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더스트리뉴스 서영길 기자] SK텔레콤이 오는 5일부터 직영점 및 본사와 위탁 계약을 맺은 대리점 등 전국 2600여개 매장에서 신규 가입자 모집을 중단키로 했다.
또 유심(USIM) 물량이 추가로 확보되는 오는 14일까지 전체 가입자의 유심보호 서비스 자동 가입도 완료한다는 구상이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 사장은 2일 서울 중구 을지로 사옥에서 미디어 데일리 브리핑을 열어 “오는 5일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영업을 당분간 중단하고 고객들의 유심 교체 업무에 전념하겠다”며 “이로 인한 대리점의 영업 손실은 저희가 보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SKT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은 판매점이나 e심을 통한 온라인 신규 개통은 현실적으로 막을 방법이 없어 신규 가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유 대표는 “판매점은 SKT와 직접 계약을 맺고 있지 않고, 대리점보다도 훨씬 소상공인이기 때문에 저희가 신규 영업을 중단하라고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설명했다.
SKT 측은 추가 유심 물량을 확보하는 이달 15일쯤부터 유심 부족 사태는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유 대표는 가입자들에게 최근 민감한 현안으로 떠오른 ‘해지 위약금 면제’와 관련해선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하며 즉답을 피했다.
다음은 SK텔레콤 김희섭 PR센터장, 류정환 네트워크 인프라센터장, 유영상 대표, 임봉호 MNO사업부장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SKT 가입자가 타 통신사로 이동할 때 위약금 면제 부분은 어떻게 논의가 되고 있는지.
▶ (유영상 SKT 대표이사 사장) 위약금 면제 부분은 청문회에서도 말했다시피 굉장히 복잡한 문제다. 저희도 그렇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마찬가지다. 현재 로펌 등을 통해 법무 검토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CEO인 저의 단독으로 결정 내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당연히 이사회 논의와 의결을 거쳐야 한다. 조만간 이사회 논의를 거칠 예정이지만 (위약금 면제 결정 여부) 시기는 아직 말하기 어렵다. 다만 현재 이에 대해서 ‘종합적 검토를 거치는 과정 중에 있다’라고만 답변을 드릴 수 있을 듯하다.
- 신규 가입이 중단되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건 대리점일 것 같은데. 대리점들에 대한 보상 대책은 어떤게 있는가.
▶ (유 대표) 전국 2600개 SKT 매장 중 약 350개는 자회사를 통한 직영점이고 나머지 대다수는 대리점이다. 중소기업인 이들에게 신규 가입을 중단하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큰 데미지(손해)를 줄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래서 SKT가 대책을 세워 그분들과 상의를 하고 피해 보상에 대한 대책까지 준비를 해 시행할 계획이다.
- SKT가 타 통신사에 비해 정보보호 투자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KT는 그동안 정보보호 관련 예산을 어떤 기준으로 편성해 왔고 경쟁사에 비해 관련 예산이 적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 (유 대표) 저희 정보보호 투자는 기본적으로 인력에 대한 투자와 장비 투자, 시설 투자로 나뉘는데, 저희는 5년 동안 지속적으로 투자 규모를 증대를 해왔다. 그래서 약 800억~85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물론 충분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지속적으로 연간 800억원 이상의 투자를 해왔다.
▶ (류정환 SKT 네트워크 인프라 센터장) 부연하자면, 정보보호 투자는 망 특징 혹은 가입자 규모나 서비스 특징에 따라 사업자별로 약간 다를 수 있다. 특히 정보 투자에 들어가는 여러 가지 요소 중에서 굉장히 많은 요소로 인건비가 있고 실제 투자도 있다. 그런데 인력과 관련해선 저희가 외주 인력이 많다 보니 전체 투자 규모가 축소돼 보이는 부분이 있다.

- 유심 공급 과정에서 현재 가장 큰 애로 사항이 무엇인가.
▶ (유 대표) SKT 기준으로 유심은 1년에 한 달동안 약 20만개, 전체시장 기준으로 약 40만개 정도가 공급된다 그러니까 1년에 약 500만개 정도가 국내 유심 수요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SKT가 사고 발생직 후 500만개 유심을 주문했고 또 6월에도 500만개를 주문해 지금 1000만개 정도를 주문을 한 상태다. 7월도 필요하면 더 주문을 할 예정이다. 문제는 SKT의 주문 양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5월 14~15일 정도까지 유심이 부족한 상황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 왜 유심 교체 택배 서비스를 하지 않는지 의구심을 보이시는 가입자들이 많다. 이 때문에 가입자들이 교통비를 써가며 유심을 교체해야 하는 상황도 있는데, SKT에서 교통비 지급 계획이 있나.
