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보유국’ 인도·파키스탄, 20년래 최대 규모 군사 충돌
  • 한원석 기자
  • 승인 2025.05.07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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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파키스탄 9곳에 미사일 공격… 최소 8명 사망·35명 부상
파키스탄, 즉각 보복 공격 나서… “印 전투기 5대 격추” 주장도
@ 7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주도인 무자파라바드 . /사진=AFP통신, 연합뉴스
7일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주도인 무자파라바드. /사진=로이터통신, 연합뉴스

[인더스트리뉴스 한원석 기자] 카슈미르 총기 테러 사건 이후 긴장이 고조되던 ‘사실상 핵보유국’ 인도와 파키스탄 사이에 20년 만에 최대 규모의 군사 충돌이 일어났다.

로이터·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7일(현지시간) 새벽 성명을 통해 자국군이 파키스탄령 카슈미르 내 조직된 테러리스트 기반 시설(infrastructure) 9곳을 공격하는 ‘신두르 작전’을 개시했다고 발표했다.

인도 측은 성명에서 “인도는 표적 선택과 실행 방법에서 상당한 자제력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인도는 파키스탄 군 시설이 공격 표적이 되지는 않았다고 강조했다.

인도 국방 소식통은 로이터 통신에 인도군이 이슬람 무장 단체 자이쉬-에-모하메드와 라쉬카르-에-타이바의 본부를 공격했다고 전했다.

인도 방송사 CNN 뉴스-18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도의 공격으로 12명의 테러리스트가 사망하고 최소 55명이 부상당했다고 보도했지만, 로이터 통신은 이 정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인도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펀자브주 등 6곳에 미사일을 발사해 최소 민간인 8명이 사망하고 35명이 다쳤으며 2명이 실종 상태라고 밝혔다.

현지 경찰과 목격자들은 로이터에 양국 군대가 카슈미르 지역에 있는 사실상 국경선인 실질통제선(LoC) 곳곳에서 격렬한 교전을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측의 이날 공격으로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의 주도인 무자파라바드가 정전됐다고 목격자들을 인용해 로이터가 보도했다.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로이터 통신에 파키스탄군이 인도 전투기 5기를 격추했고 파키스탄 전투기 등은 격추되지 않았다고 언급했지만, 인도 측은 이를 확인하지 않았다.

파키스탄 외무부는 인도의 이번 공격이 “명백한 전쟁 행위(blatant act of war)”라며 “인도 전투기들이 인도 영공에 머물렀지만 민간인을 겨냥한 원격 무기(미사일)를 사용해 파키스탄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맹비난했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서 “교활한 적군이 비겁한 공격을 감행했다”며 “파키스탄은 인도가 자행한 이 전쟁 행위에 강력히 대응할 모든 권리가 있으며, 현재 강력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파키스탄 정부는 48시간 동안 영공을 일시 폐쇄하고 모든 국내선 및 국제선 항공편 운항을 중단했다. 파키스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펀자브주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휴교령을 내렸으며 병원과 응급대원은 높은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총리는 밝혔다.

양국은 1947년 영국에서 분리 독립한 이후 카슈미르를 둘러싸고 80년에 가까운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힌두교 관광객 26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부상을 입는 테러가 발생했다. 이에 인도 정부는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이슬람 무장 세력의 소행으로 용의자 3명 중 2명이 파키스탄 국적이라고 주장했지만, 파키스탄 측은 이를 부인했다.

인도는 전날(6일) 파키스탄으로 흐르는 인더스강 지류 강물을 차단했고, 파키스탄은 전쟁 행위로 간주하겠다며 핵 공격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양측의 갈등이 고조됐다.

이번 인도의 공격은 이전에 카슈미르에서 일어난 사태에 대한 인도 측의 대응 수준을 훨씬 넘어선다고 로이터는 진단했다. 앞서 2019년 카슈미르에서 인도 준군사 경찰 40명이 사망한 후 인도가 파키스탄을 공습한 사건과 2016년 군인 18명의 사망에 대한 인도의 보복 등과 비교해도 높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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