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화려함은 사양… '장식 없는 무덤'에 안장
  • 이주엽 기자
  • 승인 2025.04.22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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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유언장에 '영원한 삶'에 대한 희망과 자신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 만 유언 남겨
전임 교황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됐지만 프란치스코교황은 관례 깨뜨려
산타 마르타 집에서 입관된 뒤 23일경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 조문 가능
검소한 성품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 성당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교황청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검소한 성품의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이 아닌 로마 성당의 장식 없는 무덤에 묻어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교황청이 21일(현지시간) 밝혔다. / 사진=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이주엽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신이 선종한 뒤 바티칸이 아닌 로마의 한 성당 지하의 장식 없는 간소한 무덤에 안장되기를 원했다는 유언이 공개됐다.

21일(현지시간) 교황청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2년 6월29일 자필로 남긴 유언장을 통해 로마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지하에 특별한 장식 없이 자신의 라틴어 교황명 ‘Franciscus’만 새긴 무덤에 안장되기를 희망했다고 밝혔다.

교황은 유언에서 “나의 세속적 삶의 일몰이 다가오는 것을 느낀다”며 “영원한 삶에 대한 희망과 함께 나의 매장 장소에 대해서만 유언을 남기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나의 육신이 부활의 날을 기다리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서 쉬도록 하길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전례를 깬 결정… 바티칸 아닌 로마 성당에 안장

전통적으로 대부분의 전임 교황들은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 안장돼 왔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 관례를 스스로 깨기로 했다. BBC는 그가 약 100년 만에 바티칸 외부에 안장되는 교황이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에 교황이 묻히는 것은 1669년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전에 자주 찾았던 장소로 즉위 다음 날에도 이곳을 찾아 기도했을 정도로 애정이 깊었다. 그는 생전 여러 차례 이 성당에 묻히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이를 위해 교황의 안장 장소에 관한 규정을 직접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간소화된 장례 절차… 관도 하나로

교황청은 지난해 교황 장례 예식을 대폭 간소화하는 개정 전례서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삼중관 대신 단일 목관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장례 의식 전반에 걸쳐 소박함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겼다.

교황의 장례는 전례에 따라 바티칸 성베드로 광장에서 치러지며 선종일로부터 4~6일 내에 안장된다.

교황청 대변인에 따르면 장례식은 오는 25~27일 사이에 거행될 것으로 보인다.

교황의 시신은 먼저 산타 마르타의 집에서 입관된 뒤 이르면 23일 오전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옮겨져 일반 조문이 가능할 예정이다. 22일에 열리는 추기경단 회의에서 구체적인 장례 일정이 확정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재임 내내 겸손과 절제를 강조하며 검소한 삶을 실천해왔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그러한 철학을 몸소 실천하는 삶을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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