▶ (유 대표) 사실 유심이 부족한 측면도 있고 매장에 와서 교체하시는 분들을 상대하기에도 케파(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택배로 유심을 교체하더라도 똑같이 고객센터나 SKT 유통망을 통해 인증 과정 등 모든 과정을 거쳐야 한다. 때문에 나중에는 고려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어렵다. 또 고객센터가 너무 많은 콜이 와서 접속이 잘 안 되는 상황인데 고객센터 분들을 빼서 택배 개통에 투입을 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찾아오시는 분에 대한 대응을 우선 순위로 두고있다. 그리고 교통비 지원 부분은 생각을 못 해봤는데 여러 관점에서 한번 검토를 하도록 하겠다.
- SKT는 유심보호 서비스만으로도 충분한 안전장치가 된다고 강조하고 있는데 정부는 유심 교체를 권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인식의 차이가 왜 발생하는지 설명해 달라.
▶ (유 대표) 저희는 ‘유심보호 서비스는 100% 안전하다’, 또 ‘유심 교체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가진다’라고 생각하고 있다. 과기정통부에서도 유심보호 서비스가 안전하다는 말을 했기때문에 저희는 이 부분에 대해 충분히 ‘안전하다’고 지속적으로 말씀드리는 것이다.
▶ (류 센터장) 유심보호 서비스를 조금만 더 쉽게 말하자면 유심보호 서비스에 가입을 하려고 하면 내 폰에서 조차 해당 서비스를 잠깐 껐다 켜서 재가입을 해야 한다. 그 정도로 안전장치를 세게 만들어 놓았다. 내 것 조차도 그렇게 (안전하게 장치를) 만들어놨기 때문에 유심보호 서비스가 확실한 효과가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 SKT 직영점과 대리점 포함해 2600여개 매장에서 신규 가입과 번호 이동을 중단한다고 말했는데, 그러면 이들 매장 외에 다른 종합 이동통신 판매점 및 온라인에서의 신규 가입 서비스도 해당이 되나.
▶ (유 대표) 이통 판매점은 사실상 SKT와 직접 계약을 맺고 있지 않다. 판매점에 대해선 저희가 어떻게(신규 가입 중단)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특히 판매점들은 대리점보다도 훨씬 더 소상공인들이기 때문에 판매점들에게 영업을 중단하라고 할 수 없다. 판매점뿐 아니라 온라인 가입에 대해서는 신규로의 가입 중단을 못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 SKT가 요금제 이용 약관에 넣은 ‘귀책 사유’라는 게 고객 보호 조치 미흡에 대한 것도 해당이 된다고 해석할 수가 있는지 궁금하다.
▶ (임봉호 SKT MNO 사업부장) 약관 부분은 해석에 따라 좀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현재 저희가 법무 검토를 받고 있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인 해석을 할 수 있는 소지가 있다는 의미다.
- 이번 사고와 관련해 ‘스미싱 문자’ 문제도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 계획이 있는지.
▶ (유 대표) 스미싱 문자는 저희 유심 해킹 사건과는 무관하지만 그럼에도 이번 사태 때문에 (스미싱 문자가) 증가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저희뿐 아니라 경찰청이나 여러 관계 기관과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다. 또 이러한 스미싱에 대해 충분히 알릴 수 있는 활동들을 실시하도록 하겠다.
- 유심보호 서비스랑 로밍 서비스 병행이 불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다가오는 연휴 기간 로밍 수요가 늘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에 대한 지원책은.
▶ (유 대표) 로밍과 관련해 오는 14일부터는 유심보호 서비스가 로밍을 한 상태에서도 가입 가능하고 기존 가입한 분들도 다시 업그레이드를 시켜서 로밍하면 된다.
- SK브로드밴드랑 회사를 합쳤을 때 정보보호 투자액이 2021년부터 2022년 사이, SK텔레콤 단독으로는 2022년부터 2023년 사이에 정보보유 투자액이 200억원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특별한 이유는.
▶ (유 대표) 2021년 11월에 SK텔레콤이 SK텔레콤과 SK스퀘어로 분할을 했다. 분할할 때 인건비가 늘면서 투자가 증가한 측면이 있었다. 분할 후 SK스퀘어에 관련된 투자가 좀 있었지만 해당 투자 내용은 저희 것에(사업보고서에) 안 담았다. 결론적으로 저희는 SK브로드밴드와 합쳐서 약 800억원 이상으로 정보보호에 투자하며 매년 투자가 증가해 왔는데 분할하는 시점에 (투자가) 좀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저희는 정보보호 투자와 관련해 대폭적인 투자 감소는 없었다고 보고 있다.
- 손해배상이나 피해 보상 시에 입증 책임을 밝히는 게 쉽지가 않은데, 입증 책임을 완화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나.
▶ (유 대표) (만약 피해가 나더라도) 고객들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도록 입증 책임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 충분히 완화될 수 있도록 조치를 할 하는 방향으로 지금 검토를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