022년부터 홈플러스가 식품 특화 전략으로 밀고 있는 매장 브랜드로, 현재 전국에 33개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 가운데 강동점은 4000평 이상의 대형 매장으로, 델리와 베이커리 특화존을 입구 전면에 배치해 시각적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지하 2층에 위치한 식품 매장은 지하철역과 직접 연결해 접근성까지 확보했다.

◆ “‘그로서리 특화 매장’, 오프라인 2.0 시대 열 것”
대형마트 3사가 잇따라 그로서리 특화 매장을 출점하며 이 분야에 힘을 주는 것은 그로서리가 오프라인 매장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 전략으로 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유통 구조가 온라인으로 급격히 바뀌는 추세지만 여전히 채소, 고기 등 신선식품은 직접 보고 고르는 것을 선호하는 고객층이 많아 그로서리 분야에서는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울러 대형마트들이 그로서리 유통 대전 격전지로 서울 강동구를 낙점하며 업계에서는 이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강동구는 고덕·다산·잠실·송파 등 광역 배후 상권을 흡수하고 있고 2030 젊은층 유입과 재건축에 따른 인구 증가세가 뚜렷한 지역이다.
이마트와 이케아가 함께 입점한 고덕비즈밸리 인근에는 향후 JYP 사옥이 들어서고 지하철 노선 확장도 예정돼 있어 미래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유통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강동은 신도시 개발, 교통 확장, 젊은층 유입 등 삼박자를 모두 갖춘 유통의 전략적 요충지”라며 “대형마트들이 각기 다른 방식의 식품 특화 모델로 차별화를 시도하며 본격적인 ‘오프라인 2.0 시대’를 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